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조경학회 차기회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에 등록하기 위해 긴 줄이 만들어졌다. 

꼬리에 꼬리를 문 줄서기
지난 25일 수원시 경희대 국제캠퍼스 예술디자인대학 1층 로비에 긴 줄이 만들어졌다. ‘한국조경학회 이사회’ 참석을 위해 등록하려고 만들어진 줄이다. 10m 이상 길게 만들어진 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행사 시작을 30여 분 늦추기까지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제23대 한국조경학회장’ 선거가 치러졌다. 그 어느 때보다 과열된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유권자의 참석이 눈에 띠게 증가한 것이다. 이날 선거에는 재적이사 373명 중 251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역대급 참석률을 보였다. 두 명의 입후보자 소견 발표를 마친 후 투표에 돌입하면서 또 다시 긴 줄이 만들어졌다. 이번에는 경희대 A&D홀 단상에서 중앙출입문까지 10여m 이상 긴 줄이 2개가 만들어졌다. 신분 확인 과정을 거쳐 투표가 진행되면서 길게 늘어선 줄은 30여 분 이상 지속되는 진풍경을 만들었다. 비록 긴 줄 때문에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겠지만 투표권 행사를 위해 기다림의 표정을 밝기만 했다.

▲ 단상에 투표소가 만들어졌다. 신원 확인을 거쳐 기표소에서 기표를 하고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치열한 선거전이 불러온 투표방식 변화
‘제23대 조경학회장’ 선거가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정한 투표를 위해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치러졌던 조경학회장 선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진행됐다. 기존 선거는 이사회에 등록하면 투표용지를 나눠줬고, 소견발표 이후 각자 앉은 자리에서 투표 용지에 기표했다. 이후 투표함을 돌리면 그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투표소를 만드는 등 투표장 열기를 느끼게 했다. 우선 단상에 오르면 신분 확인 과정을 거친 후 기표소에서 기표하고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는 방식이었다. 신분 확인 절차시간을 감안해 단상을 중심으로 양쪽에서 두 줄로 투표가 진행돼 사뭇 국회의원 선거 못지않은 열기를 뿜었다.

“자연환경복원업 꼭 신설하겠다”
이번 조경학회장 선거의 이슈는 현 집행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자연환경보전업 신설로 압축됐다. 특히 자연환경보전업 신설 이슈는 뜨거운 감자였다. 김남춘 후보는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이끄는 수장급 인물이어서 자연환경보전 분야의 표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서주환 후보는 현 시스템에서의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지만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투표에 앞서 열린 소견 발표에서 서주환 후보는 “많은 분들이 서주환이 당선되면 자연환경보전업은 물 건너 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오해다. 당선되면 반드시 보전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뒤, 다만 “특정집단을 위한 업역확대에는 반대하며, 조경분야가 함께 혜택을 누리고 공유할 수 있는 보전업을 만들겠다”며 보전업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김남춘 후보 역시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업역 창출과 조경이 주도하는 자연환경보전업을 꼭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 조경학회장 선거에 어느때보다 높은 참석률을 보였다.

박빙의 표 대결 예상 밖 표 차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된 한국조경학회장 선거로 투표장은 북적거렸다. 투표를 위해 만들어진 긴 줄에 서서 오랜만의 만남에 반가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하지만 밝은 표정 이면에는 참석자의 구성을 통해 저마다 표를 계산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이번 선거는 현 집행부와 전 집행부의 대결, 자연환경보전업 신설 이슈, 현 집행부 중간 평가 등이 맞물리면서 예측불허 선거전이 진행됐다. 후보자들은 각각의 지지기반을 갖고 세력 확보에 나서면서 치열한 표 대결로 전개되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선거일 당일 역대급 인원이 참석한 것도 치열한 선거전의 결과로 보인다. 개표결과는 152대 99.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그래서 인지 다소 의외 결과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변해가는 선거운동과 소견발표
지난 2일 한국조경학회 누리집에는 차기 회장 선거를 위한 입후보자 명세와 출마소견서가 공고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기존 선거방식인 전화와 각종 행사를 통한 만남 등의 방식에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더해졌다. 밴드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약을 알리고 홍보하는 전략의 취했다. 특히, 선거일 당일 투표에 앞선 소견 발표 역시 기존 방식과 사뭇 달라졌다. 일반적인 소견 발표와 달리 PPT 화면에 공약이 나오고 후보자는 소견을 발표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선거운동 방식도 조금씩 변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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