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현(7월 6일)
제주에 씨토포스와 이공가를 오픈한지 벌써 9개월이 지났다. 다양한 제주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육지(?)사람들이 찾아왔다.이제 식구도 네 명이나 되고 제주 정원일도 잘 진행된다.
그런 가운데 만난 한 고객으로부터 원룸과 일점오룸 48세대의 건축과 외부조경 디자인 의뢰를 받고 원룸을 원하는 매입자의 입장으로 디자인 한 것이 이제 정리가 되었다
건축심의는 원안으로 가결되고 이제 건축허가를 들어간 상태다. 8월말이면 실시설계가 끝나고 9월부터 시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공원건축의 참여와 예건 사옥과 공장, 길동생태공원 반딧불이 체험관 등의 건축디자인 경험으로 들어진 제주 한림의 협재해수욕장 인근 긍능리에 만들어질 원룸 48세대와 유리정원 이미지를 스케치업으로 만들었다.
원룸이지만 내가 꼭 살고 싶은 집이라 생각하고 인테리어와 조경도 함께 잘 만들어서 입주자들이 정말 좋아하는 집을 제공하고 싶다
시공도 직접하게 되어 더 기대가 된다.

온수진(7월6일)
아쉽지만 국토부는 공원분야에 전문성이 없다. 정부에서 공원을 지자체 책임으로 넘기고 뒷짐진 기간만 50년에 달하니, 당연히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웠을 터. 대신 지자체들은 그 기간 돈과 인력을 투여하며 전문성을 키워왔다(정반대로 그린벨트는 정부가 더 책임지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용산공원은 헛발질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용산공원 현 추진시스템은 여의도공원, 월드컵공원, 청계천 등 공공공간 조성이라는 사업브랜드를 서울시장이 정치적으로 독점한데 대한 반작용으로 (정부 주도로) 짜여진 것이다. 땅값(평당 3천이면 2조원)에 공사비(최소 1500억)에 향후 관리비(최소 연간 150억)까지 정부에서 모두 낸다니, 서울시(민)는 가만히 앉아 로또 맞은 셈이긴 하다.
욕심으로 인해 큰 비용은 치뤄야 하는데, 재미는 누가 보게 될런지... 결론은 지금이라도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론 전문성에 맞춰 제자릴 찾아가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김도균(7월 5일)
어제 제주도에서 박상길 선생님과 이용국 사장님 그리고 나 3명이서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처럼 바쁘지 않게 제주도 초원식생maedow plants를 답사하였습니다. 20여 년 전에 보았던 초원은이제 거의 도시화, 리조트화, 산업단지화 되어 버리고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우리 3명이서 아주 작은 공간에서 부터 큰 공간에서 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고, 토론하였고,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자연에서 공부한다는 것이 이런 즐거움이 있나 봅니다.
제주도 초원을 찾아다니다가 오래 묵은 덤불숲속에서 식물들이 각기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들을 보고 있습니다. 길가에 인간이 심었던 식물이 사라져 가버리고, 오랫동안 인간의 간섭이 진행되어 온 작은 가로녹지에서 ‘자연스레’ 들어온 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봅니다.
<중략~~>
박상길 선생님은 식물의 생리, 생태뿐만 아니라 인간이 느끼는 미학과 철학에 대해서도 자주 말씀을 하십니다. 교과서에서 보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식물의 잎, 줄기, 꽃, 열매의 배열에서 이 식물들 삶의 영역을 말씀해 주십니다. 그 식물들이 왜 가지를 벌리고 있는지, 꽃과 열매 맺는 시기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이 식물이 우리 인간에게는 어떻게 이용될 것인지에 대하여 말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정원이나 공원에 꽃을 보고 잠시 사진 몇 컷 찍고 휙 지나가는 그런 것이 아니라 더 식물의 세계를 들여다보게 합니다.
<중략~~>
오늘 또 다시 정신 못 차리게 하는 일이 많은데 어쩐지 이 글을 쓰면서 못다 돌아다본 제주도의 초원 속에 더 푹 빠져 있고 싶습니다. 오늘은 나도 인간으로서 최소한 이정도의 행복이라도 누려보고 싶습니다. 내가 고마운 분들을 만날 수 있고, 온전히 걸을 수 있고, 볼 수 있으며, 생각할 수 있는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과 내 신체에 대하여 감사해 보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박상길 선생님, 식사 잘하시고 늘 건강 하시고, 이용국 사장님 사업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Kwang-chun Ju(7월1일)
지난10개월간의 삼십여번의 비행(ㅋ)한 제주나들이(?)가 여행으로만 끝나지 않고 진행형으로 계속될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보상과도 같은 경기정원 문화박람회는 내게는 잠정적으로 마지막 박람회 참가가 되겠지만 이 모든 것이 계획적이었다고 말해두고 싶다. 그런 내게 기회를 준 "경기농림재단"에 감사드리며, 주어진 기간동안 많은 번뇌의 시간을 즐길수 있도록 하겠다! 다만, 왜? 네가 제주를..? 제주를 얼마나..? 이러한 불필요한 수식어가 붙는건 사양하겠다! 누구에게나 제주는 일상으로 같이할 가치가 있는 특별한 곳으로 남아주길 바라는 간절함에 겸허하고 순박하게 접근한 "설계프로젝트임"을 밝히며 나는 오늘도 제도판 앞에서 뭐라도 끄적인다.
-비 내리는 담백한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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