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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포트폴리오] 바닷마을 정원 이야기
경남 통영 이충환 박정숙 부부의 ‘물빛소리정원'
[0호] 2017년 06월 02일 (금) 17:49:48 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월간가드닝=2017년 5월호] 야자수 아래 하얗게 핀 조팝나무꽃을 지나 해송으로 둘러싸인 산책로를 지나면 눈 아래로 고요한 남해바다와 등대가 보인다. 마침 식목일에 방문한 ‘물빛소리정원’에는 고마운 비가 내렸다. 분홍빛 벚꽃잎이 살포시 내려앉은 꽃길을 걸으며 부부의 정원이야기가 시작되었다.<사진 박흥배 기자>

   
 

통영이 고향인 남편 이충환씨는 시간 날 때마다 부인 박정숙씨와 정원을 가꾸느라 여념이 없다. 1만 8천 평이라는 넓은 부지의 정원일이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부부는 남편의 직장 때문에 주말이나 휴가 때 겨우 짬을 내 콘크리트 포장부터 돌담 쌓기, 제초, 식재까지 직접 정원을 가꾸었다.
조경을 전공한 남편 이씨를 따라 시작한 정원일에 부인 또한 식물에 관심이 많다. 부부가 정원에 심긴 정원수와 풀을 보고 이런저런 꽃 이름, 나무 이름을 알려주며 부지런히 취재진을 안내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정원풍경
현재 이씨 부부가 관리하고 있는 면적은 정원 전체의 3분의 1도 안 된 다. 부부는 지난 2007년부터 부지매입을 거쳐 길을 닦고 정원을 만들었다. ‘물빛소리정원’이라는 이름은 바다에서 왔다. 집 마당 울타리 경계수로 심은 야자수와 사철나무 사이로 보이는 굴양식장, 동백꽃과 벚꽃 핀 언덕에서 바라본 어촌마을 등 정원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언덕에 조성돼 어느 곳에서도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책로를 따라 걸어서 닿은 잔디정원도 그러했다. 분홍 개복숭아꽃 너머 잔잔한 남해바다와 섬풍경을 차경해 바닷마을의 정취가 흠뻑 묻어나는 정원이다. 잔디 정원의 나무 아래 바다를 바라보는 벤치로써 정원은 한 폭의 수채화가 되었다 .
부부는 잔디정원 아래로 수원(水原)이 있어 습한 조건을 이용해 연꽃 등으로 수생정원을 만들 예정이다. 그리고 소나무가 있고 한국정서가 묻어 나는 후원을 비롯해,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나라별 정원을 시간과 공을 들여 조성하고 싶다.

   
▲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물빛소리정원’. 언덕에 올라가면 분홍빛 개복숭아꽃 너머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잔디정원이 기다리고 있다.

 

테마 정원을 향한 작은 시작
2만 평 가까운 넓은 부지를 정원으로 완성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부부는 말한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준비하는 부부는 자신들이 머무는 집 주변을 시작으로 공간별로 정원을 만들고 있다. 부부가 연인길이라 부르는 동백나무꽃이 피는 산책길과 숲, 봄이면 벚나무, 가을이면 주황빛 감나무로 물드는 정원의 휴식처, 아름드리 황매화가 아름다운 오솔길 등 계절마다 수목과 초화로 다양하게 연출되는 공간이 곳곳에 조성돼 있다. 정원을 만들 때 언덕지형에 높낮이를 주면서 생긴 돌로 부부는 직접 돌담도 쌓았다. 작은 돌로 꼼꼼히 아귀를 맞춘 정성에 감탄이 나온다. 언덕을 평탄 작업하고 길을 내어 화단 만드는 일은 고된 노동이었을 것이다. 더욱이 직장생활을 병행하기에 만만치 않았을 테다. 이씨의 거칠고 두터운 손과 창고에 보관된 레미콘, 트랙터, 포크레인 등의 중장비들이 험난했던
정원의 여정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다.
점점 규모가 늘어나는 정원이지만 봄이면 매화, 수선화를 시작으로 벚꽃, 목련, 크리스마스로즈, 황매화, 독일아이리스, 꽃창포, 백합, 장미 등 꽃이 만발하도록 식재는 계속된다. 특히 봄이면 10종 이상의 다양한 수선화를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 수국정원

 

뜨거운 여름, 정원의 그늘을 만드는 다양한 수목들
봄이 지나면 이씨는 잔디정원을 관리하는데 잡초를 뽑지 않고 여러 차례 깎는다. 잔디를 깎으면 잡초는 자연스럽게 제거되고 잔디 잎도 건강해짐을 경험으로 깨달았다. 그러나 정원에서 잡초는 항상 골칫거리다. 이씨의 아내는 잡초 때문에 지피식물을 심어볼까 고심한다. 부부의 정원에 털머위가 자주 보인다. 아내는 “잡초방제를 위해 정원에 더 번식시키는 것도 좋겠다”고 계획한다. 부부는 여름철 통영의 습한 해양성 기후에서 오랫동안 선명하게 꽃 피는 수국을 500주 심었다. 통영의 여름은 특히 길어 부부는 정원에 큰나무를 많이 심었다. 그리고 방문객이 쉴 수 있도록 정원 곳곳 나무 아래 그늘 진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원래 심겨있는 해송, 소나무를 비롯해 박태기나무, 황칠나무, 삼색병꽃나무, 칠자화, 팥배나무, 후박나무 등 정원수가 많은 이유다.
부부는 언젠가 “통영에 가면 정원이 있다”는 말이 들리길 바란다. “통영의 여름햇살은 굉장히 뜨겁다. 그래서 정원에 큰나무를 많이 심었다. 여름에 더위도 피하며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싶다.”

   
▲ 동백나무숲
   
▲ (시계방향으로) 팔손이, 후피향나무, 돈나무, 피라칸서스

 

통영의 상징 팔손이
상사화와 소국이 지는 가을이 지나면 겨울정원의 경관이 문제다. 이는 모든 정원사들의 고민일 것이다. 에메랄드골드, 실편백, 팔손이, 굴거리나무, 먼나무, 돈나무, 홍가시, 동백나무, 피라칸서스, 금목서, 후피향나무 등 상록 수종을 심어 겨울경관을 유지한다. 그나마 따뜻한 통영이기에 가능한 선택이다. 이씨는 “이곳 통영에서는 편백나무를 심지 않는다”며, 천근성인 편백나무는 경관은 수려하나 바람에 약하기 때문에 키가 크면 뿌리가 약해 금세 쓰러진다고 조언한다.
이씨 부부의 정원에는 팔손이가 유난히 많다. 팔손이는 통영 비진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자생지가 있을 정도로 통영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나무다. 남해안 숲과 바닷가에서 잘 자라는 팔손이는 통영을 사랑하는 부부의 정원수이기도 하다.

   
▲ ‘물빛소리정원’의 봄 풍경.
   
▲ 물빛소리 정원의 봄 풍경
   
▲ (시계방향으로) 상사화, 백합, 칠자화, 은방울수선화

 

통영인을 위한 민간정원 만들고 싶다
고향 통영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부부는 통영의 명물인 굴과 어촌마을을 소재로 한 콘텐츠를 정원에 담을 수 없을까 고민이다. 부부가 살고 있는 바닷가 마을 또한 다른 농어촌처럼 노령화되었다. 마을사람들이 어업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남편 이씨는 정원이 마을의 자원이 되어 통영인의 터전으로 자리 잡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통영은 따뜻한 지역이다. 해양성 기후, 온도 등 환경조건이 좋지만 제대로 된수목원이 없다. 시에도 여러 번 제안했으나 잘 안됐다. 그래서 내가 먼저 시작해보자”라고 결심했다. 이씨는 앞으로 민간정원으로 등록해 정원을 개방할 계획이다. “물빛소리정원에 누구나 찾아와 머물 수 있으면 좋겠다” 부부는 앞으로 유아나 초등학생 대상으로 한 체험프로그램도 구성할 예정이다.
‘물빛소리정원’은 미완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통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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