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숲 설계 공모대전이 벌써 8회째를 맞이했다. 조경과 인접분야의 전공 학생들에게 녹색공간에 대한 가치를 일깨워주고 전문적인 설계 경험을 미리 체험하게 하는 도시숲 설계 공모대전은 다른 공모대전과 함께 학생들이 학부를 마치기 전에 그동안 캠퍼스에서 갈고 닦은 자기 실력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 대학생들이 보여준 열기는 지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도 땀과 열정을 모아서 쏟아내는 모습이어서 감동적이고 아름다웠다. 1차 서류심사에 이은 2차 심사는 학생들이 자기 작품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순서로 진행을 했다.

지난 7월에 있었던 ‘2016 정원디자인 아카데미 2기’ 발표(본보 408호 김부식칼럼 참조)에서도 학생들이 자기 작품에 대한 발표를 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은 터라 이번에도 많은 기대를 갖게 했다.

이번 공모전의 대상지는 전국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서 전남 광양시, 경북 포항시, 경기 시흥시, 충남 천안시, 강원 속초시를 계획 대상지로 설계를 하게 했다. 그리고 설계 심사에서도 해당 지지체의 녹지담당관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해서 질문과 답변을 하도록 해서 대상지의 이해도와 현실감을 높였다. 학생들의 발표를 통해서 느낀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 부지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가 생각보다 깊었다. 인문·자연·사회 환경과 역사·문화·전통 등에 대하여 조사하고 해석하며 만들어낸 주제와 가치 부여 역시 훌륭했다. 도시숲 설계 공모전이 해를 거듭하면서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모전의 의미와 가치를 더하게 했다. 또한 학생들이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지도 교수에게 질문과 토론을 통하여 많은 것을 얻어낸 것으로 보여 져서 교육의 효과도 느껴졌다. 공모전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질문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둘째, 자기 작품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 작품에 대한 발전과 발표력의 향상이다. 학생들이 발표를 하기 위해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팀원끼리 소통을 하다보면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를 더 많이 하게 되므로 작품의 완성도는 더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제한 시간 내에 작품에 담겨있는 가치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말솜씨와 제스쳐는 연습을 할수록 자연스럽고 설득력을 가진다. 학생 때 대한민국 정부청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표를 한 경험은 앞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소중한 경험이 되며 자신감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셋째, 설계 작업을 통해서 얻은 공동체 의식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으며, 안다고 하더라도 단편적이었던 지식이 협업과 소통을 통해서 한층 배가된 결과물을 얻어낸 경험이 됐을 것이다. 학부 고학년이 주축이 된 공모전 참가는 졸업하기 전에 그동안 배웠던 지식을 총 동원해서 표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그 의미도 클 것으로 생각한다.

조경업계에서는 대학생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않고 졸업해서 당장 써먹을 수 없다고 하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사원채용 시에 신입사원보다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추세가 있다. 학생들이 공모전을 통해서 실무 경험을 익힌다면 업계의 요구사항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대학의 교수들도 교육의 방향과 커리큘럼 조정 시 참고를 해주기 바란다.

본사에서도 각종 공모전과 경기를 통해서 신진 조경인들이 발전과 사회진출을 도울 것이며 자료와 정보공개 등으로 뒷받침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근래에 젊은이들이 어려운 것을 배우려 하지 않아서 기술의 연속성 유지가 어렵다는 분야가 많은데 조경분야 만큼은 기술과 경험이 누적되고, 그 가치의 발휘로 온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

금번 제 8회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 공모대전에서 보여준 학생들의 싱그러운 발표를 보면서 밝은 조경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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