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업계 종사자들을 만나면 대부분이 ‘어렵다’, ‘건축과 토목이 조경이 해야 할 업역을 다 침범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조경업계는 ‘침범을 당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대조적인 모양새다. 조경업계가 융합을 하기 위한 시도는 하지 않으면서 같은 부류의 사람들만 모여 융합을 논하고 있다는 시선과 준비는 하지 않고 피해의식에만 빠져있다는 두 가지 시선이다.

어느 조경업체 소장이 “조경은 금수저로 태어났다. 하지만 발전시키지 못하고 지금은 흙수저로 착각할 만큼 어려운 궁지에 있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조경진흥법이 제정되었을 때 축하를 하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하지만 조경지원센터 설립 시기는 안개에 가려졌고, 듣도 보도 못한 VR과 AR시대가 조경계의 몫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소식만 들려오고 있다.

산업은 한 치 앞도 못 볼만큼 빠르게 변화하면서 건축은 미래 먹을거리를 위한 기술 축적과 인재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진화해 가고 있다. 반대로 조경은 감성에 젖어 이성적 판단이 흐려 있다는 지적이다.

조경은 공공디자인, 마을만들기, 도시재생, 도시공원 등 해야 할 업역이 넓다. 문제는 시스템이 갖춰있지 않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만 판단한다. 노트북을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조경만큼은 여전히 4B연필에 의존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고 한다. 타성에 젖어있을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조경에 BIM은 시기상조’라는 말은 결국 시작도 하지 않겠다는 구태가 아니라면 어떤 변명을 늘어놓을 텐가.

자연은 프로그램화 될 수 없다는 말은 이제 깨지고 있다. ‘아름다움도 공식화되었다’는 충고는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지 좌표를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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