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중구 필동에 있는 서재 남학당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사회·문화적 시각’이라는 주제로 ‘정원, 오피니언 리더와의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번 간담회에는 최병암 산림청이용국장과 이유미 국립수목원 원장, 정원디자이너, 문화와 예술, 홍보, 건축가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석해 정원문화의 활성화와 저변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회문화예술과의 협업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본지는 이번 간담회에서 개진된 의견들을 제안한 순서대로 정리해 보았다.

▲ 서울 중구 필동에 위치한 서재 남학당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사회·문화적 시각’이라는 주제로 ‘정원, 오피니언 리더와의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 : 정원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행복, 즐거움을 주고 있다. 과정을 통해서 주변이 아름다운 공간으로 변화해 간다는 것이 미래에 중요한 콘텐츠라 생각한다.

국민과 국가가 마음으로 바뀌어서 문화적인 것들을 이해하는 일들은 여기 오피니언 리더들이 도와주고 제언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리가 마련됐다. 정원을 이야기하는 만큼 좋은 마음과 행복한 마음으로 정원에 대한 미래를 밝혀 주기를 희망한다.

 

김연아 브랜드를 키우는 사람 대표 : 실생활에 정원을 적용하기에 앞서 먼저 규모와 이용 대상자들을 파악하여 조성할 필요가 있다. 더 작게 들어가면 정원이 꼭 커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실생활에서 찾자면 베란다가 있고 책상, 거실 등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처럼 먼 거리에 위치하고 규모가 큰 곳만을 정원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실생활에 적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정원은 나하고는 상관없는 것으로 보는 경향에서 탈피해야 하는 개념적인 문제도 분명 벗어나야 할 부분이라 본다.

 

함성호 건축디자인실험집단 EON 대표 : 정원을 조경이라고 본다. 이는 건축법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건축법과 시행령 중에서 조경면적에 대한 것을 없앴으면 한다. 외국에는 평지가 많기 때문에 조경면적이라는 것이 없지만 우리나라는 지형에 맞지 않음에도 조경면적에 관한 내용이 법에 명시돼 있다.

또 하나 문제는 방송 언론들이 전부 도심을 벗어나라는 식으로 보도를 한다. 주변을 살필 일이 없게 만든다. 이러한 현실에서 가까운 조경을 보지 못하게 하는데 얼마나 신경을 쓰겠는가.

 

최시영 엑시스디자인 대표 : 크고 작은 도시를 보면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다. 그러다보니 외곽으로 빠져나가는데 서울 주변 어디를 가도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비닐하우스다. 가족들과 함께 오랜만에 몇 시간을 이동해서 구경을 하려해도 비닐하우스가 보인다. 정책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돼 있는 비닐하우스를 장려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거기에 농장을 찾아도 비가 올 때면 질퍽한 진흙을 밟게 된다. 가족들이 가지 않으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어느 집 주인이 정원을 정말 아름답게 꾸며 놓았는데 2세가 이어 받으면 대부분이 팔아버리고 떠난다. 유지해야 할 정체성을 물려받지 못한 부분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성도 있다.

 

이동협 SBS제작본부장 : 많은 사람들이 정원 정원 하지만 실제로 정원이 돈이 안 되다보니 상황이 생각하는 것만큼 나아지지 않는다. 정원이 돈이 되면 산업화가 되고 사람이 몰리게 된다. 조경하는 사람, 정원을 조성하는 사람이 모두 자기 분야만 고집하다 보니 공간 마케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원도 중요하지만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건축물이 절실하다.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건축물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 본다. 여러 분야와 콜라보를 해서 정원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시설의 유치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 자리에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석해 정원문화의 활성화와 저변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회문화예술과의 협업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왼쪽부터 최병암 산림청이용국장, 김부식 한국조경신문 회장, 이유미 국립수목원 원장)

김부식 한국조경신문 회장 : 정원을 보면서 근래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힐링도 좋지만 여기에 플러스로 세이프티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지난달 경주 지진 때 공원과 운동장으로 사람들이 대피를 했는데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변에 공원이 확대되어야 재난이 발생될 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텃밭도 가꿀 수 있도록 하면 재난 발생 때 먹을거리 공급책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김영호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 본부장 : 몇 년 전부터 힐링이라고 하는 주제에 문화예술도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예술분야에 지원되는 편이지만 문화예술을 접목해서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임승호 아뜨리에 터닝 대표 : 정원만들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 아쉽다. 즐기기 위해 지방에 있는 정원을 찾아도 재미가 없다는 사실도 문제다. 조금 더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의 다변화도 적용됐으면 한다.

 

한젬마 호서대 교수 :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 예술을 굳이 접목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본다. 자연에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한다. 한 예로 매미의 허물을 봉지에 넣어 판매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과 이것을 정원 소재 또는 하나의 정원산업으로 육성해 갈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장진우 장진우거리 대표 : 우리나라는 문화와 예술을 꼭 같이 가려고만 한다. 예술적 가치를 존중하지만 꼭 조각품들로 채워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또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조건도 만들어야 한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 아무리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몰리지 않으면, 보는 사람이 없으면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싶다.

 

최병암 산림청 산림보호국장 : 간담회 자리가 매우 유익했고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 자율적으로 제안을 해 주면 행정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정원에 대한 담론과 공간창조의 문제, 전문가뿐만 아니라 리더와 시민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문화운동이 전개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아이들이 공부하느라 몸과 정신이 찌들고 있다. 이런 아이들이 꽃을 가꾸고 숲을 가꾸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아낌없는 성원과 제안들을 해 주기를 바란다.

▲ 정원, 오피니언 리더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이종수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장, 이동협 SBS제작본부장, 김영호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 본부장, 최시영 엑시스디자인 대표, 최병암 산림청 산림보호국장, 오경아 오가든스 대표, 한젬마 호서대 교수, 이유미 국립수목원 원장, 임승호 아뜨리에 터닝 대표, 김연아 브랜드를 키우는 사람 대표, 이해주 국립수목원 전시교육과장, 함성호 건축디자인실험집단 EON 대표, 장진우 장진우거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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