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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포트폴리오] 시샘 많은 바람이 꽃 앞에 멈춰선 까닭
‘풀꽃지붕’에 얹힌 향기 흩어질까 두려워
[0호] 2016년 05월 13일 (금) 17:07:03 지재호 기자 cjh@latimes.kr
   
〈사진 박흥배 기자〉

[월간가드닝=2016년 6월호] 남해 원예예술촌은 21인의 작가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작품 활동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11인의 작가가 기거하면서 작품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 해 방문하는 관광객 수만 40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풀꽃지붕’의 박종혜씨 집은 꽃으로 덮여 있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동산의 느낌을 준다. 방문한 시기는 4월 중순인데도 남해의 햇살은 따끔할 정도다. 꽃이 좋아하고 사람이 좋아하는 봄 햇살 아래 서로 뽐내고 있는 꽃의 자태에 시선을 빼앗긴다.

 

   
 
   
 

프렌치 가든을 만나다

풀꽃지붕은 프랑스풍의 정원을 담고 있다. 유럽은 넓은 대지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 정원의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붕에도 꽃을 심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당신의 마음에 꽃이 있기 때문’이라며 ‘나비와 벌들이 찾아 들고 달빛과 별빛이 머물다가는 풀꽃지붕 아래 사는 어린아이 같은 느낌을 느껴보라’는 팻말을 접한다.

그 옆으로 길게 늘어 선 측백은 자연과 현대문명의 경계를 분명히 하려는 듯 사람에게 길을 내어주고 있다. 자연에게는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하사하듯….

입구에 들어서니 노란색과 흰색 수선화와 양귀비, 팬지, 물망초 등이 알록달록 조화를 이루며 자신을 봐 달라고 아우성이다. 좁기는 하지만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계곡을 지나는 것처럼 굴곡을 이루고 있다.

바라보고 있노라면 걸리버 여행기에서 나온 릴리프트국 소인이 되어 지난다면 지상최고의 골짜기를 걷는 느낌일 것이다. 아마도 그 느낌은 영화 아바타에 나온 판도라 행성의 숲속 나무들처럼 화려한 아름다움일 게다.

 

   
 
   
 

꽃이 된 사람

‘손바닥정원연구회’ 회원이기도 한 박종혜씨는 “1999년도에 남편이 집에서 심심해하지 말고 꽃꽂이 등을 배워보라고 무심코 말을 던졌는데 그 말에 꽃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 원예예술촌에 100평 정도의 작은 정원을 꾸리고 있지만 탁 트인 전망과 어우러지는 꽃들의 향연 앞에 많은 관람객들은 넋을 잃는다.

“이제는 꽃 얘기만 하면 없던 힘도 난다. 꽃은 내게 좋은 에너지만을 주고 있어서 그런지 꽃에 대한 얘기를 하면 몇 시간이든 상관없이 수다스럽게 떠들어 댄다. 이젠 꽃이 내 영혼처럼 느껴진다.”

그의 말처럼 풀꽃지붕은 건축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꽃으로 휘감겨있다. 그의 노트앱에는 꽃 이름이 가득했다. 대략 100여개 정도의 단어들이 즐비했다.

“수선화, 붓꽃, 하늘매발톱, 시네라리아, 아네모네, 라벤더, 팬지, 구절초, 동백, 공작단풍, 물망초 등 지금까지 꽃들을 알아보고 다니면서 느낀 것은 세상에는 정말 내가 모르는 꽃도 많을 뿐만 아니라 정말 아름다워서 욕심이 절로 나더라”고 박종혜씨는 흥분한다.

2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를 나눈 박종혜씨를 보면서 시인 고은의 ‘물주기’라는 글이 떠올랐다.

‘나는 나는 꽃밭에 물 줄 때가 제일 좋더라. 옥잠화 비비추랑 제비꽃이랑 봉숭아 채송화 백일홍에 물 줄 때 쏴아 하는 물소리가 제일 좋더라.’

물을 주면 꽃이 좋아하고 행복해 한다. 그 또한 행복해 지는 순간이다.

 

   
 

꽃이기에 아름답다

풀꽃지붕의 기본적인 모티브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철학적인 원칙은 있다. 박종혜씨 스승은 미국 동화 작가이자 삽화가인 타샤 튜더(Tasha Tudor, 1915~2008)가 남긴 책이라 할 수 있다.

탸샤 튜더는 ‘비밀의 정원’과 ‘소공녀’ 같은 그림책 삽화를 그려 유명세를 얻었지만 중년 이후 버몬트주 산속에 귀농하여 정원을 가꾸는 자연주의를 실천한 여인이다. 이곳에서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를 비롯해 ‘타샤의 정원’, ‘나의 정원’이라는 책을 집필했다.

타샤는 생애 ‘꽃이기에 아름답다. 정원 어디에 있든 모두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기에 내가 좋아하는 꽃을 어디든 심었다. 어울릴까? 라는 고민은 사치이고 인간의 부질없는 욕심’이라고 말해 온 것을 실천했다.

이런 좋은 스승 덕분인지 박종혜씨의 풀꽃지붕은 그가 좋아하는 꽃과 나무로 어우러져 있고, 집 안 벽과 벽을 잇는 그 사이에 남천을 심어 또 하나의 정원을 만드는 등 시선을 어느 곳에 두어도 꽃을 바라볼 수 있다. 그야말로 꽃에 취한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부창부수(夫唱婦隨)

손바닥도 부딪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다. 처음에 꽃을 접하게 만든 남편은 박종혜씨에 있어 훌륭한 후원자가 되어줬다. 하지만 남해로 내려가는 것은 반대했다고 한다. 이유는 가족들이 모두 서울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멈출 수 없던 그는 풀꽃지붕을 완성하고 싶다는 욕망을 억누를 수 없었다. 지속적으로 정원을 꾸려나가는 모습에 남편의 마음도 움직였다. 디자인 관련 산업에 종사하던 남편은 꽃을 가꾸는 일 보다는 그 외적인 부분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각종 조형물을 비롯해 서울대 교수를 찾아가 조각물 벤치도 문의해 제작했고, 울타리 옆에 새집도 만들었다.

오직 꽃만을 사랑했던 박종혜씨의 정원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조형물 등이 합쳐지면서 완성도를 더 했다. 부창부수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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