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8일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기간 중 정원문화산책 프로그램인 ‘정원작가와의 유쾌한 만남’이 성남시청 3층 한누리실에서 열렸다. 올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 출품한 쇼가든 부문 정원작가들을 초청해 보다 깊은 정원감상의 이해를 돕고자 기획된 이번 행사는 한국조경신문이 주최하는 ‘뚜벅이 투어’의 일부프로그램으로 편성되었다. 뚜벅이 투어 참가자들을 포함, 정원애호가나 일반 관람객들도 참여해 정원작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정원산책 프로그램‘정원작가와의 유쾌한 만남’현장
▲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정원산책 프로그램‘정원작가와의 유쾌한 만남’현장

오한나 랜드아우라 대표가 진행한 이번 행사에는 ‘중첩된 시간의 정원’의 김승민 작가, ‘고요의 숲-성남, 소음에서 벗어나’의 이주은 작가, ‘정원을 입다’의 황신예 작가와 ‘담, 일상의 경계-정원과 사람을 닮다’의 박종완 작가 시공 협력자인 김효성 작가가 초청돼 정원조성과정에서 생기는 많은 에피소드와 자신만의 정원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먼저 김승민 작가는 “작가의 의도를 정원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 정원에 쓸 작은 돌들을 한 곳에 모아놓았는데 현장 작업팀이 폐기물인줄 알고 그 돌들을 땅 속 깊이 묻어놓아 찾느라 애먹었다”고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웃지못할 해프닝을 언급했다.

지금은 전문 정원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작가들이지만 이들의 시작은 어땠을까. 정원애호가라면 누구나 궁금할 질문을 던지자, 황신예 작가는 “운이 좋아 다양한 과정의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흙 만지는 등 거친 일을 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보람을 느끼는데 노동의 과정에서 행복을 느껴 선택하게 됐다”며 정원일의 즐거움 때문에 정원작가로의 길을 가게 됐다고 답변했다. 여기에 김효성 작가는 “주로 설계만 하다보니 정원박람회가 아니면 시공할 기회가 거의 없다. 정원작품을 조성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며 쇼가든을 조성하면서 설계자이자 시공자로 작업하고 경험할 수 있는 정원작가의 처지를 부연 설명했다.

청중들도 작가들에게 궁금한 점이 많다. 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변수로 식재가 바뀌어버린다면 어떻게 대응할까. 이에 대해 김효성 작가는 “산딸나무 자리에 회화나무를 심어버려 갑작스럽게 소재가 변경됐다. 그래서 정원의 포인트로 의도한 산딸나무 열매 대신 꽃사과로 아이디어를 내 대체했다”며 현장에서의 유연한 대처가 필요함을 내 비쳤다.

마지막으로 진행자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김승민 작가는 “정원이나 공원 등 식재될 공간 환경과 관수 여건, 기후 등에 맞는 식물패턴과 배식이 필요하다. 정원에 관심을 가진 우리가 할 일이다. 예를 들면 소나무 밑에 심을 동반식물과 연계 식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농장에서 육성해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식물 연구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주은 작가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지원이 많은 편이다. 충분한 예산과 시간으로 클라이언트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지난해 안성에서 열린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 출품에 이어 올해도 참가했는데 나에게는 즐거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박람회를 통해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공부와 자극이 된다”며 우리나라도 영국의 첼시플라워쇼 못지않게 정원박람회의 밝은 미래가 열리고 있음을 알렸다. 이날 개최된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개별정원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나아가 정원을 향한 작가들의 풍성한 내면을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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