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보물섬 남해의 명암 :: 한국조경신문
2017.11.22 수 18:05 편집  
> 뉴스 > 종합 | 김부식 칼럼 | 경남
  문화, 녹색관광, 경남 남해군, 뚜벅이 투어, 섬이정원, 원예예술촌
     
[김부식 칼럼] 보물섬 남해의 명암
[402호] 2016년 06월 16일 (목) 12:28:34 김부식 kbs3942@latimes.kr

경남 남해군은 자칭 타칭 보물섬이다. 남해도와 창선도 2개 섬으로 이루어진 남해군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며 빼어난 해상경관과 청동기유적지, 태조 이성계의 기도처인 금산과 보리암, 이순신장군 유허지 등이 남해를 보물섬으로 칭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 남해 면적은 제주도의 1/5이 채 안되지만 해안선의 길이는 제주도의 1.2배나 되어서 아름다운 경관이 즐비하다.

오랜 세월동안 파도가 바위와 돌덩이를 갈아서 형성된 몽돌해안은 신이 빚은 예술품이고 바닷가에서 산기슭까지 층층이 조성된 다랑논의 경관은 섬 주민의 팍팍한 삶의 현장을 넘어선 예술 작품 같은 곳이다.

특히 370여 년 전 조성된 1500m 길이의 물건방조어부림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해안을 따라 바람과 해일을 막고 숲이 드리운 그늘에 물고기들이 많이 모여들도록 하기위해 조성한 이 숲(漁付林)에는 팽나무, 느티나무, 푸조나무 등의 상층목 2000여 그루와 하층목 8000여 그루가 반월형을 그리며 해안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남해의 보물은 현대에 와서도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1960년대 대한민국 근대화의 첨병이 된 독일 광부와 간호사 출신 교포들의 국내 정착을 위해 남해군이 조성한 독일마을은 전통적인 독일방식의 주택과 파독이라는 주제로 조성했으며, 특히, 파독전시관은 6,70년대 독일에서 어렵게 생활했던 파독 광부, 간호사의 발자취와 현재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2015년에 한국관광 100선으로 선정된 남해의 보물이 됐다.

지난주에 한국조경신문 뚜벅이가 다녀 온 독일마을 인근에 위치한 원예예술촌은 남해를 사랑하는 21가구의 주민들이 정성으로 만든 정원커뮤니티로 또 다른 남해의 보물이 되었다. 남해군이 조성한 택지가 분양이 안 되어 방치된 곳을 1990년부터 활동한 ‘한국손바닥정원연구회’ 동호인들이 주축이 되어 마을을 만들고 가꾸어서 유명한 관광 마을로 거듭났다.

새로운 남해의 보물이 조성됐다. 남해 고동산(바람이 불면 바위 사이에서 고동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자락에 다랭이 논을 이용하여 만든 ‘섬이정원’이 지난주에 개장을 했다. 1만4000㎡규모인 이곳은 민간정원 3호로 지정됐다. 지난 9년 동안 공을 들여 조성된 섬이정원은 다랭이 논의 돌담과 꽃이 만들어낸 색과 향의 조화가 극치를 이룬 곳이다. 다랭이 논은 남해 지역 특성상 땅만 파면 돌이 나와서 그것으로 담을 쌓아 논을 만들었고 장애물이 생기면 피하다보니 굴곡진 돌담이 형성됐는데 그것 자체가 보물이다. 지대가 높고 논농사가 더 이상 안 되어 버려진 이곳이 다시 보물로 재탄생한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다.’는 속담이 딱 맞는 곳이다.

남해의 오래된 보물 중 가천 다랭이 마을이 있다. CNN에서 2012년 한국에서 방문해야 할 아름다운 장소 50곳 중 3위로 선정된 곳이다. 가천 다랭이 마을은 바다를 향해 가파른 경사의 산비탈에 석축을 쌓아 108층이 넘는 계단식 논이 조성된 곳으로 걸을 때마다 풍경이 달라져서 봐도 봐도 끝이 없는 보석같은 곳이다.

사람과 자연의 합작품인 다랭이 마을에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문제가 생겼다. 유명 연예인이 운영하는 정체불명의 카페가 생기고 조용하던 시골마을이 들썩이며 이상한 2층 건물과 정적을 깨는 소음이 들어서고 있다. 수백 년 동안 조성되고 영위해온 다랭이 마을의 전통이 삽시간에 무너지고 있다. 실제 마을에 내걸린 다랭이 마을의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농업유산제도가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이 있고 UNESCO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복합유산이 있다.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이 2002년에 도입한 세계농업유산제도는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몇 세기에 걸쳐 발달하고 형성된 농업적 토지이용 및 전통적 농업과 관련된 문화, 경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농업시스템을 중시하고, 이를 지역자원으로 규정, 차세대에 계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허물어져가는 다랭이 마을을 보면서 어릴 적에 보았던 서울 성곽 돌을 빼다가 자기 집 담장을 쌓은 충격적인 모습과 겹쳐져 보인다, 남해군과 경상남도, 대한민국은 이래도 대한민국이 문화국가라고 내세울 수 있는가.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의 다른기사 보기  
ⓒ 한국조경신문(http://www.latimes.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닉네임 비밀번호 이메일
제   목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화훼유통센터 건립, 화훼산업 활성화
산림청, ‘2018 청년정원서포터즈’
‘경춘선 숲길’ 2.5Km 3단계
정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다 ‘생활정
건협 조경위원회, 설승진 신임위원장
성남시 탄천, 환경부 ‘생태하천복원
반려식물, 홀몸어르신 고독·우울감 치
울산환경교육센터, ‘자연환경해설사 양
한·터키 산림조합, 일자리창출 손잡다
마포 실버케어센터 설계공모 에이텍건

기술과 자재

빗물 저장하는 잔디블록으로 임대시대 개막
수년전 전국적으로 추진했던 학교 천연잔디운동장 사업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이용률이 높은 학교 운동장의 특성상 답압으로 인한 잔디의 고사, 유지관리의 한계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수많은 시민에게 개방된 서울광...
(주)한국조경신문|발행인 겸 편집인 정대헌|주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 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920호
전화 02)488-2554|팩스 0505-696-3114|이메일webmaster@latimes.kr|개인정보관리책임자 전성용|청소년보호책임자 차요셉
정기간행물등록번호 서울아00877(2007.4.16)|사업자등록번호 402-81-63670|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2011-서울송파-0472호
Copyright Korea Landscape Architecture Newspaper Co., 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