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친 심신 ‘도보투어’로 추슬러 보자

참으로 야속하게도 지칠 줄 모르던 무더위가 그래도 23일 처서가 지나고 가을 문턱으로 들어서는 9월이 오면 한풀 꺾이지 않을까. 지루한 더위에 지친 심신을 ‘서울역 도보투어’를 통해 추슬러 보는 것도 ‘힐링’의 한 한 방법이겠다.

‘서울역 도보투어’는 여럿이 함께 서울역 일대를 산책하며, 주변 건물과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서울의 이야기를 듣는 산책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외국인 코스와 어린이가족 코스를 추가, 6개 코스로 확대 개편해 가족 또는 이웃주민들과 함께 참여한다면 더 의미가 있지않을까?

장소와 테마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는 6개 코스를 미리 알아보고 자신에게 알맞은 코스를 찾아가 보자.

▲외국인 대상 서울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외국인 관광코스’(매주 화 10:00~12:00)

서울역에서 출발해 남대문교회, 스퀘어가든을 거쳐 서울성곽과 백범광장으로 올라가 숭례문, 남대문시장으로 내려오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코스다.

서울의 대표적 관광지를 함께 걸으며 다양한 스토리와 역사에 대해 전달할 예정이다. 해설은 영어로 진행한다.

▲낡은 멋스러움을 간직한 근대건축물과 만남 ‘중림·충정 코스’(매주 수 10:00~12:00)

중림·충정 코스는 근대화 시기 서울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과 오래된 건축물들을 살펴보며 역사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코스다.

서울역에서 중림시장, 약현성당을 거쳐 성요셉아파트, 호박마을을 지나 이명래고약방과 충정각, 충정아파트를 둘러본 후 선교교육원에서 해산한다.

서소문이 내려다보이는 약현이라는 언덕 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 ‘약현성당’과 1900년께 미국인 맥란렐이 한국에 머물려 건축한 주택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들어선 ‘충정각’까지 세월이 변하며 더욱 기품가득한 곳으로 변한 장소들이 가득하다.

▲오래된 추억만큼 놀라운 사연이 가득한 ‘청파·공덕 코스’(매주 금 10:00~12:00)

청파·공덕 코스는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서울역 서부지역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코스다.

서울역에서 서부역을 지나 국립극단, 개미슈퍼를 거쳐 적산가옥과 만리시장을 통과하여 배문고등학교, 연화봉, 마루보시촌, 성우이용원, 효창공원으로 이어진다.

과거 기무사 수송대로 사용되었던, 학교형태의 새빨간 건물이 특징인 ‘국립극단’과 100년 넘게 동네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개미슈퍼’, 마치 드라마 세트장과도 같은 90년간 이발소로 운영 중인 ‘성우이용원’ 등 독특하고 귀가 쫑긋할 만한 이야기가 있는 곳들로 이뤄져 있다.

▲역사 속 위인들 업적과 삶을 엿볼 수 있는 ‘어린이·가족 코스’(매주 토 10:00~12:00)

어린이·가족코스는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역사 속 인물들을 중심으로 알기 쉽게 해당 장소를 설명하는 코스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서울역광장(강우규 의사)을 지나 남대문교회(알렌 선교사), 서울성곽(태조 이성계)으로 올라가 백범광장(백범 김구 선생)을 거쳐 안중근기념관(안중근 의사) 내부를 관람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특히 한쪽 손에 폭탄을 들고 비장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서울역광장에 서있는 강우규 의사의 동상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진한울림의 감동을 전해준다(당시 65살 나이에 조선 총독 사이코 마코토에게 폭탄을 던진 의사).

▲서울역 서쪽에 있는 청파·만리·중림동을 둘러보는 ‘서울역 서부 코스’(매주 토 16:00~18:00)

서울역 서부 코스는 서울역에서 국립극단, 개미슈퍼를 거쳐 만리재로를 타고 올라가 손기정체육공원(내부관람)과 약현성당까지 가는 코스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서쪽 지역 역사와 문화를 두루두루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서울역 동쪽에 있는 봉래·회현·동자동을 둘러보는 ‘서울역 동부 코스’(매주 토 19:00~21:00)

서울역에서 세브란스빌딩을 지나 남대문교회, 스퀘어가든, 서울성곽까지 올라간 뒤 백범광장을 거닌 후 안중근기념관을 살펴보고 숭례문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다양한 코스들 중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성우이용원’은 1927년부터 현재까지 한곳에서 무려 3대째 대를 이어온 이용원이다. 성우이용원 건물만 하더라도 200년이 넘었다. 성우이용원 3대 주인장인 이남열 사장은 도보투어를 하며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귀찮은 내색 하나 없이 “이것이 오래된 이용원을 운영하는 내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며 참여자들의 질문도 받아주고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눈다.

서울시는 도심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울역 일대 지역을 재발견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시민들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서울역 도보투어’ 프로그램을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20회 넘게 진행했으며 약 300명 정도가 에 참여했다.

도보투어 시간은 약 2시간 정도로 걷기에 무리가 없는 초등학생 이상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준비물품은 특별히 없으나 답사에 필요한 개인용품(물, 모자, 편한 신발 등)을 준비하면 좋다.

참가신청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http://yeyak.seoul.go.kr/)에서 해야 하며, 참가비는 없다. 단체신청이나 자세한 문의사항은 윤인주 대표(anyoungseoul@gmail.com)에게 물어보면 된다. 평일 단체신청은 원하는 시간대로 협의도 가능하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서울의 중심, 서울역 주변을 지역주민들 또는 가족들이 따로 시간을 내어 함께 걷는다는 것은 바쁜 일상 가운데 긍정의 에너지를 분명히 얻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며 많은 시민들 관심과 참여를 촉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