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원 DMZ 투어 - 단체사진

긴 겨울 몰아내듯 2017년 첫 뚜벅이는 화창하게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꼽히는 강원도 철원을 행선지로 잡았지만, 마치 뚜벅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날씨는 포근했다. 평소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라 생각했는지 제52차 뚜벅이는 모집 인원이 두 배로 늘어났음에도, 일찌감치 마감되고 말았다. 군 부대에 사전 신청을 한 뒤라 갑자기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빼더라도 이날 참가인원은 83명이었다.

가장 먼저 철원군의 대표 트레킹코스인 ‘한여울길’을 걸었다. 승일공원을 출발하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한탄강변 현무암 기암절벽을 따라 송대소-직탕폭포에 이르기까지 오순도순 이야기꽃이 번져갔다. 트레킹 코스 중간 중간마다 시선을 붙드는 멋진 장소들이 나타나 소풍 나선 발걸음처럼 가볍고 설레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의 나이아가라’로 불리는 직탕폭포 앞에서 참가자들은 시원한 물줄기를 사진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이미 한참을 달려 북쪽으로 왔는데 트레킹을 마친 일행을 태운 버스는 또다시 북쪽으로 향했다. 최근까지 민간인통제선 안에 있었다던 DMZ생태평화공원 방문자센터에 도착했는데 ‘생창리 마을회관’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뚜벅이들은 점심식사와 홍보영상을 시청한 뒤에 본격적인 DMZ탐방에 나섰다. 더 이상 허가받지 않은 민간인들이 출입할 수 없는 지점에 다다르자 버스는 멈췄고 군인이 올라와 검문을 한 뒤에야 움직일 수 있었다.

두 개의 길 중에서 십자탑 탐방로가 아닌, 우리는 용양보 탐방로 쪽으로 갔다. 지난 60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용양보는 가슴 시리게 아름다웠다. 태초의 원시림을 지나 모습을 드러낸 출렁다리는 앙상하게 철선만 남아 비현실적으로 흐느적거렸다. 그 위로 철새들이 날아다니며 영화 속 장면을 완성해주었다. 그리고 우리를 가로막은 남방한계선과 비무장지대로 연결되는 용양보 통문 앞에서 참가자들은 서늘한 가슴으로 북녘 땅을 바라보다가 돌아섰다.

이어 전방 관측소에 올라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모습과 헐벗은 민둥산을 바라보면서 침묵을 이어갔다. 지휘봉을 든 군인의 지형 설명과 옛 무용담을 들으면서 뚜벅이들은 냉엄한 현실을 목격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간절히 통일을 염원하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철원에서 출발해 금강산으로 향하던 전기철도의 흔적을 따라 ‘끊어진 철길! 금강산 90키로’ 다리 위에 섰다. 역사는 멈췄지만 전쟁의 흔적을 담은 역사경관과 현무암이 골짜기를 이룬 한탄강 절경은 뚜벅이들에게 감동이 됐다. 길게 늘어서 찍은 83명의 웃음들이 겨울 밀어내고 봄을 불러들이고 있었다.

4월 8일에 열리는 제53차 뚜벅이는 ‘여주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세종대왕릉-플리마켓-국립수목장림 ‘하늘숲추모원’-헤븐리정원 오픈가든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뚜벅이 신청하기 → www.ttubeogi.com

▲ 철원 DMZ 투어 - 단체사진
▲ 철원 DMZ 투어
▲ 철원 DMZ 투어
▲ 철원 DMZ 투어
▲ 철원 DMZ 투어
▲ 철원 DMZ 투어
▲ 철원 DMZ 투어
▲ 철원 DMZ 투어
▲ 철원 DMZ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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