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회은 작가

작가라 불리기엔 아직은 어색한 가드너다. 정원에서 만나면 작가보다는 ‘가드너'라고 불렸으면 한다. 일터가 수목원이라 늘 감사하고 행복하게 일한다. 이번에 제출한 작품 또한 수목원의 풍경이 영감이 되었다.

정원은 혼자 만드는 것 보다 함께 만들었을 때 더 빛을 발한다고 믿는다. 정원에 어떤 식물을 심으면 좋을까 고민할 때처럼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 요즘이다. 묵은 가지를 쳐내듯 여러 생각의 가지를 정리하니 내게 다음과 같은 목표가 생겼다.

첫째, 정원에서 꽃도 아름답지만 꽃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요소들이 많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함께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일하는 수목원, 제이드가든에 와서 꽃이 없다고 서운해 하지 말고 정원이 품은 다른 매력에 행복했으면 한다.

둘째, 우리 삶도 정원과 같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꽃이 아니어도 아름답다.’, ‘꽃길만 걷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함께 만든 정원이 더 깊은 맛을 낸다.’

셋째, 많은 분들이 수목원에 와서 정원에 대한 영감을 얻어 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넷째, 혹여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수목원에서 일하는 가드너들 역량으로 오해하지 말았으면 한다. 시작과 과정 그리고 마무리까지 함께 일할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위로가 필요한 모든 분들에게 정원이 작은 위로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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