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960~70년대 폭발적인 경제성장에 따른 차량 증가로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해 건설했으나, 현재는 도시구조와 교통 패러다임의 변화로 애물단지가 된 서울시내 고가차도 8곳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헐어낸다.

고가차도는 공중을 가로지르며 도시미관을 해치고 지역단절과 상권 위축을 가져오는 등 부정적 영향이 많아 주민들 철거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또 차도가 좁아 중앙버스전용차로 운용이 어렵기 때문에 최신 교통정책을 능동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점도 있다.

1968년 처음 개통한 아현고가를 시작으로 조성·관리해 온 101개의 고가차도 중 2002년 떡전고가차도부터 2015년 서대문고가차도까지 18개를 헐어낸 데 이어, 나머지 83개에 대해서도 철거·존치 여부 등을 검토하는 용역을 실시해 8곳을 더 헐어내기로 했다.

철거대상 고가는 ①한남2고가 ②구로고가 ③노들남고가 ④노들북고가 ⑤선유고가 ⑥사당고가 ⑦강남터미널고가 ⑧영동대교북단고가다.

공사는 ▲1단계(17년)-한남2고가, 구로고가 ▲2단계(18년)-노들남·북고가, 선유고가 ▲중장기(21년)-사당고가, 강남터미널고가, 영동대교북단고가 등 3단계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단 18년 이후 철거계획 일정은 주변개발계획 추진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나머지 75개 고가차도는 주변여건 변동이 없는 한 유지할 계획이다. 이들 고가차도는 자동차전용도로, 연장 500m 이상의 간선도로, 철도횡단을 위한 고가차도이거나, 차도로 연결된 두 지역의 높낮이 차가 커서 헐어내면 도로연결이 불가능한 곳들이다.

한편 고가차도가 철거된 자리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신설되거나, 차로가 늘고 횡단보도가 놓이는 등 탁 트인 쾌적한 경관을 배경으로 보행중심의 교통환경이 조성된다.

시는 철거 및 공사에 앞서 이웃 지역 교통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광역적인 교통 시뮬레이션을 실시, 교통신호체계 개선 등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고가차도는 과거 경제성장 시기에 교통혼잡을 줄이는 몫을 담당했지만, 최근 보행중심 공간이 시민과 시대의 요구가 되면서 철거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8개의 고가차도가 추가로 철거되고 나면 주변환경이 정비되고 그동안 고가 그늘에 가려 있던 지역 상권이 활성화됨은 물론, 출퇴근시간이 단축되고 시민 도보공간이 넓어져, 보행중심도시 서울로의 도시공간 재편에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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