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수] 알케밀라 ::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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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수] 알케밀라
정원에 섬세함을 더하는 연금술사의 부드럽고 영롱한 터치
[0호] 2017년 08월 07일 (월) 15:04:12 김장훈 gongfuin98@naver.com

[월간가드닝=2017년 8월호] 알케밀라는 단풍나무를 닮은 잎의 밝은 초록과 그 위로 안개꽃처럼 풍성하게 피어난 노란 꽃의 부드러운 질감으로 주변 다른 식물들의 다양한 개성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정원 구석구석 섬세한 디테일을 더해줄 수 있는 식물이고 자세히 관찰해볼수록 더 아름다운 정원식물이다.

여름날 소나기 내린 후 알케밀라 잎에 맺힌 물방물처럼 영롱한...

   
▲ 몰리스알케밀라(Alchemilla mollis). 알케밀라는 비가 내린 후 유난히 더 아름답게 잎에 물방이 맺혀 아름다운 식물 중 하나다.

지난해 가드닝을 공부하는 분들과 함께 배움 정원을 만들어보는 워크숍을 할 때였다. 조별로 진행된 워크숍에서 각 조마다 나름의 재미있는 아이디어들로 정원을 구상했는데 그 중 참 공감되었던 아이디어가 어릴 적 비 오는 날의 기억을 정원에 담고 싶다는 것이었다. ‘비가 내리면, 풀과 나무, 온갖 생명체는 물론이고 생명이 없는 것마저 잠에서 깨어 살아나는 것 같다’며 그 충만한 생동감을 정원에 담고 싶다는 야무진 포부였다. 발표를 듣고는 그 감동을 어떻게 정원에 담을 지는 그 다음 문제고 우선은 그 순간의 생동감을 떠올린 것에 ‘이야!’하며 매우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 알케밀라에는 유난히 물방울이 잘 맺혀 그 모습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는지 알케밀라의 원산지인 코카서스 지방의 옛사람들은 연금술사들이 금을 만들 때 알케밀라 잎에 맺힌 물방울만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알케밀라라는 이름은 알케미스트(연금술사)라는 말에서 나왔다.

여러 해 정원을 경험하다보면 정원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다. 비가 내리는 것도 그 중 빠질 수 없는 순간 중 하나일 거다. 여름 화창하던 날 갑자기 내린 비를 긋고 정원에 다시 나가보면 비 오기 전과 완전 다른 장소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후텁지근했던 열기는 가라앉을 거고 메말랐던 땅거죽은 촉촉해져 있을 거다. 더위에 버거워하던 식물들은 생기를 되찾고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정원의 다양한 색상들이 돌아온 것을 느낄 수 있다. 색상의 귀환이랄까. 쏟아져 내리는 여름 뙤약볕 아래 허옇게 정원은 색이 바랜 모습이었다가 비가 열을 식혀주자 어디론가 사라져 숨어버렸던 색상들이 어느새 돌아와 있다. 그 순간은 사진에 담아본 사람들은 안다. 노란 것은 노랗게, 파란 것은 파랗게, 눈길 닿는 곳 마다 묻어날 듯 촉촉하게 살아난 색상. 그 색상만큼이나 정원의 식물들도 하나하나 또렷하게 살아나 자신을 드러내 보여주는 순간이다.

   
▲ 생긴 모양이 여인들의 망토를 닮았다고 해서 흔히 레이디스 멘틀(lady’s Mantle)이라고도 부르는 단풍을 닮은 알케밀라 잎

알케밀라는 이렇게 비가 내린 후 특별히 더 아름다운 식물 중 하나다. 잎의 생긴 모양이 여인들의 망토를 닮았다고 해서 흔히 레이디스 멘틀(lady’s Mantle)이라고도 부르는 단풍모양의 잎에 유난히 더 물방울이 잘 맺혀 그렇다. 이것은 마치 연잎에 물을 부으면 묻지 않고 또르르 흘러내리는 것과 같은 원리(연잎 효과, lotus effect)이다. 연잎의 표면을 현미경으로 보면 물과 친화력이 없는 소수성(hydrophobic)을 띤 아주 작은 돌기가 빼곡히 덮고 있어 물을 밀쳐낸다. 알케밀라도 잎 가득 소수성의 털이 잔뜩 나 있어 물이 잎 표면까지 묻지 않고 물방울이 되어 맺혀 있는 거다.

   
▲ 알케밀라 잎에 이슬이 맺힌 모습
   
▲ 알케밀라 잎의 연잎효과(lotus effect). 알케밀라 잎을 가까이서 보면 물과 친화력이 없는 소수성(hydrophobic)을 띤 가는 털이 빼곡하게 나있어 잎에 물이 잘 묻지 않고 물방울이 잘 맺힌다.

정원에 물을 준 직후나 비가 내린 후 혹은 새벽 이슬 내린 아침에 알케밀라를 보면 방울방울 잎에 맺힌 물방울과 함께 더 특별해 보인다. 알케밀라의 원산지인 코카서스 지방 사람들도 오랜 옛날부터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연금술사들이 다른 원소들을 녹여 금을 만들 때나 병을 치료할 때 알케밀라 잎에 맺힌 영롱한 물방울만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지어냈다. 알케밀라라는 이름은 연금술사 즉 알케미스트(Alchemist)라는 말에서 비롯했다고.

정원에 부드럽고 섬세한 디테일을 더해주는 알케밀라

   
 
   
▲ 알케밀라의 꽃. 5월 말에서 6월까지 별모양을 한 작은 노란 꽃이 무더기로 피어난다.

알케밀라(Alchemilla)는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전 세계에 약 300여종의 알케밀라가 있으며 그 중 대부분 유럽과 아시아의 온대 혹은 아한대 지역에 자생하고 있다. 다양한 알케밀라들 중에서 가장 정원에 많이 심는 것은 몰리스알케밀라(Alcemilla molis)로 우리가 흔히 알케밀라라고 부르는 것이 이것이다. 남부유럽에서 기원했으며 산지의 길가, 초지, 산비탈같은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는 강인한 식물이다. 몰리스알케밀라보다 크기가 더 작은 왜성형의 알레킬라로 에리트로포다알케밀라(Alchemilla erythropoda)가 있는데 이 식물도 정원식물로 종종 활용되는 것을 외국의 정원들에서는 볼 수 있다. 몰리스알케밀라와 함께 영국왕립원예협회 우수정원식물로 선정되기도 한 식물이다. 알케밀라는 허브차나 약용으로 활용하는 유명한 약초인데 그렇게 허브로 주로 활용하는 것은 불가리스알케밀라(Alchemilla vulgaris)라고 한다.

   
▲ 알케밀라는 질감이 부드러워 다양한 성질의 식물들과 어울려 심었을 때 각각의 식물들 개성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알케밀라는 매우 훌륭한 정원식물이다. 동글동글한 잎이 모여 난 모습이 아름다워 지피식물로 많이 활용된다. 5월 말에서 6월까지 별모양을 한 작은 노란 꽃이 무더기로 피어나는데 이때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다.

   
▲ 알케밀라 꽃의 노란색과 잎의 밝은 초록색은 참 좋은 색상의 어울림을 보여준다. 보라색 꽃을 피우는 세이지나 쥐손이풀 등과 같은 식물을 함께 심어주면 참 괜찮은 색상 대비를 연출할 수 있다.
   
▲ 알케밀라는 비록 작은 꽃이 피지만 군락으로 무리지어 심어주면 꽃이 무척 풍성하게 피어나 노란색 구름을 드리운 듯 아른아른한 모습이 된다.

비록 작은 꽃이지만 군락으로 무리지어 심어주면 꽃이 필 때 무척 풍성하게 피어나 노란색 구름을 드리운 듯 아른아른한 모습이 된다. 질감이 부드러워 다양한 성질의 식물들과 어울려 심었을 때 각각의 식물들 개성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 알케밀라는 정원 모퉁이나 경계부 등에 심어 부드럽게 마감 처리를 해줄 수 있는 멋진 조연 같은 식물이다.

또 정원 모퉁이나 경계부 등에 심어 부드럽게 마감을 처리해줄 수 있는 멋진 조연 같은 식물이다. 형태나 질감뿐만 아니라 색상 역시 아름답다. 꽃의 노란색과 잎의 밝은 초록색이 참 좋은 색상의 어울림을 보여준다. 그 옆에 보라색 꽃을 피우는 세이지나 쥐손이풀 등과 같은 식물을 심어주면 참 괜찮은 색상의 대비를 연출할 수 있다.

글 사진 김장훈 정원사/김장훈,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 알케밀라는 반그늘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잎의 모양이 아름다워 풍지초, 헬레보러스, 쥐손이풀, 삼지구엽초 등과 같은 반그늘을 좋아하는 식물들과 함께 그늘정원에 심어 연출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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