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신임회장

“이제 옥상녹화만 고집하면 안 된다. 옥상녹화와 카페 등 상업시설과 결합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며, 우리가 주도하에 에너지, 태양광, 도시농업, 기후변화대응시스템 등 인접 분야와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가야 한다” 올해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옥상녹화 활성화 방안으로 인접 분야와 융합을 제안했다. 아울러 협회를 상임이사가 참여하는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협회의 정체성을 회원사 중심으로 재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18일 공식 취임식을 갖는 김현수 신임회장을 만나 협회의 운영 방안과 더불어 인공지반녹화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소감 한마디
‘결자해지’라고 할까.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는 1997년 옥상녹화연구회로 출발한 후 2003년 협회로 발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 인공지반녹화 시장도 위축되면서 협회도 많이 위축되어 있다. 이런 시기에 회장을 맡게되어 책임감과 사명감이 무겁게 느껴진다. 시장이 어렵지만, 업계과 협회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협회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소명을 잘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협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창립 당시 협회는 업계의 기술을 이끌었다. 때문에 협회에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기술적으로나 정보교류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업체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졌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게 변했다. 업체(회원사)의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회원사의 요구가 커졌지만, 협회가 이들의 요구를 받아내지 못하는 한계에 봉착했다. 다시 말하면 회원사의 기술력이 빠르게 성장했고, 이런 회원사의 잠재력을 협회는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이제 협회가 기술적으로 성장한 회원사를 어떻게 리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협회 운영에 변화가 있다면? 
기존에는 회장단 중심으로 협회가 움직였다면, 이제는 회장단과 상임이사를 포함한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운영하려고 한다. 회장이 단편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운영위원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나온 사업을 회장이 추진하는 방식이다. 운영위원회에서 2년간 계획을 만들고, 그를 바탕으로 기술세미나, 국제협력, 워크숍, 워킹그룹 활동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임기 내 핵심사업은?
앞서 언급했듯이 모든 사업은 회장 혼자 추진하는게 아니라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추진된다. 그래서 사업계획보다 협회 운영계획의 큰 그림을 말하겠다. 크게 보면 협회 정체성, 조직활성화, 산업활성화 등 3가지로 정리된다.
첫 번째, 협회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회원사가 양적·기술적으로 성장한 만큼 협회도 회원사에 맞는 운영이 필요하다. 기술력을 가진 회원사 시장에서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협회가 마련해 줘야한다. 정리하면 업체 중심의 협회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실적관리를 할 계획이다. 당장 법적구속력은 없지만 공신력 있는 협회가 인정해 준 실적을 입찰 때 제출할 수 있도록 해 회원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려고 한다. 교육프로그램은 기술력 향상과 정보교환을 위한 회원사 대상 교육과 고객을 위한 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지자체 조경담당공무원과 클라이언트, 건축사 등을 대상한 교육을 실시해 시장의 수요를 창출하고자 한다. 또한 녹화기술을 가진 업체 혹은 녹화시스템을 인증해주는 인증제도를 도입하겠다. 이는 기술력을 가진 협회 회원사가 시장에서 보호를 받도록 하기 위함이며, 인증제도는 협회 내 인적자원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정리하면 회원사 중심의 협회 운영으로 실적관리, 교육프로그램, 인증제도 도입을 통해 회원사가 한 단계 더 성장하고 기술적으로 발전해 나갈수 있는 길잡이 구실을 하고자 한다.
두 번째 조직활성화 측면에서 회원사 중심의 워킹그룹을 운영하고자 한다. 기존 분과위원회가 있었지만,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그래서 재정운영, 기획전략, 기술산업 등 3개 정도의 워킹그룹을 만들고자 한다. 워킹그룹 중 가장 중요한 분야가 기술산업이다. 워킹그룹을 통해 기술력을 가진 회원사가 시장에서 인정받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협회가 회원사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회원사가 협회를 이끌어야 한다. 특히 건축, 도시, 도시농업, 에너지 등 이웃 분야 전문가를 회원으로 끌어들여 인공지반녹화가 융복합적인 신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 
세 번째는 가장 중요한 산업 활성화다. 이제 옥상녹화만으로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이웃 분야와 결합을 통해 융복합적인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해야한다. 인공지반녹화기술을 기반으로 이웃 분야와 융합을 통해 신사업으로 창출해야 한다.

옥상녹화시장 침체됐다. 어떻게 풀어야 하나?
공공 중심의 옥상녹화사업은 이제 한계에 부닥쳤다고 본다. 기존 녹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얼마 전 우리는 옥상에서 녹화와 태양광이 경쟁하는 사례를 경험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우리가 살기 위한 방법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녹화를 해야 하는 것이다. 옥상녹화를 기반으로 에너지, 도시농업, 도시기후변화 대응 등 이웃 분야와 연계해 신사업을 창출해야한다. 신사업 창출에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가려면 이웃 분야와 접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한다. 특히, 옥상녹화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녹화와 서비스가 결합해야 한다. 가령 중심상권의 옥상에 녹화를 하고 일부 공간을 활용해 카페 등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방안이다. 옥상녹화를 하면서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면 건물주에게 큰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다. 기존 건축물은 상업시설 공간을 만들기에 한계가 있겠지만, 신축시장에서의 시장성은 충분하다.

업계가 안고 있는 고민은?
시장규모에 비해 업체수가 많다. 시장의 증가세보다 업체 수 증가세가 빠르다보니 문제가 노출된다. 그러다보니 기술력 있는 업체가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기술적으로 차별화되지 못하기 때문에 업체 수가 많아지고 경쟁이 심화되는 것이다. 인공지반녹화 시장은 우리나라 소득수준과 연결되어 있다. 2만 달러 시대를 넘어 3만 달러 시대로 넘어가면 의식변화가 이뤄지면서 시장은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공지반녹화기술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현재는 건축물이 완성되면 별도로 옥상녹화를 하기 때문에 추가비용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건축물과 옥상녹화가 신축 때부터 일체화된다면 생각은 달라질 것이다. 가령 건축물 신축 때 옥상 상부에 보호콘크리트를 타설하는데 소요되는 비용과 보호콘크리트 대신 옥상녹화를 설치했을 때 비용 차이가 크지 않다면 어떤 걸 선택하겠는가? 당연히 녹화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엄청난 비용 차이가 발생한다. 이 부분이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녹화와 건축이 일체화된 방식인 ‘그린루프시스템’은 신축시장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옥상녹화 활성화 측면에서도 기술적인 보완과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한·일 옥상녹화기술 국제워크숍 추진 계획은?
2년에 한 번씩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국제워크숍을 개최하는데, 올해에는 한국에서 열린다. 이번 국제워크숍은 인공지반녹화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녹화와 에너지, 태양광, 도시농업, 기후변화솔루션, 서비스 등이 결합해 신사업을 창출할 수 있기 방안을 주제로 다루고자 한다. 세부적인 내용은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해 갈 예정이며, 행사는 서울에서 열리게 된다.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시대는 우리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녹화만 집착하는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 우리가 주도하에 에너지, 도시농업, 태양광, 기후변화 등을 융합시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장이 커지고 기술이 발전하는 것이다. 위기가 도전을 위한 기회로 삼길 바란다. 협회를 화려하게 외형을 키우기보다 산업 활성화를 고민하는 단단한 조직으로, 적은 인원이라도 공유하고 함께하는 내실 있는 조직으로 변화시켜 가겠다.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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