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모르 화분이 통째로 사라진 자리에는 쌍안경 같은 흔적만 남아있다.

한류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 속에 일산호수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2016 코리아가든쇼가 연일 관람객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남모를 고민에 빠졌다.

주된 고민으로는 사진 촬영으로 인한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꽃을 보는 문화가 아닌 꺾어서 집으로 가져가는 일들이 다반사였다면, 최근에는 IT산업의 발달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누구나 현장에서 촬영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특히 코리아가든쇼는 가든 디자이너들 작품으로 조성돼 일반적인 꽃박람회와 다른 차별화되고 전문가들의 테크닉이 집약돼 수준 높은 작품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사진촬영을 목적으로 방문한 일부 관람객들 중에는 ‘꽃보다 내가 먼저’라는 식으로 발밑의 꽃은 짓이기거나, 꽃가지가 자신의 얼굴을 가릴 때면 밀치거나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실수로 가지가 꺾이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남녀노소 나이대 상관없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사진을 찍겠다는 목적으로 올라가서는 안 되는 곳에 모델처럼 올라서 포즈를 취하거나, 작품 옆에 돗자리를 깔고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는 행위, 쓰레기를 화단에 쑤셔놓는 등 상식이하의 행동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편 며칠 전에는 조성된 작품 속 포트가 통째로 뽑혀 도난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도난당한 꽃은 데모르(Dimorphotheca)라는 꽃으로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아프리카금잔화이다.

차용준 가든 디자이너는 “눈앞에 보이는 꽃과 사진을 찍기 위해 발밑의 꽃은 무시하는 것은 봐 왔지만 화분을 통째로 가져가는 행위는 이해할 수 없다”며 “일부 시민들의 어긋나는 정원관람문화 행위로 올바르게 관람하는 분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자제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정원문화가 도입된 지는 벌써 40여 년을 넘어섰다. 정원이라는 라이프 콘텐츠가 올바르게 정착을 하려면 정원관람문화의 성숙함이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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