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도시농업의 열풍이 몰아치더니 관련법도 생겨서 여러 의미로 순기능을 만들어내고 있다. 뒤이어 정원에 대한 관심도 깊어지고 있다. 정원세미나와 교육을 여러 곳에서 시행하고 있고 정원답사 여행도 생겼다. 또한 정원 소유자도 혼자만의 정원이 아니고 오픈가든 개념의 이벤트와 마음을 공유하고 있어서 국민정서 함양에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월간 가드닝’을 함께 발간하고 있으며 ‘코리아가든쇼’를 매년 개최하는지라 정원에 대한 행사나 이벤트가 있으면 열일을 제쳐 놓고 가는 형편인데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에서 주최한 ‘2016 정원디자인 아카데미’를 들여다 볼 기회를 가졌다. 정원교육도 많고 관심있는 학생들도 많은 터라 이번 기회에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2주일 동안 진행된 교육은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우리시대의 정원과 가드닝이란 주제로 한 기조 강연이고 둘째, 정원디자인 이론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고 셋째, 정원 자재와 조성방법에 기초한 정원설계 및 시공 실습이었다.

기조 강연인 ‘정원 생활화의 길’과 ‘우리시대의 정원문화’ ‘생활 속 정원문화:지하정원’은 정원의 깊은 내막을 알게 하기 위한 큰 그릇을 만드는 동기부여가 되었고 정원 디자인 이론의 ‘현대정원문화의 성찰과 지평’ ‘서양정원에 대하여’ ‘한국 정원디자인 및 시공 사례’ ‘일본정원의 특징과 귀진원 소개’는 정원을 만드는 목적과 주제를 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앞의 두 부분은 정원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기 위한 기본과정으로 필수적인 덕목으로 보인다.

정원설계 및 시공의 ‘정원디자인 방법 및 설계 디테일’과 ‘소규모 정원의 견적산출과 자재수급’은 정원조성의 하드웨어 격인 실습을 하는 것으로 교육의 결과를 남기는 정원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필자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정원에 대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작품을 완성을 할까? 하는 것이었다. 짧은 교육과정에서 얻어진 지식과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이 변변치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깨게 하는 표현이 본 칼럼을 쓰도록 만들었고 앞으로 정원 교육의 방향성을 생각하게 했다.

금번 정원디자인 아카데미의 주제는 '정원을 생활하게 하라'였는데 한 팀의 정원 조성과정을 추적해 봤다. 교육생들은 주제에 맞게 ‘일상의 정원을 누리게 하라, 항상 볼 수 있는 정원’을 주제로 삼았다. 주제를 해석한 방식도 흥미로웠는데 거실의 중요한 행태와 필요한 공간을 분석하고 공간별 생각흐름을 나열하고 도식화 해나갔다. 4명으로 구성된 팀원이 각자 구상안을 만들고 그 아이디어를 종합하여 1차 구상안을 도출해냈다. 토론을 거쳐 최종 구상안을 만들었고 다시 설계안을 2차에 걸쳐 최종 설계안을 확정했다.

디자인구성 과정을 보면 디자인도출, 형태에 따른 디자인을 해서 초기모델링을 만들고 식재계획을 3차에 걸쳐 검토를 했다. 정원 자재 조달을 위한 시장조사는 양재화훼단지, 과천화훼단지, 건재상, 페인트상 등을 다녀온 데이터를 근거로 견적을 산출했다. 그리고 자재구입부터 부지정지, 시설물설치, 포장, 식재, 마무리까지의 과정을 공정표를 작성하여 시행을 했다. 이어 시공계획서를 작성하고 그에 맞추어 정원을 만들었다. 시공 후에는 SNS를 활용한 실태파악을 하여 이용자와 소통을 하고 일회성 이용이 아닌 장소성을 부여하여 추억이 될 정원으로 관리목표를 정했다.

정원 전문가에게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일수 있겠지만 본 칼럼을 읽어주는 다양한 독자층을 감안한 것이므로 이해를 구한다. 정원을 만드는 일이 특정 기술자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개방된 일이라고 생각되며 기왕에 정원 만들기에 참여하려면 최소한의 정원에 대한 인식과 의식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금번 정원디자인 아카데미의 교육생은 대부분이 조경전공 학생이었지만 몇몇 일반인과 모 대학 원예학과 교수가 참여한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든다. 정원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생활화 돼서 정원을 통해서 행복해진다면 누가 정원을 만든 것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말이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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