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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칼럼] 봉이 김선달의 환생
[456호] 2017년 08월 09일 (수) 12:05:41 김부식 kbs3942@latimes.kr
   
▲ 김부식(회장·조경기술사)

봉이 김선달은 요즘으로 치면 사기꾼이다.

조선 후기인 숙종 시기에 김선달은 장원급제하고도 서북인 차별정책(평양 출신)으로 벼슬을 얻지 못했다. 선달이란 말은 과거에 급제했지만 벼슬을 얻지 못한 양반을 부르는 칭호로 그의 실제 이름은 김인홍이다. 벼슬길이 막힌 김선달은 명석한 두뇌와 번득이는 기지로 권세 있는 양반과 탐욕적인 부유한 상인, 위선자들을 골탕 먹이는 일로 약자들에게 통쾌한 심리적 복수와 위로를 준 해학적인 인물이다.

김선달이 장에 가다가 커다란 수탉을 보고서 상인에게 바보 같은 표정으로 “이 새가 새 중의 왕인 봉황(鳳凰 : 상상 속의 새)의 수컷인 봉(鳳)이냐”고 물었다. 처음엔 아니라고 하던 상인은 자꾸 묻자 귀찮아서 그렇다고 했고 김선달은 시가보다 몇 배나 비싼 가격으로 닭을 사서 고을 사또에게 그 닭을 봉이라고 선물했다. 사또는 김선달의 거짓말을 꾸짖으며 곤장형을 내렸고 매를 맞은 김선달은 그제서야 닭장수에게 속았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리하여 김선달은 닭장수에게서 자기가 산 닭 값과 매 값의 보상을 받아서 6냥 투자해서 100냥의 이득을 챙겼다. 이후로 사람들은 그를 봉이 김선달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요즘 ‘봉 잡았다’는 표현은 여기서 유래된 듯하다.

뭐니 뭐니 해도 김선달의 사기의 압권은 대동강 물을 한양의 욕심 많은 부자 상인에게 4천 냥을 받고 판 사건이다. 대동강 물을 길어가는 평양 물장수들에게 두 냥을 미리 주고 나서 물을 길어갈 때 한 냥을 자신에게 돌려달라고 부탁을 한 후 한양 부자에게 물세를 받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탐욕에 눈이 먼 한양 부자는 사천 냥을 주고 물세권을 인수했지만 다음날 물장수에게 물세를 받으려다 몰매만 맞았다는 얘기다.

봉이 김선달의 행각은 홍길동이나 김삿갓의 이야기처럼 힘없고 억압받는 백성들에게 대리만족을 주었다. 그러나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는 실화가 아니고 구태의연한 사회 현실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만담과 설화다.

봉이 김선달의 무대가 사라진지 350여 년이 지난 지금 봉이 김선달 같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휴가가 한창인 요즘에 전국 유명 계곡과 해수욕장에 자기 땅이 아닌 국가 땅에 자리를 펴놓고 자릿세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다.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북한산 등지와 도립공원, 군립공원 등 경치가 아름다운 계곡에 마음대로 물놀이 시설과 평상을 비롯한 휴게시설을 만들어 놓고 음식판매 행위와 자릿세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계곡 주변의 자연석을 모아서 새로 쌓고 콘크리트로 메워놓은 상태라서 계곡의 생태계 보호와 유지관리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 점령자들은 피서객이 빈 공간에 자리를 깔고 앉을라치면 어김없이 자릿세를 요구하고 그러지 않으면 나가라고 소리를 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단속을 하고 있지만 벌금보다 수익이 몇 갑절 많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상인들은 벌금을 감수하고 버젓이 장사를 하고 있으니 단속의 효과가 없다. 신문보도를 보면 하루에 1천만 원을 버는 곳이 있다니 일 년에 벌금 몇 백만 원은 눈에 안보일 듯하다.

다른 경우를 비교해보자. 그린벨트 내에 내 땅이어도 무허가 집을 짓거나 기준에 넘는 행위를 하면 벌금형과 징역형 등의 강력한 처벌이 뒤따른다. 서울~부산 간 고속도로에서 10번을 과속으로 카메라에 잡히면 범칙금을 10회를 납부해야 한다. 음주운전 3회가 적발되면 3진아웃제의 적용으로 면허가 취소되고, 범죄가 반복되면 가중처벌을 하게 된다. 일반 국민들은 법을 위반하게 되면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되는데, 국유지 불법 점유와 과거 조폭들이 자릿세를 뜯어 가는 것과 같은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도 아직 대책이 없나보다.

조선시대 풍류화가인 김홍도, 신윤복 등의 화가들이 산수화로 담아낸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금수강산 계곡경관이 망가지고 자연환경 파괴와 재해발생 등의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지금 이런 현상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에게 창피하고 후손들에게 부끄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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