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지난해까지 통계에 따르면 107%에 이른다고 한다. 이중 약 60%가 아파트에 주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아파트는 지속적으로 신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우리 삶 속에 아파트는 집이라는 개념을 넘어 투자에 대한 개념이 복합적으로 작용되고 있다. ‘아파트는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광고가 나붙을 정도로 각박함의 키워드로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투자의 개념은 뒤로하고 살고 있는 아파트에 대해 최근 들어 베란다 문화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건설사와 부동산업자에 의해 일방적일 정도로 빼앗긴 베란다문화는 어느새 당연시 될 정도로 베란다의 존재가 사라진지 오래다.

어느 정년퇴임을 한 직장인은 기자를 붙잡고 하소연을 할 정도다. “건설사와 부동산업자들에 의해 집값을 올리려면 거실을 넓게 만드는 게 좋다는 말에 현혹돼 베란다를 없앴는데 크게 후회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투자의 개념으로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 아니라 살기위해 구입한 것임에도 베란다를 없애야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결정에 장애를 준 것이다. 거실문화가 한 때 문화적 트렌드로 각광받으며 언론들은 연신 베란다를 없애고 거실문화를 꽃 피우는데 앞장섰다. 하지만 베란다문화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 무지가 결국 베란다 없는 아파트를 양산하는데 주도해 왔다는 사실은 크나큰 오류가 아닐 수 없다.

베란다의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족만의 시크릿 정원을 만들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마당이 있어야만 정원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바뀌는 계절에 따라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면서 계절의 아름다움을 먼저 선사해 준다.

지쳐있는 몸을 이끌고 테이블에 앉아 꽃차를 마시며 그윽하게 전해지는 싱그러운 꽃향기는 힐링 공간으로의 초대다.

거실에서만 뛰어놀던 아이들은 식물을 접하면서 정서적 안정을 찾고, 집안에는 꽃 향과 더불어 습도조절, 맑은 산소로 머리가 맑아져 집중력을 높여준다. 식물과 교감으로 정신적 안정물질인 세로토닌 생성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건강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말을 한다. 베란다문화는 어쩌면 돈 몇 푼에 팔아버린 힐링의 가치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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