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2000년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에 새천년의 기대감과 함께 밀레니엄 버그의 긴장감이 팽배했었다. 1900년대에 만들어진 컴퓨터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가 정보사회의 네트워크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컴퓨터 개발 당시에 기술과 비용의 문제로 서기 연호를 2자리 수로 처리하게끔 설계가 되서 2000년을 00으로 인식하게 되면 컴퓨터의 기능이 마비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해서 정부와 기업에서는 1999년 말 제야의 종소리를 컴퓨터 앞에서 들으며 비상대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대비가 잘 된 덕에 별 탈이 없었다.

무사히 새천년이 시작되자 떠오르는 화두는 ‘환경’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강원도 영월의 동강댐 건설과 새만금·시화 간척사업,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대규모 송전탑 건설사업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고 국내외적으로 환경이 인류의 생존 여부를 좌우한다는 위기의식이 생겼다.

새천년이 지난 지 17년이 되어도 환경위기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우려스러운 개발과 파괴가 더 생겼고, 그 뒤에는 권력의 힘이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1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 좋은 환경으로부터 얻어지는 녹색힐링 스토리텔링이 생겼다.

1. 문재인 대통령의 양산 집에 향기가 좋은 은목서 옆에 고사 직전의 말라비틀어진 나무 한그루가 있었는데 “이정도면 베어 버리는 게 낫지 않나”는 지인의 말에 김정숙 여사가 “안 되요.”라고 말하며 어느 날 문대통령이 “나무야, 빨리 병 나아서 잘 커라. 그러지 않으면 우리 마누라가 너를 확 베어 버린단다. 그러면 안 되잖니. 꼭 나아라.”라며 나무를 어루만지는 모습을 김 여사가 우연히 봤고, 이 때문에 이미 죽은 듯 보이는 나무지만 뽑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베어질 뻔했던 감나무는 3년 후 기적처럼 열매를 맺었다. 문 대통령은 감나무의 회생을 두고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마음으로 격려하고 응원을 해주면 언젠가는 (나무에게도) 목소리가 들린다.”고 책에 썼다. (동아일보/광화문에서 참조)

2.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광국가유산위원회위원장인 술탄 빈 살만(61)이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아라비아의 길’ 특별전에 참석차 우리나라에 왔다. 술탄 위원장은 현 사우디 국왕의 장남이기도 한데 그는 한국의 도자기에 푹 빠져있으며 한국의 문화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되면 한국의 시골에 내려가 꽃을 가꾸는 시간을 갖거나 겨울에 눈 내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는 그에게서 대한민국의 금수강산을 부러워하며 예찬하는 마음이 보인다. (중앙일보 참조)

3. 서울대공원 산림치유숲이 2020년까지 11배로 규모가 확대된다는 소식이다.

2015년 서울대공원 비공개 숲 일부(5만㎡)가 산림치유숲으로 조성되어 시민에게 무료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됐다. 30년 만에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 서울대공원 치유의 숲(청계산계곡~천연폭포)은 그야말로 치유의 장소다. 서울대공원 치유숲에서는 갱년기 여성과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어린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 및 가족을 위한 특별 장기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공원 측은 앞으로 3년간 48억 원을 들여 54만㎡로 키울 계획이라고 한다.

죽어가던 나무와 대화를 나누며 정성으로 치유된 그 감나무가 이제 거꾸로 우리를 치유하고 있으며 사우디 왕자가 부러워하는 금수강산과 그 일부인 서울대공원 치유의 숲이 우리에게 녹색힐링을 주고 있다.

새 정부의 녹색인프라 정책이 국민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을 많이 주기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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