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순 임대정 원림(명승 제89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화순 임대정 원림은 조선시대 중기 고반 남언기 선생이 사평일대에 고반원(考槃園)을 조성하면서 수륜대(垂綸臺)라 했던 곳에 다시 조성한 정원이다. 조선후기 사애 민주현이 안동김씨의 세도에 맞서 부패한 조정에 반발하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만년에 낙향하여 살고자 한 별서이다.

임대정을 조영하게 된 경위와 명칭의 유래 등은 임대정기(臨對亭記)와 임대정원운(臨對亭源韻)을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임대’라는 이름은 송나라 주돈이가 지은 ‘새벽에 물가에 임하여 여산을 바라보네(終朝臨水對廬山)’라는 시구에서 온 것으로, 산수와 벗하여 우주의 철리를 깨닫는 모습을 표방한 것이다. 이는 관직을 떠난 후 향리에 머물면서 자연을 벗삼아 유유자적하는 조선 선비의 전형적인 원림문화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임대정은 동쪽으로 모후산을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천왕산, 구봉산, 천운산이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말봉산, 까치봉, 골미산, 화산봉으로 연결되는 산세가 험한 곳에 있으며 상사마을 뒷산인 봉정산을 배경으로 하는 학의 형국을 지니고 있다.

원림 내부에는 암반 구릉 위에 정면3칸, 측면2칸의 정자를 짓고 주변에 연못을 조성하였는데, 이는 호남지방의 평지를 이용해 자연환경과 인공적 조경을 잘 조화시킨 사례로 꼽힌다. 원림은 크게 상원과 하원으로 구분되는데 언덕 위 정자에 면하여 또 하나의 연못을 조성한 곳이 상원에 해당하며, 하원은 정자 아래편에 상지와 하지 두 연못이 이에 해당한다.

원림으로의 진입은 하원의 길죽한 상지와 방형에 가까운 하지를 나눈 길을 따라 자연석으로 만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임대정과 만나게 된다. 원림요소의 주와 종이 높이와 완충식재를 통한 영역구분을 통해 원래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있다. 또 다양한 바위각자를 통해 이 곳의 장소성을 부각시킨 점도 가치가 높다.

화순 임대정 원림은 멀리 외남천 건너 평야와 주변 산봉우리를 조망할 수 있도록 차경을 도입하고, 다양한 수목과 연못, 그리고 사구배미, 달메, 똥메 등의 다양한 경관요소를 지니고 있는 빼어난 명승지이다.
<자료제공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 화순 임대정 원림(명승 제89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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