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세 살배기 코리아가든쇼
[김부식 칼럼] 세 살배기 코리아가든쇼
  • 김부식
  • 승인 2016.03.31
  • 호수 3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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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회를 맞이하는 코리아가든쇼의 개최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밖에는 이미 새싹과 꽃 천지로 뒤덮여 있고 지난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견디고 나와 준 화사한 꽃들의 잔치가 그저 즐겁기만 하다.

지난 29일 고양시 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2016 코리아가든쇼 작품설명회가 있었다. 정원의 주제를 ‘K-Garden, 가장 한국적인 멋을 담은 신한류 정원’으로 하고 작품공모를 거쳐 10개의 작품을 선정해서 정원 작가들로부터 작품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다.  우선 한류는 연예인에게서 출발한 신조어로 생각된다. ‘K-Pop’과 드라마가 외국인에게 인기를 끌면서 연예인은 물론 관련 상품과 특정 장소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한국적인 이야기와 해석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한류의 시발점은 무엇인가 생각해보았다. 그 답은 정원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정원에서 풍류를 즐겼고 문학과 음악 예술을 논하는 일상의 삶 속에서 누려온 생활양식이 한민족의 뼈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번 ‘K-Garden’을 주제로 하는 2016 코리아가든쇼에 선정된 작가들의 정원에서 한국적인 멋과 맛을 살펴보니 참으로 다양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치는 소소한 것들을 소재로 하여 기발하게 숨결을 불어넣어주었다.

 작품들을 살펴보면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모티브로 세종대왕의 고뇌와 사색의 걸음을 정원에 담은 작품과 한옥지붕의 고운 선형을 정원 속에 남아낸 작품이 있다. 또한 한옥의 중정에서 바라본 화려한 단청을 포인트로 정원을 조성했고, 따듯한 밥 한 그릇의 푸근한 정을 정원에 담아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서정적인 이야기를 운율적으로 표현한 정원과 우리정서와 멋에 부합되고 자연의 생동감을 섬세한 감각으로 즐길 줄 아는 한국인의 감성을 테마를 주제로 구성한 정원도 있었다.

그 밖에 신한류를 표현하기 위해 과거와 현재의 문화를 끊임없이 소통하고 변용하여 독창적인 정원을 만들었다는 작가의 설명도 들었다. 이 같은 정신을 표현한 마중물을 모티브로 소통과 배려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정원도 있었으며 한 폭의 그림 같은 우리 산의 능선을 정원으로 가져와서 한국 산수의 아름다움과 명당의 개념을 표현한 작품도 있었다.

덧붙여 봄날의 흥과 운치를 콘셉트로 잡아서 자연과 사람이 함께 흥이 나는 정원으로 정원 속에서 화합과 공생의 의미를 떠오르게 하는 풍류의 정원과 작은 천조각을 엮어 만든 조각보를 모티브로 오방색을 연상하는 형형색색의 자생수종을 배치하여 다채로운 색감과 모던함을 표현해 평면이 아닌 입체감과 리듬을 부여하여 조성한 정원도 있었다.

 이처럼 해마다 진화하는 정원 작가들의 주제 해석을 필드에 잘 표현하여 관람객이 함께 느끼고 즐거워하는 코리아가든쇼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들이 있다.

 첫째, 한국정원의 멋과 맛을 알아주고 지원하는 스폰서쉽이 필요하다. 정원소재 및 자재사업자 뿐만 아니라 메세나(기업이 문화예술활동에 자금이나 시설을 지원하는 활동)활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지난 2012년에 영국 첼시플라워쇼에 참가하려던 황지해 작가가 참가 경비가 없어서 발을 동동거리다가 당시 강운태 광주시장의 주선으로 후원을 받아서 가까스로 출품한 적이 있다. 황작가는 그 때 ‘DMZ금지된 화원’ 작품으로 최고상을 받았다. 알려지지 않은 한국정원과 무명 정원 작가가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것도 후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둘째, 정원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정원애호가들의 활동이 필요하다. 이미 여러 단체에서 가든스쿨을 비롯한 여러 교육기관이 있고 적지 않은 수료생들이 있다. 이 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번 코리아가든쇼에도 작가들의 정원조성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노동의 즐거움과 식물과의 교감은 인생의 활력소가 되며 살아있는 예술작품의 제작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보람된 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셋째, 정부의 정원문화정책의 강력한 뒷받침이 필요하다. ‘수목원·정원법’이 작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정원문화 확산은 ‘순천만 국가정원’에 머물러 있다. 선진국이 되려면 국가차원에서 정원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정원법 개정을 발의했던 한 국회의원은 “정원은 사람의 생활환경과 밀접한 곳에 조성된 공간으로써 휴식과 치유의 장소이자 주거환경 및 도시미관의 개선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보호 및 증진에 필수적인 시설이다.”라고 했듯이 정원정책은 국민행복을 저울질하는 척도다.

 이번 2016 코리아가든쇼에서도 많은 치유와 행복의 기운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
김부식 kbs3942@latimes.kr 김부식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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