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세 번씩이나 거론하는 것이 독자들에게 매우 식상하거나 진부할 수 있다는 부담은 가지게 되지만 두 번째 칼럼 이후의 상황 전개가 여기까지 오게 됐다. 사회적 이슈를 제기한 만큼 마무리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음을 밝히며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기초로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두 번의 칼럼에 공감을 해준 독자들의 의견과 제보가 소중해서 이것을 알리고 싶었고 예기치 못한 송파 파크하비오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항의와 걱정을 그냥 접어버리기에는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송파 파크하비오는 말 그대로 강남 최대 규모의 복합주거단지로 조성됐다. 2013년 6월에 건축허가와 건축심의가 승인되어 얼마 있으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사업지와 인접해있는 문정법조타운에는 법원과 등기소, 경찰청, 미래형업무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파크하비오의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분양이 완료되고 주위의 부동산에는 많은 거래가 성행중이다.

독자들의 첫 번째 이슈는 이렇게 중요한 위치에 어떻게 이런 건물이 들어오도록 허가를 해줬는지 한심하고 분개하는 의견이었다. 그 중에 한 독자가 해외사례로 보내온 내용은 깜짝 놀랄만한 사진이었다. 구 동독의 아파트 건물(사진 1)은 파크하비오 오피스텔 입면을 연상하기에 충분했다. 동베를린의 방호 목적이 합쳐진 건물은 어두운 시절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동베를린의 겨우 9층 건물도 방호벽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송파 파크하비오는 19층 건물의 연속이다.(사진2)

송파 파크하비오는 독일의 한인 건축가 이은영 씨가 입면 설계에 참여했다고 홍보를 했는데 독일의 슈트트가르트 도서관과 같은 이미지라는 말을 듣고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개발사업자 주도의 사업에서 설계자의 의도는 홍보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속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파크하비오의 입면과 독일 도서관의 외관이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9층 단독건물과 초고층의 초대형 건물을 같은 개념으로 봐주기가 어렵다. (사진3,4,5,6 슈트트가르트 도서관의 내 외부)

전체 단지의 배치도와 조감도를 보면 겉보기에는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눈속임에 의한 장난임이 드러나 보이는데 심의 과정에서 경관에 대한 주의를 못했는지 안했는지 묻고 싶다. 배치도는 오피스텔 지붕이 녹색으로 칠해져서 존재감 없이 가려져 보이고 조감도에서는 오피스텔 간 간격이 넓어서 지금의 모양을 상상하기 어렵게 했다. 한마디로 그림의 눈속임이 통했다는 느낌이 든다. (사진 7,8 배치도 조감도)

앞서 지적한 현상에 대하여 아파트 입주자를 비롯하여 주위의 시민들과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느끼는 부담감과 압박감을 어떻게 해소 할 것인가가 최대의 과제로 남았다. 다시 독자와의 대화로 돌아가면 “외국의 대도시에는 모양이 같은 건물은 도시 미관을 위해서 건축허가를 안내준다. 서울이 그러지 못하는 것은 몹시 아쉽다. 파크하비오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벽면녹화와 그래픽 등으로 시선을 완화해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는 의견을 나눴다. 사업시행자가 지금의 답답한 경관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투자를 더 해준다면 서울의 어두운 흉물 이미지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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