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송정섭 (사)한국정원문화포럼 회장, 손정순 순천시 정원산업과 정원문화담당, 김원식 서울시 푸른도시국 녹화지원팀장, 이유미 국립수목원 원장, 송민숙 매거진 리프 편집장, 이정희 국립수목원 전시교육과 연구사, 정대헌 (주)한국조경신문 발행인, 최연철 경기농림진흥재단 도시녹화부장.   사진 = 박흥배기자

지난 30일 고양꽃전시관 2층 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된 ‘한국의 가든쇼 발전을 위한 한일 교류 심포지엄’이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을 비롯해 송정섭 정원문화포럼 회장, 민경업 부산시 푸른도시과 팀장, 최창환 순천시 정원산업과 계장 등 150여 명의 조경계 관련 종사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이유미 원장은 인사말에서 “국민들로부터의 자발적인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코리아가든쇼와 같은 문화 행사가 지속적으로 개최되어야 하며, 한국의 가든쇼 발전을 위한 오늘의 심포지엄은 시기적절한 주제이기 때문에 한국 가든쇼의 바전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한다면 정원 문화 확산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1부 세계가 주목하는 가든쇼와 플라워쇼, 2부 한국의 가든쇼 사례 발표, 3부는 한국 가든쇼의 발전방향 모색을 주제로 4시간 가량 진행됐다.

 

▲ 브라이언 이와사키 (Kaiso Brian Iwasaki)

가드닝 월드컵의 성과와 과제

브라이언 이와사키 (Kaiso Brian Iwasaki)

가드닝 월드컵은 지난 2010년에 개최된 이후 매년 가을에 개최되고 있다. 올해 7회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매년 2주에서 4주 정도 개최를 해 오고 있다. 가든쇼는 플라워와 가든을 연결한 세계적인 가든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가드닝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 배경은 첼시 플라워쇼에서 수상 경력을 가진 이시하라 카즈유키라는 가든 디자이너의 제안에 의해 시작됐다.

주최는 일본 나가사키에 위치한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Huistenbosch)에서 진행해 오고 있는 네덜란드의 마을을 재현시킨 유럽풍 테마파크이다.

1991년에 처음 오픈한 하우스텐보스의 면적은 152만㎡로 명동의 약 1.5배 정도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공원 내에는 각종 어트랙션과 극장, 레스토랑, 계절별로 펼쳐지는 꽃 이벤트, 고급 호텔도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 가지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교통편이 매우 불리하다는 조건이다. 일본 도쿄에서 하우스텐보스까지 가려면 적어도 5-6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두 번째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도쿄 디즈니랜드와 비교해 볼 때 시장 규모가 1/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만 재방문율이 현저하게 낮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 HIS(여행사)의 사와다 히데오(Hideo Sawada) 사장이 전략적인 생존 프로젝트가 진행이 됐고, 그 결과 입장료를 좀 더 높게 책정해서 더 많은 이벤트와 일본은 물론 세계에서 볼 수 없는 이벤트를 구상하는데 집중했다. 당장의 이익보다 재투자를 통해 방문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세계 최대 규모의 일루미네이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장미축제 등 개성적이면서 독창적인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전개해 오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벤트 중에 가드닝 월드컵도 포함돼 2010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는 것이다.

가드닝 월드컵은 2가지의 메인 콘텐츠가 있다. 먼저 해외에서 온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을 만드는 대형 쇼가든과 일반 과정의 홈 가든쇼, 베란다 가든 등 보여주는 쇼부분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제안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가든을 경험할 수 있다. 또 하나는 고급 호텔들과 연계하여 이케바나(IKEBANA) 플라워 전시회도 진행하고 있으며,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이벤트도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가드닝 월드컵의 가장 큰 포인트는 국제대회라는 것에 있다. 월드컵처럼 세계대회로서 경쟁해서 우승자를 뽑는다는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다.

가드닝 월드컵 개최로 인해 하우스텐보스 발전에 기여하는 공헌도는 매우 크다. 2010년 1회 때 가드닝 월드컵 입장객 수는 54,000명이었다. 당시 하우스텐보스 입장객은 185,700명으로 전년에 비해 180% 증가를 보이는 등 상당한 효과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개장 이후 20여 년 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2010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흑자를 나타내면서 규모 또한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가드닝 월드컵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6년은 세계 TOP 디자이너들을 초대해서 퀄리티를 높였다면, 이제는 자연의 이미지를 잘 연결해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숙제라 본다.

코리아가든쇼는 올해 K-가든을 주제로 한국의 전통을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다음에는 K-가든의 미래를 보여준다면 세계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 송민숙 매거진 리프 편집장

공간에 제약을 두지 않는 디자인

송민숙 매거진 리프 편집장

오늘 말하고 싶은 주요 내용은 창의적인 정원 디자인을 위해서는 공간에 제약을 두지 않는 것이다. 만약 깊이 있는 정원 디자인 정보를 얻고 싶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을 알려 주겠다. 물론 필라델피아 가든쇼와 영국 첼시 플라워, 크리에이티브 월드 등도 추천한다.

우선 독일에서 매년 1월 초에 열리는 IPM 국제원예박람회가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ICE를 타면 약 2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곳인데 바로 메스(Messe)라는 시골과 같은 지역에서 열리는 박람회이다. 도시 전체가 박람회장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이 곳에 가면 그 해의 트랜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꼭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세계적인 박람회, 대회 등을 보면서 느낀 것은 작가들과의 교류 시간이 별도로 마련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국제교류로 인해 작가는 가든쇼에서 수상을 하게 되면 그 작품을 보기 위해 여러 곳에서 초대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게 교류의 시간을 통해서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정원이라는 개념을 한정된 공간에 가둬두지 말아야 한다. 공부방이든 주방이든 화장실 정원이든 상관없이 공간에 대한 개념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

 

▲ 손정순 순천시 정원산업과 정원문화담당

2016 한평정원페스티벌 개최

손정순 순천시 정원산업과 정원문화담당

순천만은 생태관광 1번지이자, 세계인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손꼽이고 있다. 순천시에서는 순천만을 보존하기 위해서 순천만의 생태공간의 시작과 끝을 중심으로 도심공간, 완충공간, 보존공간을 두고 2009년 생태계보존지구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

올해 한평정원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올해에는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투자가 들어가는 만큼 작품들을 페스티벌 이후에도 지속성을 어떻게 하면 가져갈 수 있느냐에 두고 있다.

이것을 개선하기 위해 실제 주민들이 거주고 있는 원도심에 7개 작품을 조성해 반영구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학생과 일반부의 53개 작품은 국가정원에 이설하여 전시를 해 2016 순천만국제정원 산업디자인전에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오픈가든투어를 올해로 세 번째 진행하고 있다. 본인의 개인 정원을 이웃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집안 청소도 하고, 정원과 골목에 꽃도 심고, 꽃씨도 나눠주며 반갑게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이정희 국립수목원 전시교육과 연구사

생활정원 아마추어들의 이야기 담겨

이정희 국립수목원 전시교육과 연구사

생활정원이란 무엇이고, 목적과 의의, 그리고 정원이 발전하기 위해서 어떠한 요소들이 필요한 가에 대해 수목원에서는 고민해 왔다. 그 결과 생활정원은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식물과 친해질 수 있도록 조성된 소형정원으로 전공자가 아닌 비전공인들을 대상으로 자투리땅을 활용하거나, 우리 주거 환경 또는 토지이용방식에 적합하게 만든 정원이라고 정의했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전문적인 기술보다는 실생활에서 실용적으로 활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수목원에서는 생활정원 관련 공모전을 운영했고, 그에 따른 진화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모전의 경우 전공자와 비전공자를 같이 심사를 하는 경우 전공자가 설계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래서 생활정원의 발전을 위해서는 각각의 심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전 수상자들이 생활정원을 조성하는 아마추어들을 위해 멘토 역할을 하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 만들어질 것이라 본다.

 

▲ 김원식 서울시 푸른도시국 녹화지원팀장

정원아 함께 살자

김원식 서울시 푸른도시국 녹화지원팀장

서울정원박람회의 추진방향과 목표는 서울의 특색있는 공간 재생과 서울형 정원박람회, 정원문화 확산, 민관협력으로 만들어지는 정원, 종합예술페스티벌이다.

올해의 주제는 ‘정원을 만나면 일상이 자연입니다’로 숨쉬는 정원과 내 삶의 정원, 휴식의 정원을 테마별로 나누고 있다. 또한 문화가 있는 정원예술페스티벌을 펼치기 위해 정원과 축제가 만나 가든투어로 배우는 평화의 공원에서 펼쳐지는 가드닝 원정대, 음악과 미술 공연 그리고 정원과 함께하는 정원 속에서 문화 즐기기,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가족화문 만들기, 정원 쌈지 프로그램, 나는야! 꼬마정원사, 서울정원박람회 대박터널 등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 최연철 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장

한국 가든쇼에 대한 관점과 책임

최연철 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장

누군가 만들어 놓은 공간을 수동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직접 자신의 삶의 터전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정원문화가 정착된다면 도시에서의 삶의 질은 보다 높아질 것이다.

얼마 전까지 공원은 지자체에서 조성하면 시민은 쉬고, 산책하고, 운동하는 곳이었으나, 경제와 문화가 성장하고 도시환경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시민들은 공원에 대한 서비스를 더욱 요구하게 되었다.

주목할만한 것은 현대 도시에서 공원이 정원과 결합하는 현상인데, 공원의 속성인 공공성과 장소성에 정원의 속성인 참여성과 창조성이 결합되어 함께 즐기는 공공정원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대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 사회는 정원과 정원문화에 흠뻑 빠져 있다. 그러므로 가든쇼의 궁극적인 목적은 시민의 행복이어야 한다. 가든쇼가 사업 또는 행사의 대상으로써 흥행과 성과 위주로 접근된다면 한국의 가든쇼는 생명력을 잃을 것이다.

또한 정원의 본질적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가장 원론적인 정원의 본질은 자연성이며, 가치는 정원을 가꾸는 삶의 즐거움이다. 한국의 가든쇼는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의 가든쇼 사례를 모방했다. 한국적 정원문화나 시대정신이 결여된 무작정 따라 하기식 행태는 지양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 정대헌 (주)한국조경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

K-가든의 비상을 꿈꾸며

정대헌 (주)한국조경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

K-가든은 한 번 쯤 짚고 넘어가야 할 상황이다. 실제로 K-가든이라는 것은 존재 하지 않는 것 같다는 논란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산림청에서는 K-가든을 주요 정책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정원을 함에 있어서 전통정원으로만 방향을 잡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전통정원이 K-가든이냐?’ 하는 문제의 논란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파행을 맡고 있는데, 파행의 원인은 특정영화를 상영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K-가든 정책을 하다보면 문화적인 접근을 해야 하는데, 간섭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신 한류가 세계적으로 성공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가수들의 경우 오랫동안 기획돼 성장시켜왔고 한국의 특수성이 결합되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이런 원인들을 봤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콘텐츠를 개발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베란다 가든의 경우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아파트 주거비율이 높은 편이고, 가장 정원문화가 활성화시키는 게 어려운 부분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해 베란다 정원을 활성화 시킨다면 세계적인 상품으로 키워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IT, IOT, 3D프린터와 같은 첨단기술과 정원이 결합된 제품을 출시한다면 다른 세계에서 볼 수 없는 정원기술 분야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

한편 코리아가든쇼가 더욱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퀄리티 높은 작품 조성이 가능하도록 지원이 절실한 부분이 있다. 올해 10개 작품만 전시를 하게 된 것은 산림청의 지원 예산이 지난해 2억 원에서 올해는 5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됨에 따라 작품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작품 선정을 10개로 한정 지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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