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포트폴리오] 숲 속에서 만난 갤러리정원 ::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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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포트폴리오] 숲 속에서 만난 갤러리정원
인천 강화군 강복희씨의 개인정원
[0호] 2016년 12월 02일 (금) 11:59:20 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월간가드닝=2016년 12월호] 정원주인 강복희씨는 퇴직한 이후 취미 삼아 찍기 시작한 꽃과의 인연으로 지금의 정원에 닿 았다. 조소를 전공한 강 씨의 감각은 정원에서 제대로 발휘됐다. 식물들 사이로 그가 만든 크고 작은 조각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갤러리에 와 있는 듯하다. 그의 조각들로 정원은 마침내 훌륭한 예술작품이 되었다. <사진 박흥배 기자>

   
 

식물과 조각이 조화로운 정원

정원의 여러 공간에는 크고 작은 조각들이 식물들과 함께 전시돼 있다. 조소를 전공한 강씨가 직접 만든 조각으로써 정원은 작은 갤러리가 되었다. 자연을 닮은 조각들과 정원을 찾아오는 지인들이 있어서일까. 정원의 식물들에게서 한결 생기를 느꼈다.
취재진이 방문한 10월, 가을꽃이 만발한 정원의 화단에서 박각시나방을 보았다. 벌새와 흡사한 박각시나방이 정지비행을 하며 용담꽃에서 꿀을 빨고 있었다. 가을날의 평화로운 정경이 아닐 수 없다.
강 씨는 산 아래 비탈진 지형이라는 조건을 활용해 다양한 주제정원을 조성했다. 산을 끼고 있어 그늘이 생기는 환경을 고려한 음지정원, 산과 가까이 있어 자생할 수 있는 야생화정원, 수생정원을 만들었다. 각각의 주제정원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볼 수 있도록 심은 건 기본이며 식물식재컬러의 콤비네이션도 훌륭하다.

   
 

비탈 지형을 그대로 살려 둥근잎꿩의비름, 해국 등 식재숲과 정원의 경계가 자연스러운 야생화정원

강 씨 부부가 강화에 집을 짓고 들어와 살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이 세월은 산에서 나고 자란 야생화가 정원에서 다시 피어 자라난 시간과 같다. 강 씨는 처음 이사 왔을 때 비탈진 땅을 평탄작업하지 않고 그대로 집을 지었다. “보통 경사진 터는 석축을 올리고 평지로 만들어 집을 짓는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원래의 지형을 이용해 최대한 고유의 경관을 살렸다. 옥잠화를 심은 경사지는 여름이면 하얀꽃으로 향기가 그만이다. 경사지를 우선 화단으로 조성하고 나니 남은 부지에서 정원 설계하기가 쉬웠다. 화단꾸미기도 경사가 있으면 훨씬 쉽다. 해국이나 둥근잎꿩의비름, 큰꿩의비름, 영춘화는 경사면을 좋아하는 대표식물이다.” 무엇보다 경사지를 살린 이유는 원래 산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큰나무 그늘 아래 숨은 꽃들을 살리기 위한 교목 베는 작업만 했다.

   
▲ 용담과 박가시나방

그 덕분에 당잔대를 포함한 3종류의 잔대, 층꽃나무, 용담, 물레나물, 누린내풀, 산부추 등 다양한 야생화들이 정원에 자연스럽게 번식됐다. 집 가까이 있는 정원에서 벗어나 산을 향하면 야생화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당 바로 옆, 몇 걸음만 걸으면 바로 뒷산으로 가는 오솔길과 이어진다. 그 오솔길을 회유하면 다시 정원이다. 약간의 동선으로도 숲과 정원을 오갈 수 있으며, 그 경계는 모호하면서 지극히 편안하다. 숲과 정원의 자연스러운 경계, 바로 이 정원의 매력이다.

   
 

다양한 컨테이너정원으로 이국적인 테라스 연출

강 씨의 정원은 도시에 견줘 분명 넓은 터지만 창문 아래나 테라스, 뒷마당, 계단 등 자투리 공간도 허투루 두지 않고, 해마다 일년생 초화를 심어 아름다운 공간으로 연출한다.
현관 입구에는 으름과 무늬아이비 덩굴을 심어 가꿨고, 창 아래와 테라스에는 멜란포디움, 로즈마리, 라벤더, 페튜니아, 베고니아, 율마, 바늘꽃을 심어 컨테이너화분으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 실내에서 꽃을 볼 수 있도록 컨테이너에 구하기 쉬운 초화류를 심어 노지의 겨울정원을 보완한 것이다. 벽돌 소재의 벽을 배경으로 한 제라늄은 이 정원의 아이콘이라 할만하다. 알록달록 꽃 핀 제라늄 화분이 놓인 계단을 올려다보면 산을 차경한 풍경이 꽤 이국적이다. “제라늄 꽃이 안 피어 살폈더니 꽃봉오리를 먹는 곤충이 있었다. 아침에 관찰하면 알이 보인다. 특히 초가을에 심한데 이상하게도 흰제라늄꽃에는 없었다”고 말하는 강 씨는 아침마다 알을 없애느라 바쁘다. 정원에 아직 피어있는 파란 델피니움을 가리키며 강 씨는 “전지하고 났더니 가을에 다시 피었다”며 봄이면 튤립부터 무스카리, 독일아이리스, 나리꽃, 서양톱풀이, 여름이면 수국으로 이어지는 정원수에 대해 설명했다.
강 씨는 시비도 직접 하는데 발효된 오줌이나 깻묵을 주로 사용한다. 물 또한 빗물을 받아서 한여름 가뭄 때 정원에서 사용한다. 최소한의 인위적 활동으로 정원을 가꾸려는 의지일 것이다.

   
 

역사와 자연유산의 가치 복원을 위해 강화나들길 회원으로 활동

씨앗이 정원으로 날아와 만발한 구절초가 있는 화단에는 겨울정원의 미감을 줄 미국낙상홍이 붉게 익었다. 겨울이 오면 미국낙상홍의 붉은 열매와 상록의 주목잎을 즐기며, 감을 깎아 널어 말릴 것이다. 느린 걸음을 사랑하는 강 씨는 정원 밖에서도 자연유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강화의 역사를 알리느라 바쁘다. 현재 걷기 좋은 길을 만드는 비영리 단체 (사)강화나들길 회원으로, 강화나들길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강화에 살고 있는 함민복 시인도 이 단체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사적 공간에서 최대한 생태적인 정원을 꿈꾸지만 그는 결코 정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신과 마을이 속한 강화의 생태환경을 회복하기 위해 안팎으로 실천하는 강 씨는 진정 아름다운 정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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