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까지 오른 잔디 값 ‘그마저도 수배가 어렵다’ ::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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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배까지 오른 잔디 값 ‘그마저도 수배가 어렵다’
예견된 수급 불균형이 잔디 가격 폭등의 원인 지목
[453호] 2017년 07월 11일 (화) 18:24:55 지재호 기자 cjh@latimes.kr
   
▲ <사진제공 장성군>

“잔디가 없다. 가격도 문제지만 공급이 안 돼서 각각의 업체들에게서 조금씩 나눠 수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18cmX18cm 잔디 기준 가격이 평균 장당 90원대에서 올 초부터 오르기 시작해 6월 중순 145원, 7월 10일 현재 최저 400원에서 최고 480원대로 고공행진을 하면서 그야말로 ‘금값’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잔디 가격이 최대 5배 가량 올라서면서 공급을 받아야 하는 조경업체들은 공황상태에 빠져있다. 당장 잔디 공급을 받아야 하는 몇몇 업체들의 경우 공기를 맞추기 위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다중 공급처에 요청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A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교적 큰 업체들에게서 200원 정도에 한 차 정도의 물량만 받을 수 있었다. 그나마 오랜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여기저기 확인해서 한 차씩 정도만 받아 간신히 물량을 맞추는 정도이지만 다른 현장에서는 400원에서 480원에 공급을 받는 곳도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C건설사의 경우는 더욱 어려운 처지에 있다. 오를 대로 오른 잔디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수배조차 어렵다는 게 곤혹스럽다.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잔디 공급처 수배가 정말 어려운 실정이다. 가을 시즌이 돼야 어느 정도 공급이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되고 있어 속이 타들어간다”며 “우리의 경우 최악의 상태는 아니지만 다른 몇몇 현장에서는 잔디 식재시기를 늦추는 곳도 있을 정도로 어려운 실정이다”고 C건설 관계자는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하도급 업체들은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다. 발주처와 계약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H조경업체 관계자는 “발주처와 계약사항이나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현 실정을 반영해 캔터키 블루 등 다른 잔디로의 교체 협의도 검토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애타는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어느 기업의 발주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잔디가격을 120원에서 150원 대에서 발주를 하기 때문에 하청업체의 어려움은 충분히 공감한다”며 “하지만 지난 2년 전 관목 가격이 폭등했을 때도 그대로 진행된 것처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휴토지 전환 필요성 제기

이번 잔디 가격대란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 잔디 생산의 62%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 장성이 지난해 12월까지 50억 원을 투입해 131헥타르(ha) 약 131만㎡(39만 평)에 이르는 대규모 객토사업을 전개하면서 잔디 공급이 막혔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으로 잔디 재배가 전국적으로 어려워지면서 공급 또한 원활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잔디협회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잔디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 장성을 지목했다. “이미 예견된 사태다. 장성에서 객토작업을 하면서 62%의 물량이 차단된 것이다. 가뭄을 원인으로 지목하기에는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잔디 생산의 62%가 장성에서 생산되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양잔디 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한국잔디의 문제다. 장성이 객토를 한다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형태가 문제다”며 “한곳에 집중되다 보니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졌다. 객토의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가 발생된다면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흥분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관계자는 “각 지자체별로 일부 유휴토지를 잔디재배지로 전환하여 운영될 수 있도록 하면 수익이 발생될 수 있어 농가는 물론 지자체들도 상생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수급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고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만 유휴토지를 잔디재배지로 전환할 경우 풀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장성의 경우 군에서 육성하는 농업으로 지정돼 면세유 감면 혜택을 받는다. 반면 다른 지역의 경우 유휴토지를 전환할 경우 산림청 소관의 임업으로 분류돼 면세유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

면세유제도는 농·어민의 영농 비용경감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로 기계류에 사용되는 석유류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 특별소비세, 교통세, 교육세, 주행세 등을 감면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때문에 현재 장성을 제외한 지역에서 잔디 재배를 하고 있는 농가들은 면세유 혜택을 받지 못해 잔디재배의 확장이 한계를 보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한국잔디협회에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관급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업체들은 위약금이 걸려있는 문제라 잔디유통에 대한 일종의 사유서를 공식적으로 만들어 달라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사정은 충분히 알겠지만 그렇다고 사유서를 만들어서 제공하기는 어렵다. 극히 일부지만 문서를 악용할 수 있는 소지도 있기 때문에 어려운 처지”라고 한국잔디협회 관계자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현재 장성의 객토 작업은 완료된 상태이나 잔디를 생산해 판매하는 내년까지 지금과 같은 공급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잔디 가격은 물량이 없는 만큼 더욱 치솟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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