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식(회장·조경기술사)

우리나라의 도시는 긴 역사에 비해 발전은 짧은 기간에 급속하게 이루어졌다. 국토면적의 5% 미만의 면적에 90% 이상의 인구가 살고 있고 그에 따른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재개발과 재건축에 집중된 주거환경은 60%가 넘는 인구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대한민국만의 기형적인 주거형태를 만들었으며 재개발과 재건축이 되지못한 지역은 밀집주거지역이 노후화되면서 또 다른 도시문제를 낳게 되었다.

재건축 사업은 30년 이상 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안전진단 등의 절차를 거쳐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롭게 다시 짓는 것인데 거의 민간사업에 해당되며, 재개발 사업은 불량주택단지의 주거환경과 도시경관을 재정비하고 기반시설을 새롭게 정비하는 공공사업의 성격이 대부분이다.

도심에 오래된 주택은 다시 짓고 있는데 오래 전에 조성된 공원은 노후가 되면 재개발이나 재건축처럼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은 1984년에 착공해 1986년 4월에 완공했다. 올림픽공원은 1986년 서울아시아올림픽대회와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를 개최하는 목적으로 건설되었고 지금은 복합종합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30년이 넘은 낙후된 올림픽공원은 그동안 어떤 변화를 해왔는지 올림픽공원 주변에 거주하는 조경인들과 대화를 나눠봤다. 그들 대부분 이야기는 올림픽공원의 옥외공간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산책 기능 외에는 이용 행태의 변화가 별로 없다고 한다. 공원이 가진 기능이 예나 제나 특별히 달라질 것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이용자의 행태나 수준이 30년 전과는 같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공원에도 Trend가 있어서 변화가 필요한데 지속적이며 천편일률적인 유지관리로는 공원의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도시재생에서 공원녹지가 차지하는 역할은 당연히 있다. 그동안 재건축과 재개발의 바깥에서 존재한 공원녹지는 변화와 발전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지내왔지만 이제는 도시재생차원에서 심도 있게 다루어야한다. 도시에서 공원녹지야말로 도시재생의 수준과 척도를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많은 도시재생 차원의 공원녹지 재생 사업을 하고 있다. 독일의 분데스가르텐샤우는 1951년부터 2년마다 독일 전국의 도시를 순회하며 공원녹지 박람회를 개최하여 도시재생 사업을 하고 있다.

일본 도시재생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록본기 힐스의 미드타운에는 히노키초공원이 있다. 히노키초공원은 미드타운의 40%를 차지하고 있어서 쇼핑타운이 ‘공원같은 쇼핑몰’로 인기를 끌고 있다. 높은 땅값에도 불구하고 조성된 공원이 친환경 쇼핑몰로 거듭나서 ‘일본최고의 에코(Eco) 쇼핑센터’로 부르며 그 기능과 가치가 땅값을 상쇄하고 남는다고 한다. 일본은 도시재생 차원에서 공원녹지의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공원녹지재생 사업이 완성되면 매년 전국도시녹화페어를 벌써 34년 째 개최하고 있다.

중국에도 이미 20년 전부터 도시재생사업으로 공원녹지를 조성하여 매 2년마다 국제원림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우한(武漢)에서 열린 2015년 제10회 중국국제원림박람회는 생활쓰레기장에 건설된 생태원림(230ha)을 선보였다. 중국에는 우리나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111ha)보다 훨씬 큰 공원이 도시재생 차원에서 건설된 것만 해도 10개가 넘고 있으며 이와 비슷한 다른 행사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6년 6월에 가서야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쇠퇴한 도시를 재정비하겠다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매년 10조 원씩 5년간 50조 원을 도시재생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오거돈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4월 14일 부산에서 열린 ‘대선정책 제안 시민토론회’에서 “50조가 투입되는 도시재생사업 범위에 도시공원이 포함된다.”라고 강조하며, 중앙당으로부터 약속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최근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구도심과 노후주거지를 살려내겠다고 발표를 했다.

늦은감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바람이 불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공원녹지가 균형 있게 재생되기를 갈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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