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태진 조경그룹 이작 대표

LH가 주최한 ‘제2회 젊은조경가 설계공모’에서 (주)조경그룹 이작(대표 양태진)의 ‘뒤뜰의 발견’이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열린 제1회 공모에서도 우수상을 차지했다. “조경설계공모에서 1등은 처음이다. 그동안 참가했던 8번의 공모에서 2등과 3등만 했다. 우리가 주도해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크다”며 조경설계공모에서 처음으로 1등한 소감을 양태진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당선작은 ‘뒤뜰’이라는 개념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7가지 뒤뜰을 통해 일상적인 이야기를 풀어갔다. 올해로 8년째를 맞은 (주)조경그룹 이작에 대해 양 대표는 존속의 의미를 넘어 디자인적 철학까지 지속가능한 설계회사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단순히 드로잉을 통한 설계가 아닌 감각 혹은 영혼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의 작품을 설계하고 싶다는 양태진 대표를 만나 디자인적 철학과 작품세계에 들어봤다.

당선 소감 한마디
건축과 협업을 통해 공모에서 당선된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조경 단독으로 참가 한 조경설계공모에서 당선된 게 이번이 처음이다. 2등과 3등만 8번 정도 한 것 같다. 매우 기쁘다. 특히 우리가 주도해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앞선다.

당선작은 어떤 작품인가?
대상지가 한계성을 갖고 있다. 도시계획에 의해 밀려난 후미지고 배후에 있는 공원으로 접근하기 모호한 공간이다. 그린밸트 지역에 있으며, 뒤로는 산림지역과 앞으로는 단지주택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공간이다. 주변에 영동고속도로가 지나가고, 기존 주민을 위해 공원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존치해야 하는 핸디캡이 있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 인지성을 확보하고, 매력적인 요소로 사람의 발길을 끌어들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작업을 시작했다. 대상지의 골격은 생선뼈처럼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경사가 있는 지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공원의 입구를 다양하게 여는 방법에 주 포인트를 두고, 4곳에 주 게이트형 입구를 설정했다.

특히 ‘뒤뜰’이라는 일상성을 강조하기 위해 화려하게 보여지는 것들을 많이 배제했다. 일상 속에 담겨있는 소소한 일상, 뒷 마당에서 일어났던 작은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그 속에서 나름대로 멋을 연출하고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작품은 특징에 대해 설명해 달라.
‘뒤뜰의 발견’은 한계를 갖고 있는 공원에 일상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사람에 포인트를 뒀다.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했다. 그래서 7개의 뜰을 만들었다. 생활문화뜰, 송정소나무뜰 등 7개의 뜰은 가변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금씩 비워뒀다.

공원내 핵심공간이라 할 수 있는 ‘송정의 달’은 외지인에게 목적지공원으로 성격을 가미할 수 있도록 했다. 원형의 뜰에 초승달 모양의 연못을 만들어 소나무숲 밑에 내려앉은 초승달을 연출했으며, 야간조명을 통해 볼거리와 흥밋거리를 제공했다.

또한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도 제안했다. 입구에 설치되는 건축물은 게이트형의 생태마루 건축물이다. 건축물에는 관리사무실과 화장실이 들어가고, 옥상은 습지를 학습할 수 있는 야외학습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외곽에서 보면 공원으로 들어가는 게이트 구실을 하게 된다. 아울러 대상지에는 유형문화재 방짜유기장이 있다. 그를 위한 공간으로 문화마을정원 ‘두드림마당’을 조성해 지역적인 특징을 살리고자 했다.

조경그룹 이작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작은 2008년에 설립해 8년의 역사를 지녔으며, 현재 직원 10명이 근무하고 이다. 우리 실적의 60~70%가 아파트다. LH, 현대산업개발, SK임업, 삼성에버랜드 등 건설사와 간삼건축, 해안건축, 원앙건축, 삼우설계 등 건축사사무소와도 협력관계를 맺어 협업을 하고 있다.

건축설계사무소와 컨소시엄으로 공모에 당선된 사례도 꽤 있다. 그 밖에 공원, 거리, 일반건축물 그리고 어반디자인 등을 설계하고 있다.

건축과 협업 많이 하는 것 같다. 갑을과 관계여서 애로 사항이 많을 것 같은데?
건축사사무소와 협업을 하는데 개인적으로 거부감이 없다. 사실 건축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는 만큼 긴 역사를 갖고 있어서 그들에게 많이 배운다. 협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 대부분 서로를 존중해가며 호흡을 맞춰 가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령 건축가도 계획가이자 설계가라면 조경가 역시 계획가이고 설계가이다. 그런데 간혹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불쾌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어서 자리를 박차고 나온적이 있는데, 그 사무소와는 이후로 일을 같이 하지 않는다.

이작에서 추구하는 차별화 전략은?
설립 후 초창기에는 도발적인 내용을 담았다. 기존 공모전에서 보았던 작품과 달리하고 싶었다. 그래픽뿐만아니라 담겨 있는 내용도 다르게 표현하고 담아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작품은 난독이다”라는 자기반성을 하면서 심사위원과 소통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피드백을 통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게 3~4년 전 작품들이다. 그리고 최근 이작의 작품은 명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군더더기 없고, 핵심 사안에 대해서만 집요하게 말하고자 한다. 화려하게 많은 걸 보여주지도, 상징적인 포인트를 강하게 하지도 않는다. 우리 삶속에 펼쳐진 일상 속 이야기를 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이용자를 중시한다. 그곳을 이용할 사람들 혹은 단지에서 살아갈 사람들 중심으로 접근하고 풀어간다.

▲ 양태진 (주)조경그룹 이작 대표

대표작품을 뽑으라면?
대표작품을 말하기엔 8년이라는 경험은 많이 부족하다. 그동안 설계를 하면서 많은 시행착오와 오류를 겪었고 그 속에서 배워가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좋은 클라이언트 혹은 시공사의 좋은 담당자를 만나서 즐겁게 일을 했던 작품은 기억에 남는다. 대표적으로 ‘용산고가하부 개선 프로젝트’다. 도시재생 차원에서 자투리 공간을 만드는 일이었는데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남양주 별내 아이파크와 청라 한양수자인 아파트는 나름 잘 나왔다는 평가를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괜찮은 것 같다.

추구하고자 하는 디자인 철학은?
흥미를 떠나 사람들의 감각과 영혼을 건드리는 작품이길 원한다. 디자인이나 그림에 대한 생각보다 문제에 대한 해결이고, 창의력을 넘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이 새로웠으면 한다.

새로운 방법론은 그려져서 구현되는 게 아니다. 그려지고 구현되기 위한 방법, 구현하는 과정에 있는 관계의 고민이다. 그 부분에 흥미를 느낀다. 전에는 단순히 어떻게 잘 그릴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감각과 영혼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싶다.

향후 계획이나 바람은?
조경그룹 이작이 지속가능한 회사였으면 한다.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존속일수도 있지만, 이작만의 디자인적 철학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생태적, 친환경적인 지속가능성뿐만아니라 문화, 마음, 감각, 영혼 등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지속가능한 작품을 설계하고 싶다. 단순히 드로잉을 통한 설계가 아닌 감각 혹은 영혼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의 작품을 말이다. 그를 위해 미학적으로 디자인적으로 더 배우고 탐구하고 싶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