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례 오산 사성암 일원(명승 제111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전남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에 있는 오산은 산의 형상이 자라같이 생겼다고 하여 오산(鰲山)이라 불리게 되었다. 오산의 북쪽 구례읍이나 마산면 쪽에서 바라보면 마치 한 마리의 거대한 자라가 동쪽으로 목을 빼고 가다 멈추어 있는듯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산 주위를 섬진강이 둘러싸고 있어 자라가 물 위에 떠 있는 형국이다. ‘사성암 사적’에 의하면 산의 형상이 금자라와 같다고 하여 금오산(金鰲山)이라 부르기도 하였는데, 금오는 용이나 봉황과 같은 신화속의 동물로 주변 지형경관에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 오산 정상 부근에 있는 사성암은 깎아지른 암벽을 활용하여 지은 사찰로 백제 성왕 22년에 연기조사가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원래 오산암이라 불리다가 이곳에서 4명의 고승인 의상대사,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국사가 수도하던 곳이라 하여 사성암(四聖庵)으로 개칭되었으며 네 성인과 관련된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고 있을 때 섬진강변에 살고 있는 어머니가 장마 비로 강물이 범람하면 물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하자 도술을 부려 섬진강 물이 잠자듯 고요해졌고 그 후로 그곳을 잔수(潺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곳은 진각국사가 일찍이 수도하던 곳이자 ‘선문염송집’을 쓰기 시작한 장소이며 암자 뒤편에는 도선이 수도하였다는 도선굴이 위치하고 있다. 이외에 암자 주변 암벽에는 고려시대 초기 작품인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20호 구례 사성암 마애여래입상이 음각되어 있다.

‘봉성지’에 의하면 사성암의 빼어난 경관은 ‘그 바위의 형상이 빼어나 금강산과 같으며, 예부터 부르기를 소금강이라 했다’라고 기록되었으며, 특히 진각국사가 참선했다는 좌선대, 우선대를 비롯하여, 석양 노을을 감상하며 일과를 반성한다는 곳의 낙조대 등 12비경의 전설이 전해진다. 암자의 뒤편에서 강줄기를 내려다보면 마치 큰 붓으로 획을 그어 놓은 듯한 절경과 또한 전면에 굽이치며 흐르는 섬진강과 지리산 연봉들이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우수한 경관 조망점이자, 오산 정상의 지형경관과 사찰이 조화된 명승지이다.

<자료제공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 사성암에서 내려다보이는 구례일대 전경 <사진제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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