▲ 지난15일(수) 동대문구 정보화도서관에서 '세계의 도시숲을 걷는다'의 공동저자인 변우혁 교수의 북세미나를 개최했다.


“푸랑크푸르트 도시숲은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함은 물론이거니와 목재를 생산하고, 시민들에게 식수원을 공급하고, 수렵활동도 이루어지는 다양한 생산적, 활동적 공간이다”

‘세계의 도시숲을 걷는다’라는 책의 공동저자인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변우혁 교수는 지난 15일(수) 동대문구 정보화도서관에서 열린 저자와의 대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도시숲이 공원적 개념에 머물러 있다면 프랑크푸르트 도시숲은 공원적 개념을 넘어서 숲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걸 체험하고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이는 숲과 인간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또 얼마나 오랫동안 보전해 왔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시유림은 1300년대 왕으로부터 시가 구입해서 시민을 위해 숲을 조성한 세계 최초의 도시숲으로, 마인강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규모는 5천여㎡로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이른다.

변 교수는 프랑크푸르트 도시숲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시민들에게 공급하는 식수원을 꼽는다.

“이 숲은 도시 전체시민이 사용하는 하루 물 사용량인 16만5천㎥ 가운데 40%인 6만7천㎥를 식수원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독일의 모든 도시는 도시숲에서 많은 양의 식수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숲은 곧 생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변교수는 말한다.

댐을 만들고 그 먼 곳에서 물을 끌어다 쓰느라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는 우리나라 광역상수도시스템을 생각하면 도시숲이 얼마나 소중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프랑크푸르트 도시숲의 산림은 참나무 35%, 너도밤나무 22%, 소나무 30%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목재를 균등하고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법정림 상태를 유지해오고 있다.

또 이 숲은 연간 600만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이곳에 숲속 유치원이 있는데 모든 수업과 활동이 숲속 체험활동만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변 교수는 “이 숲 역시 도시의 성장으로 인해 20여% 정도가 사라졌다. 하지만 계속되는 개발에 대해 시민들이 반대에 나섰고, 결국 시는 지난 2000년 숲 전체를 보호림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세계의 도시숲을 걷는다’라는 책은 산림청 도시숲조성 관리 연구사업단에서 활동하는 14명의 교수들이 5대륙 16개국에 있는 25개소 도시숲을 체험하고 조사한 자료를 묶어 낸 책이다.

변우혁 교수는 도시숲조성 관리 연구사업단장으로서 △최초의 도시숲 프랑크푸르트 시유림 △베를린의 심장, 티어가르텐 △서울의 지붕, 북한산 △시민과 함께 만든 서울숲을 썼으며 이를 중심으로 도시숲에 대한 강연을 했다.

▲ 현,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고려대 농대 임학과 학사
서울대 환경대학원 조경학석사
독일 괴팅겐 대학 임학박사

이번엔 베를린의 심장 티어가르텐이다.
변 교수는 “베를린 한복판에 위치한 티어가르텐은 16세기 황제들과 귀족들이 사냥터로 사용했던 곳인데, 1832년 공원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이런 역사와 전통있는 숲이 없다. 그동안 우리는 숲을 파괴해서 집을 짓고, 공장을 지어 왔는데, 이제와서야 다시 숲을 조성하려고 한다”며 멀리 바라보지 못하는 우리의 우둔함을 지적한다.

티어가르텐은 베를린에서 가장 큰 공원으로 210ha에 이르며, 대통령 관저, 제국의회 의사당, 국립도서관 등이 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어 시민들의 일상생활 레저공간인 동시에 국가상징적 공간이기도 하다.

독일의 도시숲에 이어 직접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서울숲에 대해서도 말한다.

변 교수는 “몇 년전 여의도공원을 서울을 대표하는 숲으로 조성하려고 했지만, 결국 공원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주변 주차공간 부재로 동네 공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서울숲은 다시한번 서울을 대표하는 숲을 만들기 위해 조성되었다”며 “문화예술공원, 자연생태숲, 자연체험학습장, 생태원, 한강수변공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슴을 방사하여 생태공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서울숲은 시민단체인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중심이 되어 시민들과 함께 만든 공원이라는 점에 큰 의미을 두었다.

다만, “익숙해져있는 아기자기한 공원적인 이미지보다는 나무 한 수종을 식재해서 대규모 단일수종의 숲으로 만들었다면, 시간이 지나 뒤 서울숲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고 훗날 서울을 대표하는 숲으로 알려지지 않았을까”라며 서울숲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 변우혁 외 지음/이채 펴냄/2009년 3월 찍음/300쪽/값20,000원
산림청 도시숲조성 관리 연구사업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14명은 다음과 같다.
김기원(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김성균(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김은식(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박관수(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 배정한(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변우혁(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손요환(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안동만(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오충현(동국대 환경생태공학전공 교수), 이동근(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이우균(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전진형(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정욱주(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최재용(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

한편, 이날 ‘세계의 도시숲을 걷는다’ 책에 대한 강의에 앞서 변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에코-다잉의 세계 수목장’을 소개하면서 “수목장은 자연의 훼손없이 자연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곳을 아름다운 명소로, 도시민의 숲으로, 수목원으로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의 도시숲을 걷는다’

- 목차 -

제1장 유럽
1. 독일
세계 최초의 도시숲, 프랑크푸르트 시유림 -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변우혁 교수
바람과 녹색도시의 조화, 슈투트가르트 그린U숲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이우균 교수
베를린의 심장, 티어가르텐 -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변우혁 교수
2. 러시아
빛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시숲 - 충남대 환경산림자원학과 박관수 교수
3. 벨기에
사이좋은 이웃, 도시와 자연, 브뤼셀 소니안숲 - 서울대 지역시스템공학부 안동만 교수
4. 스위스
환경교육에 앞장서는 취리히 도시숲 -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김기원 교수
5. 영국
도시 속의 원시림, 런던 번햄비치 - 충남대 환경산림자원학과 최재용 교수
영국의 녹색 유산, 런던 에핑 포레스트 - 충남대 환경산림자원학과 최재용 교수
6. 오스트리아
역사와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빈, 비엔나 비너발트 -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김기원 교수
7. 프랑스
파리지엥들의 정원, 파리 불로뉴숲 -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안동만 교수

제2장 아시아
1. 대한민국
서울의 지붕, 북한산 -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변우혁 교수
시민과 함께 만든 서울숲 -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변우혁 교수
한국의 대표 도시숲, 서울 남산 - 동국대 환경생태공학전공 오충현 교수
대구시민의 안식처, 대구 앞산 - 동국대 환경생태공학전공 오충현 교수
2. 싱가포르
정원도시를 꿈꾸는 싱가포르의 그린웨이, 파크커넥터 -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정욱주 교수
3. 인도네시아
도시 속의 식물 낙원, 보고르 끄분라야_ -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김성균 교수
4. 일본
도심의 원시림, 시모가모 신사의 타다스노모리 -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이동근 교수
그린 인프라의 실현, 오사카 시민의 숲 -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이동근 교수
5. 타이완
타이베이의 허파, 다안삼림공원 -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김성균 교수

제3장 아프리카·오세아니아
1. 남아공
남아공의 랜드마크, 케이프타운 테이블마운틴 -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손요환 교수
2. 호주
숲과 녹지가 도시의 주연이 되다, 캔버라 도시숲-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배정한 교수

제4장 북아메리카
1. 미국
뉴욕의 명물, 센트럴파크 도시숲 공원 -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김은식 교수
천년 거목의 샌프란시스코 뮈어우즈 세쿼이아 나무숲-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김은식 교수
도시생태계 연구중심지 “볼티모어생태계연구” 도시숲-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김은식 교수
2. 캐나다
환경·생태·문화의 보고, 밴쿠버 스탠리파크 -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전진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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