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게 정원은 신체적, 정신적 회복 기능을 제공하는 일상의 공간이다. 작은 정원을 회유하면서 자연에서 위로받고 행복감을 충전한다. 이렇듯 ‘소요정원’은 자연을 감상하며 가치를 재발견 하는 정원이다.

1. 참가계기와 소감

현재 정원을 전문적으로 설계하고 시공하는 아뜰리에(KnL환경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근무하고 있다. 평소 배우고 익힌 정원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작업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참여하게 됐다. 개인작업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와 올해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한 바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조금씩 정원에 대한 나의 관점과 지향점을 찾아갈 수 있어서 즐겁다.

2. 작품콘셉트 및 특징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정원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인 평온을 찾게 해주는 정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정원자체에 특별한 주제를 부여하기보다는 산책하고, 명상하고, 쉬기 좋은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 소요정원의 ‘소요(逍遙)’는 슬슬 거닐어 다닌다는 뜻인데, 본 정원에 부제를 붙인다면 ‘산책과 명상을 위한 정원’ 이라고 말하고 싶다.

3. 감상포인트는 무엇인지? 

정원을 바라보는 개개인의 관점이 다르다. 그래서 감상포인트는 각자의 몫으로 돌리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박람회 기간 시민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인 가벽을 만든 이유에 대한 답을 한다면 이곳에서 조용히 쉬며 명상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하얀 빛을 받아 밝게 빛나는 공간 안에서 물에 비친 하늘과 식물, 그리고 바람이 만드는 파문을 바라보며 마음을 치유하는 명상을 하길 원했다. 가벽을 하얗게 만든 이유는 정원을 바라보며 걸어 들어올 때 하얀 벽을 캔버스 삼아서 그 앞의 식물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지기를 원해서였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름답게 변해가는 그림이었으면 좋겠다.

4. 국내정원문화박람회에 대한 평가 및 바라는 점

국내 정원문화박람회의 역사는 짧다. 초창기에는 한 두 해의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지 않을까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서는 정원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정원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많이 확산되었고 정원 작업을 하는 작가들 수도 늘어났다. 이는 그간의 국내정원문화박람회가 나름의 임무를 잘 해내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5. 향후 활동계획은?

정원은 그 외양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어떤 가치를 담을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 그 가치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어야 하고 작가와 이용자가 상호소통하며 공감하는 성격의 것이어야 한다. 앞으로 이런 관점에서 더 많은 정원 작업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지금은 나 스스로도 정원에 대해 묻고 또 물으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다. 많은 작업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작더라도 특별한 가치를 담은 정원을 만들고 싶다.

소속 : KnL 환경디자인스튜디오 팀장

스폰서 : KnL 환경디자인스튜디오, 쌔즈믄, 조경시공서화

프로필 : 서울대 조경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조경학 석사
              제8회 대한민국환경조경대전 대상
              제3회 신진조경가 설계공모전 대상
              제2회 서울정원박람회에서 금상
              현재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 팀장 재직 중

<식재>

교목 : 배롱나무

관목 : 히어리, 가막살나무, 백철쭉, 병아리꽃나무, 좀작살나무, 홍조팝, 삼색조팝, 낙상홍, 산수국

초화 : 향등골나물, 층꽃나무, 긴산꼬리풀, 조개나물, 줄사철, 석창포, 은사초, 은쑥, 아스타, 청하쑥부쟁이, 억새모닝라이트, 억새핑크뮬리, 수크령, 무늬억새, 천일홍, 골든피라미드, 큰꿩의비름, 무늬유카, 수호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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