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발코니] 생일 축하해요! 미스터 호크니! ::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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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발코니] 생일 축하해요! 미스터 호크니!
Happy Birthday, Mr. Hockney!
[0호] 2017년 08월 09일 (수) 11:18:46 황세원 intoair@daum.net
   
▲ 큰 첨벙(The Bigger Splash), 1967ⓒDavid Hockney

[월간가드닝=2017년 8월호] “우리는 기억과 함께 봅니다. 내 기억은 당신의 기억과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같은 장소에 서 있다 하더라도 같은 것을 보지 않습니다. 객관적 시각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

단조롭고 절제된 그림 속에 드러난 객관적 사실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상단에 배치된 건물과 간이 의자의 그림자로 보아 이 그림이 그려진 시각은 정오 또는 그와 가까운 시간대. 따가운 햇살 아래 수면의 일렁임조차 없는 하늘색 수영장 중앙에 큰 물 튀김이 보인다.

‘큰 물 튀김’, 바로 이 그림의 제목 ‘A Bigger Splash’다.

오른쪽 아래에서 뻗어나간 노란 다이빙보드는 누군가 방금 전 도약을 통해 큰 물 튀김을 일으키며 수영장 속으로 빨려 들어갔음을 암시해준다. 화가는 다이빙보드의 시작점 왼편에서 이 모든 장면들을 시간대별로 세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가 있는 쪽의 풍경이 건물 유리에 희미하게 비치지만 화가는 유리 사이의 기둥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비밀에 부쳐 제거된 사람들. 기억은 그에게만 유효하다.

시각은 감각기관이라기보다 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오히려 지각(Perception)에 가깝다.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을 가감 없이 객관적으로 펼쳐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뇌의 판단에 따라 인지된 장면만을 선택적으로 보여준다.

그 모든 장면들을 세밀하게 지켜보고 있던 화가는 수많은 시간의 절편들 중 단 하나, 'A Bigger Splash'의 절편만을 끄집어내 우리에게 보여준다.

“첨벙” 소리가 캘리포니아의 내리쬐는 햇살 아래 사적 비밀의 공간인 저택 수영장에서 그 누군가 – 고요한 정적 가운데 “첨벙” 소리를 내며 그의 앞에서 다이빙 했을 – 와 나눴던 추억을 되짚어내는 프루스트 효과를 만들어냈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같은 기억의 장소로 그를 이끌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었을까…

1937년 영국 요크셔에서 태어난 20대의 호크니는 꿈과 자유의 캘리포니아를 동경했다. 마치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  OST로 잘 알려진 영화 ‘중경삼림(重慶森林)’의 여주인공 ‘페이’처럼.

변덕스고 우중충한 영국 북부의 날씨도 찬란한 햇살의 남부 캘리포니아를 더욱 갈망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동성애를 다룬 존 레치(John Rechy)의 소설 <밤의 도시(City of Night, 1963)> 속 LA ‘퍼싱 광장(Pershing Square)’과 ‘무심한 야자수’ 또한 동성애자였던 호크니를 그곳으로 이끌었다. 1964년, 마침내 LA를 처음 방문한 그에게 캘리포니아 드림은 이미 현실과도 같았다.

1966년~67년 사이, UC 버클리에서 강의를 하던 호크니는 주말마다 LA에 들러 수영장 표면을 묘사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을 연구했다.

그 시기, 일련의 수영장 그림을 발표했던 그는 유화보다 농도가 고르고 얇은 선을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는 무광의 미국제 아크릴 물감을 사용했다.

‘꿈, 자유, 사랑’을 만끽하며 30년 간 LA에서의 생활을 즐겼던 호크니는 2006년 그의 고향인 영국 요크셔로 돌아왔다. ‘다시 그림이다’라는 책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는 캔버스와 아이패드를 들고 야외로 나가 숲과 나무와 밭이 있는 소박한 고향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시각을 초월해 자신만의 기억으로 새롭게 환원된 세상을 펼쳐보이기 위해...

LA에 있는 게티 미술관(The Getty Center)에서는 ‘생일 축하해요! 미스터 호크니!(Happy Birthday, Mr. Hockney!)’란 제목으로 그의 나이 80세를 기념하는 회고전이 진행 중이다. 이미 영국의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에서는 올해 초 한 차례 회고전을 마쳤으며, 파리 퐁피두센터(Le Centre Pompidou)에서도 현재 그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글 황세원 큐레이터(Art History Class ‧ '로저아트')

   
▲ 미술가의 초상화-수영장에 있는 두 사람(Portrait of an artist-pool with two figures), 1972ⓒDavid Hock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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