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코리아 가든쇼의 꿈
[김부식 칼럼] 코리아 가든쇼의 꿈
  • 김부식
  • 승인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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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가든쇼가 지난주까지 17일간 전시를 하고 2017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비록 3회 차의 짧은 연륜이지만 정원의 대중화와 산업화 그리고 작가들의 브랜드파워를 얻기 위한 걸음걸이로는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자평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외국 정원산업 관계자들과 교류가 있었다. 또한 서울과 경기도의 정원전문교육을 받은 해설사들이 관람객들에게 정원의 가치와 작가의 정원디자인 의도를 재미있고 심도 있게 해설을 해줘서 정원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그 밖에 전시 기간 내내 자리를 빛내준 작가들과 정원해설사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K-가든’이라는 주제가 처음에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옛 선조들의 정원 풍류가 현대에서 어떻게 재탄생할지 궁금하기도 했고 한국적 정서가 정원에 잘 표현이 될지 걱정도 됐다. 왜냐면 현대정원의 양식이 워낙 다양해서 무엇을 한국 대표정원이라고 해야 할지 고민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기우라는 것을 알았다. 10명의 작가들이 기왓장, 돌담, 풍경소리, 대청마루, 한글, 처마의 낙숫물까지 재현시키며 재미와 스토리가 곁들어진 멋진 문화와 치유의 공간을 창조해줬기 때문이다.

코리아 가든쇼의 시작의 모티브는 영국 첼시 플라워쇼를 비롯한 해외의 정원 이벤트였다. 그 중에 첼시 플라워쇼는 우리나라의 무명작가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2년 연속 최고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남겨서 찬사와 부러움의 이벤트로 자리매김 하고 있어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됐다.

해마다 5월에 열리는 첼시플라워쇼는 야외정원, 실내전시장, 정원용품판매장의 3개 구역으로 구성되며 야외정원은 다시 쇼 가든, 프레쉬 가든, 아티즌 가든의 3개의 분야로 나뉜다.

5일간의 전시 기간 중 2일은 RHS(영국왕립원예협회) 회원들이 먼저 관람하고 나머지 3일은 일반인이 관람하는데 입장료가 43파운드(약 8만3000원)가 되며 선착순 20만 명에게만 판매를 한다. 첼시 플라워쇼의 역사와 규모에 감탄할만하거니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한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방문하여 정원의 가치와 품위를 높여주는 것이 너무 부럽다.

고양국제꽃박람회의 CEO는 “올해 코리아 가든쇼가 고양국제꽃박람회의 질적 수준을 높임과 동시에 정원문화라는 새로운 콘텐츠 확산으로 관람객들에게 생각의 폭을 넓혀주었다.”는 호평을 했다.

또한 “코리아 가든쇼를 고양국제꽃박람회 기간에만 개최하는 방식을 벗어나 독립된 코리아 가든쇼로 확대하는 방안 등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가든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에 별도의 장소에서 코리아 가든쇼가 확대된다면 정원의 종류도 ‘베란다 정원’, ‘옥상 정원’, ‘전원주택 정원’, ‘마을 정원’ 등의 여러 분야로 나뉘어서 정원을 만들어보고 정원용품 판매와 홍보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희망을 가져본다.

몇 년 전에 도시농업의 열풍이 불었다. 관련법도 생기도 지자체마다 담당부서가 생겨서 행사도 하고 각종 지원도 많아졌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도시농업은 찻잔 속의 돌풍처럼 더 이상 확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도시농업박람회가 수시로 열리고 있지만 초기의 열풍이 아닌 건강한 먹거리 공급과 교육 등의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다.

도시농업 이후에 관심이 집중된 정원은 우리 생활 속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해되고 삶의 로망의 하나처럼 인식돼서 정원 붐이 일고 있다.

세계적 대 문호인 헤르만 헤세는 일생동안 정원을 가꾸며 살면서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정원 일의 즐거움’ 이란 책도 냈는데 전쟁으로 피폐해진 삶 속에서 당시의 문학 흐름과 다른 자기만의 세계를 발표할 수 있었던 힘은 모두 정원에서 이루어졌다고 고백했다.

코리아 가든쇼가 꿈꾸는 정원은 영국의 첼시 플라워쇼나 프랑스의 쇼몽 가든쇼처럼 화려하고 거창하게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아니다. 헤르만 헤세가 말한 “가드닝(정원 일)은 혼란과 고통에 찬 시대에 영혼의 평화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한 것처럼 ‘현대의 거칠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 지친 우리의 영혼을 가드닝을 통해서 위로받고 치유 받게 하는 것’이 코리아 가든쇼의 꿈이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
김부식 kbs3942@latimes.kr 김부식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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