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기존 해방촌 지역의 산업기반이었던 니트(편직)산업을 재조명, 청년 유입과 함께 활발해지고 있는 예술공방과 결합해 특성화를 추진하고, 낡고 어두웠던 시장의 물리적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섰다.

1970~80년대 니트산업이 활발해지면서 수많은 인파로 번성했지만 기계 자동화 등으로 지역산업이 쇠퇴하고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지금은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용산구 해방촌 오거리 ‘신흥시장’이 내년 초 주민생활과 예술이 공존하는 해방촌 대표 ‘아트마켓’으로 50년 만에 제2도약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 해방촌 ‘신흥시장’을 종합 재생해 재래시장 활성화를 통한 도시재생 모델을 만들고, 다른 지역으로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해방촌(용산구 용산2가동 일원, 면적 33만2000㎡)은 서울시의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중 한 곳으로 ‘신흥시장 활성화’는 해방촌 도시재생 주민협의체가 주축이 돼 지난해 12월 주민설명회를 통해서 선정한 마중물 사업 8개 중 하나다.

신흥시장 환경 개선은 서울시가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초까지 완료한다.

칙칙하고 어두운 시장 분위기의 주범이었던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 하늘이 보이는 시장을 만들고, 도로 포장, 배수시설 정비, 이벤트·휴식공간 조성, 디자인 간판 및 조명과 CCTV를 설치한다.

물리적 환경 개선과 함께 지역주민 조직인 ‘해방촌 도시재생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신흥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논의 중이다. 시장 내 빈 점포를 예술공방, 청년 창업공간 등 앵커공간으로 조성해 예술과 젊음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해방촌 지역 내 젊은 예술인과 디자이너, 과거 해방촌의 대표 산업이었지만 지금은 소수업체만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니트산업 종사자 등에게 시장 공간을 싸게 임대하고, 이들이 재능기부 등을 통해 시장 활성화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때 서울시가 건물주에 최대 3000만 원 리모델링비를 지원하는 대신 5년 이상 임대료 인상을 자제하는 ‘서울형 장기안심상가’ 도입을 검토해 이들이 상권을 활성화시켜놓고 내쫓기는 일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25일에는 박원순 시장이 해방촌에서 ‘도시재생 현장 시장실’을 열어 올 연말 수립 예정인 해방촌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 대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서 마을기업인 다사리협동조합이 운영 중인 전통장 숙성현장과 신흥시장 등을 둘러봤다.

박 시장은 “신흥시장은 60년대 초 판자촌이 밀집한 해방촌에 만들어져 50여 년의 추억을 간직한 서민의 삶의 터전이었다”며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뜨는 동네가 된 해방촌이지만 여전히 노후 저층주거지와 신흥시장은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이번 현장시장실을 통해 들은 주민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주민이 원하는 도시재생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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