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arden, 신한류정원’을 주제로 구성된 이번 ‘2016 코리아 가든쇼’에서는 각각 10개의 정원에서 나타내고 있는 ‘한국적 요소’들을 발견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이 같은 요소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궁금증을 갖고 작품을 감상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작가의 숨은 의도는 무엇일까’, ‘작품에 반영된 ‘한류’를 어느 작가가 더 자연스럽게 표현 했을까’, ‘한류’를 알리기 위한 조형물들은 어떤 것들을 사용했으며 재질은 무엇일까’, ‘식재되어 있는 나무와 꽃들은 작품과 매치가 잘될까’ 등 작가별 관람노트를 만들어 정리한다면 후에 재미있는 ‘코리아가든쇼’ 작품 감상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2016 코리아가든쇼’를 즐길 준비가 됐다면 작품의 세계에 흠뻑 빠져 보자.

‘K-Garden’ 속 ‘한류 아이템을 찾아라’

한국인의 정서에 맞으면서 세계화 할 수 있는 우리 고유의 K-가든 핵심은 현대사회 속에서 답을 찾기보다 아련히 기억 속에 담아 놓고 있는 풍경에 있다. 무엇보다 어렸을 때 보았고, 느꼈던 그러한 기억을 더듬어 잊고 있던 이야기들이 2016 코리아가든쇼에서 재해석 된다.

용마루에 앉아야 보이는 보물
박종완 작가 : 와정(瓦庭) 은 지붕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의 정원이다. 지붕은 잘 정리돼 있기 보다는 오랜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자란 이끼류와 와송, 도라지 등이 표현돼 정겨움까지 전해 준다. 이 작품을 조금 더 느끼기 위해서는 반드시 용마루에 앉아 보는 것이다. 마치 언덕에 올라 지붕을 내려다보면 어느 마을의 동네가 보일 것 같은 풍경이 그려진다.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일 것이다. 용마루 뒤에 자리해 있는 기와를 활용한 화단은 오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숨은 보석이다.

곡선의 아름다움이 즐겁다
최규환 작가 : 춘·흥(春·興)은 한국인들의 흥겨움을 표현하고 있다. 정적인 느낌보다는 곡선을 가미해 해학과 풍자를 즐기는 민초들의 삶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역동적인 모습들이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바람이 살랑거리며 불때면 상모띠를 형상화된 조경물 옆으로 대나무와 자작나무가 흥에 겨워 몸을 흔들 때면 어느새 옅은 미소가 흐르게 된다.
맨발로 상모띠 흐름을 따라 걸어 보는 것도 대단히 유익할 것 같다. 뒤뜰에 혼자이지만 자연이 혼자가 아님을 인지시켜 준다.

밥 먹고 가라~
양재수 작가 : 고봉(高捧)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인사말로 인용되는 ‘식사 하셨어요?’에서 인용된 작품이다. 농사를 많이 짓던 우리네 민초들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는, 꼭 살기 위함보다 일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에너지였던 것이다. 현대인들은 많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소식을 하지만 과거의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은 밥그릇 한 가득 담아 먹었고, 자식들에게도 고봉으로 담아 주었다. 흰 쌀밥을 원 없이 먹고 싶었던 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자극하는 내리사랑이자 배려, 그리고 정(情)이 담긴 이야기다.

과거가 마중하는 현대
윤환기 작가 : 작품 ‘마중물’은 현대인들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 물펌프가 있던 마당을 표현하고 있다. 지금은 수돗물로 언제든지 필요할 때 물을 틀어 사용할 수 있었지만 과거에는 지하에 있던 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마중물 한 바가지를 펌프에 붓고 연신 펌프질을 했다.
과거에 떠 놓았던 마중물 한 바가지가 앞으로 나올 물을 끌어 올리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현대와 과거를 연계하는 작품 ‘마중물’에서 4050세대는 등목하며 크게 웃던 시절을 떠 올리며 회상할 것이다.

황진이를 울리다
윤영주 작가 : ‘어느 정인의 약속’은 보리밭 한편에 마련된 마루에서 어느 선비가 갓을 벗고 술 한 잔으로 풍류를 즐기고 있었다. 그 곁에는 조선 절세미녀 황진이가 함께 했다. 하지만 선비는 홀연히 떠나 버리고... 남아있던 황진이는 자신의 치마폭에 애절한 시 한 소절을 남겼다.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치마폭을 형상화한 삼각 조형물과 함께 어우러진 시, 그리고 우직한 바위 위의 선비정신을 상징하는 소나무이다.

처마는 고유의 정서이자 추억
윤지동 작가 : 한시원(韓詩園)에서 찾을 수 있는 관람 포인트는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과 그 소리다. 어느 따뜻한 봄날에 처마 밑 마루에 누워 햇살을 느낄 때 잠이 오기 시작한다. 그 때 빗소리가 들리고 처마에서 빗물이 쪼르륵 쪼르륵 소리를 내며 흘러내린다.
눈을 감고 들려오는 빗물 떨어지는 소리는 화이트노이즈처럼 잔잔한 음악이 되어 꿀맛 같은 잠을 이끌어 낸다. 나무와 이름 모를 풀들, 그리고 봄을 알리는 알록달록한 꽃들을 보며 잠시 자연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어머니의 손바느질로 완성된 조각보
황신예 작가 : ‘조각조각..삶을 엮다’는 가까운 곳에서 보면 마치 유럽의 작은 정원을 연상시킬 만큼 화려하다. 하지만 조금 더 세심하게 작품을 이해하려면 시야를 높은데서 내려 보는 것이 유리하다. 마치 조각난 천들을 어머니가 한 조각 한 조각 엮어서 만든 조각보를 떠 올리게 한다.
이러한 조각보는 이불에도 쓰여 졌고, 일을 마치고 저녁 늦게 돌아오시는 아버지의 밥상을 덮어 놓을 때도 사용했다.  여러 가지 천들이 엮이면서 세상에 없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세종대왕이 인용했을 법한 자연의 언어
김옥경 작가 : ‘세종처럼…’은 정원에 첫 발을 내디딜 때부터 한글 속으로 이동한다. 기오와 황토담을 이용했지만 아이의 시각에서는 조형물로, 하지만 어른의 시각에서는 조금씩 한글이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의 관전 포인트는 숨어있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다. 찾는 재미도 있지만 가만히 둘러보면 마치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도 이렇게 만들어진 자연의 언어를 인용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다.

단청을 따라 세상을 보다
서수현 작가 : ‘내 안의 화려함 - 단청’은 우리 민족이 얼마만큼 풍류를 즐기고, 예술을 즐겼는 지를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특히 전통문화 유적지 등 여러 예술문화유산을 살펴보면 평범한 단청은 거의 없다. 화려하게 치장되었지만 결코 과하지 않은 형형색색의 지붕 밑이나, 벽과 그 아래... 모든 것들이 밋밋하게 있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서수현 작가는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단청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시냇물을 만나 새로운 자연이라는 이름의 공간을 접하게 된다.

명당의 기운은 언제나 옳다
차용준 작가 : ‘첩첩산중’은 반복되는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차원을 넘어 오히려 자연에 둘러싸인 한국산수의 진수를 표현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산골을 지나 중앙에 위치한 넓은 공간을 만나면 ‘이곳이 명당이로구나’하며 탄성이 나온다. 작품을 둘러보면 시시각각 다른 형태의 산들을 볼 수 있으며, 울창한 태백산맥의 정기를 느낄 수 있는 것처럼 푸르고 강건해 보인다. 아이의 눈으로 본다면 첩첩산중이 제대로 보일 수도 있다.

 
‘정원 해설사’를 활용하자!

본격적으로 정원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코리아가든쇼’를 찾았지만 10개의 정원을 어떻게 감상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작품의 의미, 제작원리 등을 살펴보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답답하다면? 이럴 땐 각 정원에 배치되어 있는 해설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특별행사’로 즐기는 코리아가든쇼!

코리아 가든쇼의 또 다른 별미를 즐기고 싶다면? 4월 30일 오후 1시 ‘고양꽃전시관 2층 컨퍼런스룸’에서 ‘한국의 가든쇼 발전을 위한 한-일 교류 국제심포지엄’에 참가해보자. 이어서 오후 6시부터 열리는 ‘코리아가든쇼 전시장 옆 수변무대’에서 시작되는 ‘2016 코리아가든쇼 시상식 및 축하공연’도 기다리고 있다. 두 행사 모두 2016 코리아가든쇼 일환으로 정원 관람외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뚜벅이 투어’를 통해 감상하자!

‘2016년 코리아가든쇼’를 혼자서 관람하기에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관람할 수 있는 ‘조경인 뚜벅이 투어’를 활용해 보자. 이번 5월 행사가 바로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펼쳐지는 ‘2016년 코리아가든쇼 및 고양국제꽃박람회’ 관람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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