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숲길은 지난 2005년 6월에 개원한 서울숲 공원 이후 10여 년 만에 조성된 대규모 공원이다. 더욱이 기존에는 한강을 중심으로 공원이 조성되었으나 이번 경의선 숲길은 마포에서 용산에 이르는 선형공원으로 서울 도심을 관통하고 있어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순환 서울시 푸른도시국 공원조성과장을 만나 조성에 관한 배경을 들어 보았다.

▲ 오순환 서울시 푸른도시국 공원조성과 과장

경의선 숲길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 1906년에 개통된 경의선은 신의주까지 이어진 철로이다. 그러나 도시가 발달되면서 점차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서울 도심에 기차가 다니는 것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었다.

그러다 지난 2005년 경의선의 지하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지상은 유휴부지로 남게돼 서울시가 한국철도시설공단에게서 무상으로 제공 받아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2009년부터 계획을 수립하고 2011년에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2012년에 대흥동 구간을 완공하여 처음 개방을 한 후 2015년 6월에 연남동 구간, 그리고 올해 나머지 구간을 완공하게 됐다.

한강시민공원은 장장 36km에 달하는 대규모 공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의선 숲길은 선형공원을 도심에 조성한 것은 역사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

또 하나는 경의선은 100년이라는 역사와 함께 많은 추억이 깃든 철도이다. 이러한 일련의 내용들이 담겨 있기에 관에서 주도하기보다는 시민과 지역주민이 자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측면에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역협의체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공식 명칭은 ‘경의선 숲길 협의체’로 4개 구간별 지역 협의체가 운영된다. 연남동 구간은 연남지기, 와우교 구간은 와우교지기, 대흥과 염리동 구간은 대흥염리지기, 그리고 새창고개와 원효로 구간은 도원지기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이 지역 주민을 비롯해 문화 예술가, 지역상인, 지역 경제전문가들 등 총 40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1일 경의선 숲길 전 구간 개방 기념 행사도 이들 협의체에서 주도하여 진행될 정도로 각 협의체의 열성이 대단하다.

성공적인 공원 운영이 되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가?

서울시에서는 처음 경의선 숲길을 조성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지역 주민과 전문가, 그리고 상인들과 소통이라고 생각하고 포럼과 세미나,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왔다.

성공적인 공원 운영이 되려면 지속적으로 서울시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협의체와 끊임없는 소통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협의체 또한 이용하는 시민들과 소통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개방한 연남동 구간은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있는 홍대지역과 가깝다. 그렇다보니 다른 지역과 달리 다양한 세대가 함께 공존하면서 지역 상권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원이 조성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이제는 ‘연트럴파크’, ‘연트럴라이프’라는 별칭이 생겨날 정도로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다.

공존이 가능했기에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협의체가 지역 주민들과 협치를 통해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용자들 의식수준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데.

연남동 구간이 홍대 지역과 이웃해 있다 보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벌이는 일부 젊은이들의 과도한 애정 행각이라든지, 늦은 시간까지 공원에서 술을 마시며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등 일부 사람들의 몰지각한 행위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앞으로의 문제는 공원의 질서 등을 잡아가는 게 중요한 상황이다. 선진시민의식을 필요로 하지만 관이 주도하기보다 협의체를 통해서 질서를 잡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가 되는 것 같다.

초창기에는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되는 만큼 시민의식도 점차 나아질 것이라 보기 때문에 협의체에서 지혜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연남동 구간처럼 경의선 숲길은 도시재생 성공 사례가 될 만큼 주변의 인프라를 확실하게 구축한 상태다. 선형공원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횡과 종으로도 퍼져가면서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고 있다.

각 구간 별로 옛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각종 조형물도 세워져 있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의 공간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 본다. 참고로 지난해 외신기자들과 연남동 프레스투어를 했는데 외신기자들이 놀라워하며 연신 감탄을 해 외국 관광객 유치 경쟁력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각 구간별로 히스토리월(History Wall)을 세워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있으며,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조성된 조형물이나 조각상, 그리고 해당 구간별로 자율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문화 예술공연을 통해 관광객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원이 형성될 것이라 생각한다.

숲길 조성에 앞서도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가 심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홍대입구를 비롯해 강남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등 최근에 낙후된 곳이 개발되면서 원주민과 예술인, 상인들이 밀려나가는 일이 발생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물질위주로 사업이 진행되다보니 그러한 일이 발생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주민들이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무조건 건물이나 임대료만을 올린다면 단기간에는 조금 더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지역발전은 물론 개인의 수익도 보장받을 수 없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의선 숲길에 대한 우려도 충분히 이해를 한다. 하지만 어디가나 일종의 성장통을 겪기 마련이다. 대기업들 자본이 유입되어 갑자기 확장되는 분위기는 좋은 현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작은 카페와 공방들이 생겨나고 함께 공존하고 공유하며 점진적으로 바뀌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경의선 숲길 주변의 상권도 성장통을 겪을 것이라 보지만 이것이 길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