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텃밭] ‘풀과 함께 짓는 농사 ’, 어떻게 하나? ::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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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텃밭] ‘풀과 함께 짓는 농사 ’, 어떻게 하나?
땅, 사람, 작물 모두가 건강한 농사법
[0호] 2016년 04월 14일 (목) 13:33:16 오창균 ockhh5@naver.com

[월간가드닝=2016년 5월호] 현대농업에서는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농자재가 무척 많다. 대표적으로 퇴비, 화학비료, 살충제, 제초제가 있고,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흙 위에 씌우는 ‘검은 비닐’도 흔한 자재 중 하나다. 화학비료와 농약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유기농업에서도 검은 비닐은 허용된다. 그만큼 풀은 농사에 방해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텃밭농사에서는 검은 비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풀을 적절하게 관리하면서 작물생육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제초제와 검은 비닐의 유혹을 넘어

24절기의 입하(立夏, 5. 5.)가 지나면서 날씨가 점차 더워지고 본격적인 텃밭농사가 시작된다. 고추, 토마토를 비롯한 열매채소의 모종을 심는 때이기도 하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오는 풀과의 한판 승부도 걸어야 한다. 농사의 큰 걸림돌인 잡초로 홀대받는 풀이라지만, 무조건 뽑아버리는 것 보다는 작물의 생육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관리를 한다면 농사에 유익한 것으로 풀 만한 것도 없다.

스스로 필요한 양분을 만들어내는 ‘광합성’이라는 식물만의 생존법칙을 다 같이 따르고 있지만 성장속도 면에서 작물은 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농업은 맹독성의 ‘제초제’를 만들어 냈지만, 이것은 작물관리에 일시적 효과만 줄 뿐이다. 제초제는 땅과 물의 오염으로 인한 환경문제, 자연생태계의 파괴, 안전하지 못한 농산물로 인한 생산자인 농부와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등 심각하다.

이러한 문제는 농산물이 ‘상품’이 되면서 크고 때깔 좋은 농산물만을 ‘최고’로 인정해주는 시장경제의 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농사와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의식 있는 농부들에 의해 유기농업이 점차 확대되고는 있지만, 막상 작물을 방해하는 풀과 직면하면 ‘검은 비닐’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된다.

   
▲ 두둑 위의 풀은 작물의 생육초기에는 뽑아서 그 자리에 덮어주고 고랑의 풀은 키워도 된다.

잡초는 없다

필자는 작은 텃밭과 수백 평 정도의 땅에서 농사짓던 때에는 검은 비닐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업농부가 된 지금, 수천 평에 이르는 농사에서는 ‘검은 비닐’을 사용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의 비닐을 사용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그 때문에 내 힘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농사에서는 여전히 적절하게 풀을 뽑으면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월호에서 흙이 맨살을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잡초라고 부르는 풀은 흙을 살리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강조했었다. 풀은 병해충도 없고 생육도 무척 빠르며 완전하게 자연환경에 적응한 식물이다. 그러나 작물은 농부의 보살핌을 받아야만 생육할 수 있다. 만약에 풀 관리를 해주지 않는다면 작물은 풀과 함께 공존할 수도 없고 이길 수도 없다.

같은 조건에서는 작물이 풀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초기생육을 하는 때에는 방해가 되는 풀은 뽑아줘야 한다. 제거하는 범위를 살펴보면, 작물에서 가까운 두둑 위의 풀은 뿌리째 뽑아서 그 자리에 덮어준다. 그리고 고랑의 풀은 작물과 비슷한 높이로 성장했을 때 뿌리를 뽑지 않고 줄기 밑동만을 베어서 그 자리에 흙을 덮어주는 ‘풀 멀칭’을 해준다.

   
▲ 고랑의 풀이 작물과 비슷하게 자라나면 베어서 그 자리에 덮어주는데, 풀 자람을 막고 가뭄예방과 보습효과가 있다.

풀 관리, 풀의 기(氣)를 꺾어주는 때가 중요

처음에는 텃밭에서 자라는 풀만으로 흙을 충분히 덮어주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대체할 수 있는 멀칭재료는 많다. 5월은 봄 마늘이 줄기가 달린 채로 출하되는 시기로, 마늘줄기는 시장에 가면 상인에게 쉽게 얻을 수 있다. 또한 공원이나 아파트에서 모아둔 낙엽도 쉽게 얻을 수 있으며, 볏짚이나 왕겨도 좋다. 나무를 가공하면서 나오는 톱밥(혹은 우드칩)을 흙 위에 덮어주면 분해가 느려서 오래도록 풀 자람을 늦출 수 있으며, 나아가 흙의 거름으로 되돌아간다는 점에서 생태적이다.

   
 
   
▲ 풀을 적절하게 관리하면 병해충에 강한 면역력이 생긴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작물이 생육하는 초반에 풀 자람을 막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작물이 풀 보다 먼저 활착되고 크면서 그늘을 만들어 풀의 기(氣)를 꺾어 힘을 못 쓰게 하는 원리다. 풀은 햇볕이 없거나 약하면 힘을 쓰지 못한다. 이후에도 풀이 작물보다 크지 않도록 베어서 그 자리에 눕혀주면 흙 위에 두껍게 쌓여 더 이상 풀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흙의 맨살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일정하게 수분을 유지하는 보습효과와 가뭄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이처럼 적절한 풀 관리만으로도 겉흙(표토층)이 사라지는 침식을 예방하고 흙 속의 미생물 증식 및 활동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것은 작물의 면역력을 높이고 병해충을 막아주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오창균(하자센터 작업장학교 도시농업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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