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기증원 기증지원본부 본부장 장경숙

 

누군가가 뇌사상태가 됐을 때 장기기증이 가능하도록 돕는 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다 보니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장기가 건강해질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신은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단 하나만의 생명을 허락하셨다. 생명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대체 가능하지 않기에 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온 세계 공통으로 가장 많이 망가지는 장기는 콩팥이다. 이는 콩팥이 하는 구실과 무관하지 않다. 잘 알다시피 콩팥은 몸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구실을 한다. 먹을게 넘쳐나면서 현대인은 배가 고픈 시간보다는 배가 부른 시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것저것 먹다보면 자연히 콩팥이 할 일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도 있지만 몸에 해가 되는 독도 있게 마련이다. 흔히 무엇인가를 먹으면 찌꺼기가 대변으로 배출된다고 생각하지만 위와 장은 소화와 흡수를 담당하고, 몸속에 있는 대부분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것은 간을 거쳐 신장이 하게 되어 있다. 많은 일을 하다 보니 피곤한 간과 신장이 망가지는 것이다. 신장 다음으로 간이 망가지는 사람이 많은 이유일 것이다. 35살 이상 성인 7명 중 한 명은 신장 질환을 앓고 있으며 당뇨, 고혈압 등의 합병증으로 신장이 망가지기도 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장기 관련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물이다. 물을 많이 마시면 몸에 수분을 주어 매끄러운 피부도 만들어 주지만, 몸 구석구석까지 필요한 영양소를 날라다 주고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다이어트까지 자동으로 따라오니 더할 수 없이 좋은 보약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상시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 오히려 밥을 먹을 때 국이나 찌개국물을 먹을지언정 맑은 생수를 마시지 않는다. 건강하기 위한 첫 번째 걸음은 WHO의 1일 권장량인 1500ml~2000ml를 수시로 마셔주는 것이다. 신장은 몸속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내보내는 구실을 한다. 만일 우리가 물을 충분히 마셔주지 않으면 수분이 부족하게 되고 부족한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소변의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가 보는 소변에는 의외로 많은 정보가 있는데, 소변 색깔이 진하면 건강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뿌옇게 단백뇨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빨간색이 돌 정도로 진한 색상의 소변을 볼 경우도 있다. 모두 우리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인 셈이다. 건강한 소변은 연하고 맑다. 물을 충분히 마셔주지 않으면 우리 인체의 농축기능이 가동되어 부족한 수분을 소변에서 끌어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노폐물 등이 충분히 빠지지 못하게 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경우 신장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순수한 물을 많이 마셔주면 신장결석도 예방되니 당장 실천해 볼 일이다.

성인 7명 중 한 명이 걸리는 병이지만 물만 충분히 마셔 주어도 예방할 수 있다.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안 되는 장기부전. 물로 달래주어야 한다.

이 가을 생각은 살찌우고, 물은 달래서 마셔보자. 건강이 뒤따라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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