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섭 한국잔디협회 회장이 개혁의 칼날을 뽑아 들었다.

지난 1월에 제5대 한국잔디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손 회장은 임기 동안 회원사 확충을 위한 사업추진과 잔디인증제 시행, 학교 잔디운동장 사업, 그리고 협회 재정자립도 안정화 추진을 위해 선결적 과제를 정하고 이에 따른 실천적 의지를 표명했다.

 

▲ 손창섭 회장 <사진 박흥배 기자>

잔디인증제 적극 도입 추진

손창섭 회장은 기자와의 대담 자리에서 잔디인증제를 우선적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무엇보다 잔디인증제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 정립을 우선순위로 정하고 불편했던 관계 청산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잔디를 18x18, 30x30, 40x60사이즈를 보급해 왔는데 유통과정 중 중간업자들에 의해 소비자와의 신뢰 관계가 무너졌다고 본다”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이즈 변경을 통해 1㎡를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잔디인증제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에 따르면 그동안 일부 잔디생산자와 유통업자들에 의해 다소 불합리한 사이즈 구성으로 소비자에게 정확한 수량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에게 18x18 사이즈로 1㎡를 맞추기 위해서는 30장의 잔디판이 제공되어야 하지만 많게는 3장에서 적게는 2장을 빼고 제공하는 등 편법행위가 관행처럼 돼 왔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잔디유통업자와 소비자 간 불신은 날로 커지게 된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손 회장은 잔디인증제 도입을 통해 신뢰 회복을 위한 구상에 돌입했다.

“소비자가 손해를 보면 불신이 쌓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만 소비자도 돌아오고 잔디생산자들도 생산율이 높아져 수익 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단에는 상당한 저항도 뒤따를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미 손 회장의 말처럼 관행적으로 이행되던 편취행위를 근절하는 게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간유통업자들의 일명 속박이 행위 또한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관련 단체들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처음에는 생산업자와 유통업자들이 부담스럽고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많을 것이라 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정착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이 믿고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모두가 만족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조경설계사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잔디협회에서 인정하는 인증된 잔디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손 회장은 잔디인증제 도입과 더불어 잔디판형도 바꾸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18x18, 30x30, 40x60 사이즈로 판매가 되던 것을 20x20, 33x33, 40x1m로 바꿔 소비자에게 정당한 권리를 찾아줘 신뢰를 쌓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공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잔디는 피복면적의 50%를 심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업자들이 꼼수를 써서 25% 내외 정도만 심어 편취하는 행위들이 목격되고 있다”며 “이렇게 조성된 곳은 절대 1년 안에 잔디밭이 생기기는커녕 오히려 잡초 밭만 형성돼 소비자들에게서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며 손 회장은 개탄했다.

“업자들이 당장의 이익만을 보고 잔디값에서 빼먹고 식재에서 빼먹을 경우 소비자들은 절대 다시 찾지 않게 된다”며 “의식의 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라고 손 회장은 강조했다.

 

협회 재정과 회원사 확충

손창섭 회장은 협회의 재정자립도와 회원사 확충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임기 내에 결과를 도출해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협회의 회원사 수가 협회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부족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정은 말도 못하게 바닥을 치고 있다”며 손 회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렇게 나가면 안 된다. 협회 재정자립과 안정을 위해서는 먼저 회원사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인 만큼 다각적인 방법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 중 전남 장성잔디협회의 회원사들을 한국잔디협회 회원사로 등록하는 작업을 장성잔디협회와 논의를 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결실을 맺을 것이다”고 손 회장은 밝혔다.

(사)장성잔디협회는 잔디생산자 54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된 단체로 국내 잔디생산의 60% 정도를 시장 점유 하고 있기 때문에 손 회장의 협회 재건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협회를 등지고 떠난 회원들을 다시 등록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그동안 개인의 사리사욕만을 채우며 운영돼 온 협회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를 통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고 생산자를 대변하는 협회의 공동체 의식과 위상을 확립하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며 “한국잔디협회가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변모해 나갈 것”이라며 회원사들과 관련 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 <사진 박흥배 기자>

학교 잔디운동장 사업 전개

손창섭 회장은 협회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로 학교운동장 사업을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 운동장은 대규모 사업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대부분의 학교들이 인조잔디를 조성하면서 흐름의 판도가 바뀐 것도 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협회의 잘못이 크다고 본다. 대안도 없이 학교운동장에 양잔디를 조성해 관리를 하지 못하는 학교에 부담만 던져 주었다. 개인 이익에 눈이 멀어 앞을 내다보지 못해 벌어진 사태”라며 손 회장은 탄식했다.

현재 국내 많은 학교운동장에는 인조잔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조잔디는 알려진 바와 같이 발암물질 발생과 열섬현상이 늘 재기되고 있다.

“여름철 인조잔디 열섬현상은 큰 문제다. 한 여름에 온도가 무려 70도까지 올라갈 정도로 뜨거워져 청소년들이 이용하기가 매우 어렵고 물을 뿌려도 화상 입는 것을 방지하기는 불가능하다.”

손창섭 회장은 잔디운동장 조성을 위해 관리에 따른 대안도 제시했다.

관리가 쉬운 금잔디를 조성하는 한편 잔디 아카데미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관리자들이 모일 수 있도록 지역별로 사업단을 만들어 학교에서 관리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 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손 회장은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잔디 아카데미를 열고, 수료를 마친 후 지역별 사업단에서 활동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학교도 안심하고 잔디운동장 관리를 하게 돼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며 “학교들이 공동으로 조성하면서 관리비를 공동 분담한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관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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