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쓰레기매립지하면 떠오르던 ‘난지도’가 이제는 환경 생태공원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는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의 생태계를 모니터링한 결과, 2000년 공원 조성 전 600여 종이 되지 않던 동식물이 2015년 약 1400여 종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했다.

서울시는 2002년 월드컵공원 개원 후 자연생태계 변화과정을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해, 쓰레기매립지 생태복원의 성과를 판단하고 생태적 공원관리에 대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해마다 자연생태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2015년에는 3월부터 12월까지 식물, 야생조류 등 6개 분야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억새, 모감주나무 등 356종은 공원 조성 이후 공원 생태계 다양성 증진 및 경관 개선 등을 위해 심은 종이다. 식물생태계의 건강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귀화식물은 공원 조성 직후인 2003년 116종에서 서양벌노랑이, 자주광대나물 등 78종으로 줄어들어 월드컵공원 생태계가 점차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버섯은 50종 이상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야생조류는 2000년 33종에서 2015년 90종으로 늘어났다. 산림, 초지, 수공간 등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다양한 새들이 찾아오고 있다.

박새, 물까치 등 텃새가 가장 많지만, 겨울철에는 되새, 밀화부리 등 철새들이 많이 찾아오고, 가을철 이동기에도 중간기착지로서의 구실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2015년에는 큰고니, 붉은배새매, 새매, 황조롱이, 원앙 등 천연기념물 5종과 새호리기, 새매 등 멸종위기종 6종, 물총새, 꾀꼬리 등 서울시보호종 9종이 발견됐다.

또 양서파충류로는 맹꽁이, 줄장지뱀 등 10종이 살고 있다.

멸종위기종 맹꽁이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중심으로 수백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참개구리, 청개구리는 공원 모든 지역에서, 한국산개구리(한반도고유종)와 옴개구리는 난지연못~난지천 수계에 서식하고 있다.

또한 과거 한두 차례 성체만 관찰되던 자라는 어린 개체들도 발견되어 안정적인 서식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육상곤충으로는 땅강아지, 홍점알락나비 등 15목 106과 386종이 발견됐다.

2014년보다 종수는 줄었으나, 목(目), 과(科) 수준에서 종류가 증가해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는 긍정적 현상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식물을 먹이로 하는 나비류와 달리, 남쪽지방에 주로 서식하며 애벌레를 먹이로하는 육식성인 바둑돌부전나비가 출현했으며, 노을공원에서는 좀청실잠자리, 노란잠자리 등 도심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잠자리들이 많이 살고 있다.

다양한 딱정벌레목 수서곤충 등 수서무척추동물 살고 있음이 확인됐다.

난지연못~난지천 수계에 수정또아리물달팽이, 꼬마줄날도래 등 57종이 서식하고, 하늘공원, 노을공원 습지에는 연못하루살이, 아담스물방개 등 73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계절별 변동이 큰 상황이지만 종수는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며, 딱정벌레목의 다양한 종들이 새롭게 확인됐다.

어류로는 각시붕어, 동사리가 새롭게 확인 됐다.

난지연못~난지천 수계에서 피라미, 긴몰개 등 19종의 물고기가 조사됐다.

민물조개에 알을 낳는 각시붕어와, 육식성 한국고유종으로 수컷이 돌 밑에 붙은 알을 지켜내는 동사리도 새로 발견됐다.

오진완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월드컵공원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환경·생태공원으로 생태계가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지만, 시민과 함께 월드컵공원의 생물종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