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공간과 조직, 개발과 재생, 건축과 기술, 도시 환경, 도시 경영과 연대 등은 우리 시대가 다시 물어야 할 중요한 도시의 의제다. 역사와 전통, 경제와 문화, 정치와 이념 등 도시를 만드는 모든 요소가 뒤섞인 도시인 서울에서 이런 논의 마당이 열린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Seoul Biennale of Architecture and Urbanism, 서울비엔날레)’를 내년 9월 1일부터 11월 5일까지 66일 동안 돈의문 박물관 마을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연다고 밝혔다.

‘도시건축’ 분야의 글로벌 학술·전시 축제가 될 제1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을 약 1년 앞두고 서울시가 초대 공동 총감독으로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와 알레한드로 자에라-폴로(Alejandro Zaera-Polo)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임명하고, 주제와 주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제1회 ‘서울비엔날레’를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공유도시(Imminent Commons)’다.

▲공기 ▲물 ▲불 ▲땅의 네 가지 공유자원과 ▲감지하기 ▲연결하기 ▲움직이기 ▲나누기 ▲만들기 ▲다시쓰기의 여섯 가지 공유양식으로 구성된 ‘공유도시론’을 제안하고, 이 열 가지 공유(Ten Commons)에 기반을 둔 새로운 도시건축의 패러다임을 탐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개발주의 정책을 넘어 ‘공유도시 서울’ 비전을 선포하고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수평적 거버넌스, 지속가능성, 서울형 경제민주화 등을 실천해오고 있다.

시는 “세계의 도시들은 20세기 도시건축을 지탱했던 경제, 사회, 기술 체계가 변하고 대량생산, 대량고용, 대량소비의 고리가 끊어지면서 자연과 인공, 공공과 사유의 구분이 흐트러지는 과정에 있다”며 “2017 서울비엔날레는 도시문명의 미래를 공유도시에서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총체적 현상인 도시건축을 통해 세계 도시의 현안을 논의하고 미래 도시에 대한 담론을 생성하며, 서울이 당면한 이슈에 대해 시, 전문가, 시민들이 소통·협력해 창조적 대안을 자유롭게 제안하는 자리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서울비엔날레’ 프로그램은 크게 주제별·도시별 전시와 연구와 콘텐츠 개발의 지속적 활동이 연중 이뤄지는 ‘서울랩(Seoul Lab)’으로 진행한다.

전시는 열 가지 공유 요소를 다루는 ‘주제전’과 세계 도시들의 공공 프로젝트를 다루는 ‘도시전’이 비엔날레 기간 동안 열린다.

서울랩(Seoul Lab)은 서울비엔날레의 싱크탱크로서 현장프로젝트, 국내·외 대학의 연구를 이어주는 국제설계스튜디오, 시민 참여 워크숍, 공유도시 지도 프로젝트, 정보플랫폼, 영화영상 프로그램 등 다양한 민·관·학 협업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가 어떻게 서울 또는 다른 세계 도시에 적용 가능한 지를 실험하고, 그 결과를 도시 주제전과 연계해 전시할 예정이다.

공동 총감독으로 임명된 배형민 교수(국내)와 알레한드로 자에라-폴로 교수(국외)는 총괄 기획, 세부 프로그램 운영계획 수립,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 등을 맡는다.

배형민 교수는 세계 건축계 최대 행사 중 하나인 베니스건축비엔날레에서 두 차례(제12회, 제14회) 한국관 큐레이터와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수석 큐레이터를 맡은 바 있다.

알레한드로 자에라-폴로 교수는 스페인 출신의 국제적인 건축가로, 영국 런던올림픽 주경기장, 일본 요코하마 국제여객터미널 등을 설계했다. 현재 건축설계사무소 ‘AZPML’의 대표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서울이야말로 현대 도시들의 급속한 도시화, 거대화, 혼성화, 압축화, 그리고 긴장을 모두 보여주는 도시 변화의 대표적 도시로서 새로운 현대적 도시건축비엔날레를 선보이기에 이상적인 장소라고 밝히며 비엔날레 개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홀수년마다 9월~11월 열리며, 2017년이 첫 개최다.

특히 서울비엔날레는 ‘도시’에 주목, 도시관을 설치하고 도시학과 도시 디자인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국가·작가별 작품을 중심으로 한 다른 비엔날레와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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