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이 까다로운 예약조건을 적용, 시민들의 홍릉숲 방문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김현권(더불어민주당, 비례) 의원이 산림청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립산림과학원은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의 홍릉숲 개방요구에 예약가이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까다로운 예약조건 때문에 사실상 일반인의 홍릉숲 방문 실적이 극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릉숲은 1922년부터 임업시험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1993년 이전에는 일반인에게 개방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93년부터 일요일 개방을 했다. 2008년부터는 주말 개방을 했다.

2006년부터 정부기관의 지방이전이 추진되면서 숲 개방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동대문구 의회와 시민사회단체의 개방 요구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예약가이드제’를 도입하기로 약속했다.

‘예약가이드제’는 방문 7일 전에 인터넷과 전화를 이용해 예약을 하고, 오전 9시, 오후 1시, 오후 3시 등 하루 3회 조당 20명씩 회당 4개 조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하루 관람 상한 인원은 240명이다.

예약가이드제를 도입한 5월 이후 9월까지 하루 평균 관람인원은 5명에 불과했다. 광릉에 있는 국립수목원이 관람 당일까지도 수시 예약이 가능하도록 한 것과 비교하면, 홍릉숲의 예약가이드제는 상당히 까다로운 관람조건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홍릉숲 개방을 제한하는 이유로 “연구 방해와 보안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현권 의원은 “홍릉숲의 현실성 있는 개방을 위해서는 국립산림과학원을 백두대간이나 산림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전, 현장 중심형 연구기관으로 거듭나는 것도 홍릉숲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정부기관의 쾌적한 근무여건 보장을 이유로 시민들의 도시 숲 이용을 제약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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