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와 코리아가든쇼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 세계가드닝월드컵 프로듀서인 브라이언 이와사키를 코리아가든쇼 행사장에서 만났다. 인터뷰는 코리아가든쇼 개막 다음날인 4월 30일 심포지엄 발표 직후 진행됐다.
같은 날 ‘한국의 가든쇼 발전을 위한 한일교류 심포지엄’에서 가든쇼 개최 배경과 성과, 앞으로 숙제 등을 발표한 브라이언 이와사키는 현재 가드닝월드컵플라워쇼 조직위원회에서 디자이너 리서치, 계약 교섭, 통역, 이벤트 프로듀스 등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 코리아가든쇼를 찾은 일본 세계가드닝월드컵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와사키


이번 코리아가든쇼를 둘러본 소감?
코리아가든쇼를 2년 째 방문해 관람했다. 지난해 코리아가든쇼의 경우 다양한 색을 가진 디자이너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지난해 대상작품인 강연주의 ‘꿈꾸는 다락방’ 작품을 예로 들자면 예쁘게 조성된 식재보다는 강아지 같은 오브제나 가족들이 함께 대화할 수 있는 테이블 등의 배치를 통해 가족적인 분위기를 전달받았다.
지난해 작품은 전체적으로 비슷한 성향으로써 코리아가든쇼의 이미지를 잘 구축했다고 본다. 올해 코리아가든쇼에서는 한국의 전통과 개성을 주로 확인할 수 있던 가든쇼였다. 한국정원의 색깔이 확인할 수 있던 계기였다.

이번 가든쇼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올해는 ‘K-가든’이라는 주제로 가든쇼가 진행됐다. 박종완의 ‘와정’을 보면 기와가 주요 포인트다. 일본도 한국처럼 기와를 사용하지만 정원에서 징검다리 하나하나 소품 정도로만 이용한다. 이 작품 같은 경우 기와로 전체 지붕을 만들어 벽이나 낯선 대상으로 보이게 하는 등 재미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윤지동의 ‘한시원’도 인상적이었다.
작품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잘 표현햇다. 자연스러움과 균형이 돋보인 완성도도 돋보였다. 표현하고 싶은 내용이 많아 균형이 깨지거나 무리한 표현이 없는 정원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두 작품이 특히 눈에 띄었던 이유는 리얼가든(Real Garden)의 시선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개인주택에 조성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정원이었다.
몇 개의 작품에서 추상적 개념으로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콘셉츄얼가든(Conceptual Garden)도 있었다. 이번 가든쇼 작품을 리얼가든과 콘셉츄얼가든이라는 큰 카테고리로 나눠봤는데 관람객들도 작품을 감상할 때 이와 같은 시선으로 ‘‘K-가든’’을 바라보지 않을까 한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코리아가든쇼에 대한 평가와 나아갈 방향?
정말 이 곳 코리아가든쇼에서만 볼 수 있는 신선한 작품을 많이 선보여야 한다. 라이프스타일이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코리아가든쇼의 작품들처럼 ‘K-가든’으로 한국의 전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변화하는 시대와 발맞출 수 있는 시대정신이나 감각도 필요하다. 그 때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코리아가든쇼가 고양국제꽃박람회 내에서 전시되고 있는 판타지적이고 비일상적인 토피어리를 감안해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정원작품으로 차별화할 것을 조언하고 싶다. 너무 추상적인 오브제를 사용하면 박람회의 다른 작품들과 겹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다.

이번 ‘K-가든’을 주제로 열린 코리아가든쇼에 남기고 싶은 말은?
지금 전시된 작품 자체도 좋지만, 앞으로 ‘K-가든’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애초 공고할 때부터 운영 측이 세부적인 룰을 만드는 것은 꼭 필요하다. 올해 심사위원들이 작품심사를 어떻게 했는지 무척 궁금하다.
하우스텐보스의 가든쇼에서도 똑같은 고민을 했었다. 재작년 가드닝월드컵의 콘셉트는 ‘꽃의 낙원’이었다. 우리 의도는 꽃을 많이 사용해서 조성해주길 바랐지만 꽃보다는 관엽 위주의 초록정원을 조성한 곳이 있었다. 운영 측에서 세밀하게 룰을 정하지 않는 이상 일관적인 콘셉트로 작품들을 전시하기 힘들었던 어려운 기억이 있다.
올해 주제는 ‘어메이징 플라워’인데 참여 작가들에게 미리 구체적으로 지시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초화식재에 대한 면적비율을 지정하는 등 중요한 지점이다. ‘K-가든’을 만들기 위해서는 트렌디한 걸 반영하는 건 어떨까도 생각해봤다.

‘K-가든’과 전통적인 정원이 등식은 아니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관건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K-가든’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디자이너가 풀 문제다. 운영 측에서 아무리 방향을 제시해도 표현은 디자이너의 몫인 것이다. 예를 들면 영국 같은 경우 리조트 분위기의 심플한 식재와 세련된 오브제로써 현대 감각에 맞는 새로운 영국스타일의 정원을 창조하고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던하고 세련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다. 이것이 ‘K-가든’이다라고 제시를 해줄 수 있는 디자이너들이 많이 발굴돼야 한다.
영국정원이나 일본정원은 그 나라 이미지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K-가든’은 지금까지 없었다. ‘K-가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K-가든’에 대한 이미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 전시된 작품들이 현대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한국 관람객들이 어떻게 평가할 지는 숙제로 남는다. ‘K-가든’이 꼭 모던할 필요는 없다. 만들어갈 영역이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메시지가 잘 전해진다면 코리아가든쇼는 정말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K-가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주면 좋겠다.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세계적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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