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 남동부에 있는 미야자키시는 태평양과 접해 있다. 아열대성 수목과 꽃이 연중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미야자키는 ‘태양과 신록 대지의 정원도시’로 초록이 지지 않는다.

미야자키시는 시민의 자원봉사와 행정청이 힘을 합해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한 도시로도 유명하다. 미야자키시와 시민들은 ‘365일 꽃이 넘치는 마을 만들기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984년 시 승격 60돌 기념 사업으로 시작했으니, 벌써 30년이 넘었다.

“시민들이 꽃이 넘치는 정원도시 만들기 사업을 자발적으로 시작했고, 지방정부가 시민운동을 지원하고 있어요. 이 운동은 일본과 세계에 화제를 불러 일으키면서 꽃과 정원이 미야자키시의 새로운 관광자원이 됐습니다.”

니이나 레이코 ‘오픈가든 선플라워 미야자키(선플라워)’ 회장의 말이다. 니이나 회장은 선플라워 회원 17명과 함께 한국 푸르미회의 초청으로 13~15일까지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정원가꾸기 자원봉사단체인 푸르미회는 지난 2012년부터 일본 선플라워와 ‘한·일 꽃문화 교류회’를 올해로 5년째 이어오고 있다.

“꽃과 정원을 주제로 일본과 한국의 시민단체가 5년 동안, 1년에 두 번씩 상호방문을 하면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지난달 구마모토 지진 때에는 푸르미회 김영재 회장님이 전자우편으로 안부를 걱정해 주셨어요. 5년 동안 만남을 이어오면서 이제는 정말 가족같은 느낌이에요.”

니이나 회장은 일본 꽃 모임 꽃마을 만들기 어드바이저고, 미야자키시 ‘꽃과 녹색의 미야자키 만들기 콩쿠르’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 가정원예보급협회 인정 그린 어드바이저로서 일본 내 정원문화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전국 꽃만들기 콩쿠르’에서 농림수산장관상을 받았다.

“우리 선플라워는 2001년 꽃과 정원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만들었어요. 비영리공익재단(NPO)이지요. 우리 목표는 ‘꽃의 마을 만들기’입니다.”

선플라워의 현재 회원 수는 160여 명이다. 봄과 가을 연중 2회 회원들의 집을 공개하는 ‘오픈가든(Open Garden)’ 행사를 연다. 이 행사는 이제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축제로 발돋움했다.

선플라워 회원들은 오픈가든 가이드북을 만들어 판매한다. 가이드북에는 기부하고, 후원하는 기업의 광고를 싣는다. 판매 수익금은 선플라워의 살림살이에 보탠다. 여기에 미야자키시가 연 23만 엔 가량을 예산으로 지원한다.

올해 미야자키 오픈가든 행사는 10월 8일 열릴 예정이다. 이 행사에 한국 푸르미회원들을 초청, 한 차례 더 ‘한·일 꽃문화 교류행사’를 갖는다.

“우리 회원들은 가든 볼런티어(정원 자원봉사자)들이에요. 길거리와 도로변 화분을 비롯해 다양한 공공 정원을 만들어가는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병원과 학교를 중심으로 정원 강좌와 미야자키 견본정원 디자인 활동도 우리들의 몫이에요. 썬플라워는 미야자키를 정원의 도시로 바꾸는 임무를 맡고 있어요.”

니이나 회장은 동백꽃(일본말 츠바키)을 좋아한단다. 동백꽃은 미야자키시를 대표하는 시화(市花)이기도 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 조용필씨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에도 동백꽃이 나오지요. 동백꽃은 미야자키에 10만 그루가 심겨 있는 동백꽃공원이 따로 있어요. 2년에 한번 동백꽃축제도 열려요.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도 좋아하고, 한국 드라마 ‘대장금’과 배우 이서진이 주연한 드라마 ‘이산’도 좋아합니다.”

니이나 회장은 결혼 전 미야자키시 공무원이었다. “원래 꽃을 좋아했어요. 꽃으로 정원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기뻐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껴요. 나이가 있지만, 움직이고 봉사할 수 있어 더 좋습니다. 정원을 가꾸는 한국 푸르미 회원들의 실력 좋아요. 이번 한일 꽃 문화 교류회가 계속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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