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문제가 점점 심각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기후변화는 기후시스템이 자연적 요인과 인위적 요인에 의하여 점차 변화하는 것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효과와 화산폭발로 인한 성층권 에어로졸(이산화황에 의해서 생성되는 미세한 입자) 증가 등의 자연적인 원인을 포함한 전체 자연의 평균 기후 변동을 말한다.(산림청 자료)

기후변화의 원인 중 자연적인 원인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지만 인간이 만드는 기후변화 원인은 산업발달과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의 산림이 무분별한 벌목을 비롯하여 인구증가와 도시화에 따른 도로, 주택, 농업 등에 따른 산림파괴와 화석연료의 사용, 질소비료 사용, 소각, 쓰레기가 온실가스의 증가를 가속시키고 있다. 또한 도시화 산업화로 인한 에어로졸 발생도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 외에도 수많은 원인이 있다.

기후변화 가속화 때문에 지구의 멸망을 경고하는 과학자와 사회학자들이 많고 환경단체, 정부, 전문가 등이 지적하고 있으며 국제기구인 기후변화 협약을 비롯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보존과 개발의 두 마리 토끼를 못 잡는 현실에서 바람직한 대안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후변화 대책 중 1순위로 꼽히는 탄소배출량 줄이기를 위하여 유럽에서는 소 사육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 가량 차지)를 줄이는 방편으로 소고기에 세금을 부과하고, 고기를 덜 먹더라도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식단을 유지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홍보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조직과 한국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기후변화대응전략연구소 등과 외교부의 기후변화 대사 활동이 있지만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습지관리에 대한 정책은 아직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습지는 홍수의 조절기능과 해안선의 안정화 및 폭풍방지기능, 생물의 영양분과 먹이의 공급기능, 기후조절의 기능, 수질정화의 기능, 생물종 다양성의 기능, 생산적 기능, 여가·관광활동 기능, 역사문화적 가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람사르협약(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채택)에 가입(1997년 세계 101번째 가입)하기 전까지는 습지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었다. 우포늪이 지금까지 보존된 가장 큰 원인은 높은 산에 둘려 쌓여서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고, 반만년 생태계의 신비라고 일컫는 강원도 인제군의 대암산 용늪도 산 속에 있었기 때문에 남아있었다. 그러나 용늪은 예전에 군부대에서 장비를 동원해서 군사용으로 변형하는 훼손을 당하기도 했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람사르협회에 등록된 습지는 대암산 용늪, 창녕 우포늪, 울주 무체치늪, 신안 장도습지, 태안 두웅습지, 제주 물영아리오름, 전남 무안갯벌, 순천만 보성갯벌 등 22개소에 달한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 내륙습지 기초조사를 통해 1324곳의 습지를 찾았다고 밝혔다. 습지 유형별로 살펴보면, 산지형 습지 478곳(36.1%), 호수형 습지 324곳(24.5%), 하천형 습지 293곳(22.1%), 인공형 습지 229곳(17.3%) 순이다. 또한 발견된 습지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가시연꽃, 각시수련, 갯봄맞이꽃, 독미나리, 물고사리, 삼백초, 순채, 자주땅귀개, 전주물꼬리풀, 조름나물 등 보전가치가 높은 습지 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425호 보도)

그런데 우리나라 습지의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하천이 습지영역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습지의 개념은 물이 고여 있거나 흐르고, 담수 또는 간조시의 염수를 포함해서 물의 깊이가 6미터를 넘지 않는 해양에 해당되는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지속적이든 일시적이든 관계없이 소택지, 이탄지, 늪 또는 물이 있는 지역을 말한다. 따라서 하천의 범람과 침식으로 협성된 하천습지도 당연히 습지관리 대상인데 하천은 국토교통부의 관리 대상이라 습지관리의 개념이 적용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하천습지는 토목분야에서 습지관리의 개념 없이 관리되고 있다.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구본학 교수는 무주공산인 습지관리를 조경분야에서 연구 개발하여 블루오션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천습지는 조경계에서 활로를 개척해볼만한 분야로 보인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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