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은 있지만 안하는 사람은 없다.
거짓말을 안 하는 사회나 집단은 없으므로 차라리 일 년 중 하루는 대놓고 거짓말을 하자는 날을 만들었다. 모두가 가벼운 거짓말로 남을 속이고 장난을 해서 속아 넘어가면 즐겁고 안속아 넘어가도 즐거운 날로 정한 날이 만우절이다. 그래서 만우절은 영어로 ‘All Fools' Day’가 됐다. 직역하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에도 속아서 모두가 하루 동안은 바보가 되는 날이다. 그리고 나머지 날에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교육은 어릴 때부터 받는다. 거짓말 하는 아이는 부모에게서 가장 규모가 큰 꾸지람과 훈계를 받게 된다. 미국 디즈니사가 만든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애니메니션과 이솝이야기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에서 늑대가 나타났다는 반복된 거짓말로 마을의 전 재산인 양을 모두 잃어버린 이야기는 ‘거짓말 폐해의 교훈’으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인간사는 거짓말로 점철되어 있다. 사업을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 사랑을 위하여도 거짓말을 하게 되고 전쟁터에서도 거짓정보를 흘려 승리하기도 한다. 거짓말 구사는 정치 분야에서 가장 많이 한다는 말은 선거라는 전쟁을 치루기 때문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무조건 이기면 됐는데 이제는 거짓말로 당선되면 당선 취소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되다. 거짓말은 사회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정의가 확립된 것이다.

얼마 전에 끝난 미국 대통령선거에 대하여 미국 사는 친구의 말에서 거짓말의 끝을 잘 대변해준다. 친구는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거짓말쟁이 아줌마와 허풍쟁이 아저씨의 대결인데 미국사람은 거짓말쟁이를 제일 싫어한다. 그 이유는 미국이라는 다민족 다인종 사회가 지금까지 지탱해온 것은 거짓말이 아닌 진실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 워터게이트는 거짓말이 가장 큰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거짓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상처와 열등감이 많다는 분석이 있다. 거짓말은 본색을 감추거나 자기 잘못을 은폐하고 축소시켜서 동정을 받으려는 경우에 사용된다. 또한 자기 능력을 과장되게 포장해서 인정받으려 하고 자기변명이나 방어의 수단 등으로 사용을 한다. 그 거짓말은 약발이 떨어진다고 느끼면 또 다른 거짓말을 양산시키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엄청난 거짓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거짓말 때문에 웬만한 거짓말에는 무뎌진 신경에 별 반응도 없다.
‘신뢰와 원칙’을 강조하던 대통령의 거짓말로 시작된 정국이 거짓말창고의 대 방출 시대를 맞았다. 오보와 괴담으로 규정하는 팩트가 다시 변명과 엉터리 해명으로 인식되고 가명진료와 대리처방, 진료기록 삭제는 일반 국민에게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참담한 거짓말로 받아들어지고 있다.

출석일수가 한참이나 모자라는 고등학생의 비정상적인 학사관리를 “몰랐다” “실수다”라는 변명을 누가 믿을 것이며 전직 비서실장과 차관의 ‘최순실은 전혀 모르는 사람’과 ‘최순실은 비서실장에게서 소개받은 사람’이라는 엇갈리는 말은 둘 중 한사람은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모 일간신문의 “다 거짓말”이라며 버려지는 박근혜 위인·자서전이라는 제목은 거짓말 정국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상대방이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구사한다는 것을 알면서 지속적으로 만나야 되고 매일 매일 상대할 수밖에 없다면 심리적 고통과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지금 거짓말 홍수 때문에 국가 경제는 말라가고 국민의 마음은 타 들어가는데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수습하는 사람도 없으니 어찌하면 좋은가?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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