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적산은 조경학과 학생들의 경우 필수과목이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교재가 없어서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정용조 상명대 환경조경학과 교수는 최근 ‘조경적산 및 실무연습’을 출간했다. 조경(산업)기사 자격시험대비를 위한 지침서로 출간이 확정된 이후 주목을 받아왔었기에 책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정 교수가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조경학과 교수로서 적산에 대한 교재를 추천하고 싶어도 특별한 교재가 없어 단순히 시험에 출제된 문제들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정도였기에 학생들에게 실무에 관한 내용을 깊이있게 풀어주기가 쉽지 않았다.

때문에 정 교수는 지난 2년 반 동안 자료를 취합하고 집필을 해 오면서 많은 어려움과 고민이 필요했다. 참고할 만한 자료 수집도 녹록지 않았다.

정용조 교수를 만나 ‘조경적산 및 실무연습’ 집필 과정과 배경을 들어 보았다.

▲ '조경적산 및 실무연습'의 저자 정용조 교수 <사진 박흥배 기자>

출간 배경은?

정용조 교수는 25년의 시간을 조경과 함께해 온 실무를 겸비한 박사다. 조경에 관해서는 애정과 열정이 남달랐고 특히 후학양성을 위해서라면 수업방식도 바꿀 만큼 실무를 강조해 왔다.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적산은 학생들이 접근하기를 꺼려할 만큼 어려워한다. 권할만한 책이 있다면 추천해서 학생들이 이해하고 쉽게 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실정은 교재로 이용할만한 책이 없다보니 기존에 출제됐던 문제들만 반복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었다. 너무나 안타까움이 컸다.”

정 교수는 이러한 현실을 개탄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본인이 직접 출간을 결심한 것이다. 무엇보다 조경학과 학생들도 그렇지만 조경(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을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다.

“지난 2년 반이라는 시간이 내겐 힘든 시간이면서도 보람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작은 보탬이 되기 위해 시작했지만 출간하고 보니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보람이 더 크기만 하다.”

자료를 모으고, 조경기사 실기와 이론들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적산을 어려워하는 부분을 감안해서 쉽게 풀어갈 수 있도록 장고의 시간도 보내야 했다. 이론으로 공식만 가르쳐 줘서는 학생들이 이해를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업할 때에는 같이 풀어갈 수 있는 방법도 토론 형식의 커리큘럼을 진행했다.

“적산은 수학 공식 대입이 많은 편이지만 막연히 수학으로만 이해하고 접근하면 실무에서 막힐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이론과 실무를 접목하는데 주력했고 과제를 주고 토론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풀어갈 수 있었다”고 정 교수는 말한다.

핵심을 이해하자

정용조 교수는 ‘조경적산 및 실무연습’은 NCS교과를 중심으로 다뤘다. 때문에 학생들의 경우 중·고등학교 때 수없이 봐왔던 ‘수학의 정석’처럼 이용하면 좋을 듯 하다.

“적산분야는 20여 가지 정도의 공정이 있다. 공정별로 2~3가지 정도는 꼭 알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이 필요하다. 이 책이 그러한 연습을 도와 줄 것이라 본다.”

정 교수의 ‘조경적산 및 실무연습’은 고교 시절 때 문제를 푸는 것처럼 읽어 보고 바로 풀이와 답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쉽고 간결하게 정리돼 있다. 또한 공정별로 핵심적인 내용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중점적으로 다뤘기에 반드시 학습에 필요한 이론들을 족집게처럼 담아내고 있다.

“적산이 조경설계를 하고나면 금액을 산출해야 한다. 그 과정을 위해서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한 일들은 학생일 때부터 풀어보는 연습이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실무에서 적용할 수 있는 산출 과정을 모두 담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정용조 교수는 현재 조경관리학에 대해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번에 출간한 ‘조경적산 및 실무연습’이 1권이라면 2권은 ‘조경관리학’이 될 것이고, 3권은 ‘조경 재료와 시공’이 될 것이다.

“얼마 전에 조경관리학 집필을 시작했는데 탈고는 올 겨울로 정해놓고 있다. 다만 방학 때만 책과 논문을 써야하는데 답사도 다녀와야 해서 시간적으로 많이 쫒기는 편이다.”

그가 이처럼 책 발간 욕심을 내는 것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단지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이고, 학생들과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그래서 시리즈를 만드는 이유도 따로 따로 책을 준비하지 않아도 언제든 참고서처럼 펼쳐볼 수 있게 하자는 것뿐이다.

“관리학은 내년 1월 정도에 출간할 생각이다. 다만 ‘조경적산 및 실무연습’과는 달리 관리학은 계절 변화에 맞는 사진을 준비해야 해서 어려움이 있기는 하다. 충분한 사례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계절을 놓치면 안 되는데 벌써 중간에 빠진 게 있어서 고민이 많다.”

정 교수는 집필을 하면서 사진 몇 컷이 비어있는 것에 걱정이 된다고 말하지만 그의 표정에서 ‘그러한 상황을 즐기고 있다’라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그의 말대로 자신이 즐겨서 책을 쓰는 것이고, 학생이든 시험 준비생이든 책을 보는 대상이 명확하기에 열정을 쏟아도 괜찮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는 시리즈를 마친 후의 계획까지 이미 설정해 놓았다. 물론 변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궁궐의 조경’에 관해서도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조경적산 및 실무연습을 비롯한 관리학, 재료·시공이 자격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지침서라면 ‘궁궐의 조경’은 대중들에게 조경을 알리기 위한 대중지가 될 것이다.

“조경에 대해 대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책을 쓰고 싶다. 그 가운데 궁궐이 있다. 궁궐과 관련해서 건축의 시각에서 본 책들은 많이 있지만 조경의 시각에서 본 궁궐 관련된 책은 거의 없는 편이다.”

건축이나 토목, 도시계획처럼 조경은 대중화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늘 안타까움을 가졌던 정 교수는 궁궐과 조경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특수성을 알기 쉽게 풀어내 대중화될 수 있는 밑거름을 조성해 나갈 생각이다.

▲ <사진 박흥배 기자>

조경기사 자격증 취득은 쉽지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취득률은 불과 6%도 채 안되기 때문에 웬만한 고시만큼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문제들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고, 2차 시험의 경우 설계가 60%라면 적산이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도 높아 힘겨워도 반드시 넘어야 할 ‘깔딱고개’가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점에서 정용조 교수의 ‘조경적산 및 실무연습’은 매우 의미 있는 교재로 활용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Profile

현 상명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전 한국농수산대학 산림조경학과 강의

전 고려대 생명환경과학대학원 강의

전 경남과학기술대 조경학과 강의

전 백상엘앤씨(주) 부사장 역임

고려대 대학원 환경생태공학과 이학박사

조경, 자연생태복원, 식물보호, 산림(산업)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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