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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텃밭] 1석2조 텃밭농사의 묘미, ‘섞어짓기’ 농법
병충해는 물론 수확량도 높여
[0호] 2016년 03월 14일 (월) 16:30:30 오창균 ockhh5@naver.com

[월간가드닝=2016년 4월호] 지난해 봄 가뭄을 떠올려보면 작은 바람에도 흙먼지가 구름처럼 일어났었다. 올해는 다행히도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에 서릿발 내린 흙을 깨워주는 비가 내렸다. 24절기로 보면 봄이 시작되는 우수(雨水, 2.19)와 봄이 절정에 달하는 곡우(穀雨, 4.20)에 비가 내려줘야 한 해 농사가 순조롭다.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에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뾰족한 새싹을 밀어올리고 있는 마늘과 양파의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봄이다.

   
▲ 감자를 심은 이랑 사이에 잎이 큰 열무, 아욱, 상추를 심었다.

경작본능을 느낀 농부들이 작은 텃밭에서 감자를 심고 울긋불긋한 상추모종을 심느라 호미를 쥔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가족의 밥상에 올릴 채소를 재배하는 텃밭농사의 묘미는 여러 종류의 작물을 심는 ‘다품종소량생산’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파종시기에 맞춰서 작부체계를 세웠어도 작은 텃밭에 여러 가지 작물을 골고루 재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작은 텃밭에서는 작물 간 거리를 너무 좁히는 밀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작물성장에 알맞게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지 않으면 작물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육이 불량해지고, 병충해에 맞서는 저항력도 약해진다. 그러나 경작방법을 달리하면 다섯평 텃밭에서도 열평 크기만큼의 경작을 하고 많은 수확을 올릴 수 있는 농사방법이 있다.

   
▲ 마늘을 심은 사이에 상추모종을 심어서 빈 공간 활용과 잡초 생육을 억제한다.

섞어짓기로 두 배 수확을 올릴 수 있어

‘섞어짓기’는 전통농법으로 주작물 사이에 보조작물을 심어서 농사의 효율을 높이고 병해충을 예방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특히 경작규모가 작은 텃밭농사에는 여러 가지 유익한 것들이 많다. 주의할 점은 파종과 수확시기가 비슷하거나, 작물 간 생육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병해충에 강한 작물을 함께 심어주는 것도 농사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실제로 섞어짓기를 하여 다양한 농산물 수확과 병해충을 예방했던 경험이 있다.

감자를 심은 두둑 아래에는 상추와 같은 잎채소를 파종하면 남는 빈 공간을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넓은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잡초의 생육을 방해한다. 넓은 잎의 가지와 크게 자라는 옥수수를 함께 심어도 잘 큰다. 옥수수는 외떡잎 식물로 잎이 가늘고 길며, 가지와 비슷한 높이로 자라기 때문에 작물간의 광합성을 방해하지 않는다.

   
▲ 섞어짓기로 작부체계를 만든 텃밭에서 여러 작물을 경작하고 수확했다.
   
▲ 섞어짓기로 작부체계를 만든 텃밭에서 여러 작물을 경작하고 수확했다.

또한 해충과의 연관성도 서로 다르다. 예를 들면 옥수수는 나방 애벌레와 진딧물의 발생이 높은 작물이라면, 가지는 열매와 잎을 갉아먹는 28점무당벌레의 피해가 많은 작물이다. 두 작물을 섞어짓기할 때는 해충피해가 없었는데, 아마도 해충피해가 다른 성격의 두 작물이 상호방어작용을 했을 것이다.

고추를 심을 때 간격은 보통 60cm 이상으로 재식거리를 해주는데, 이 때 고추와 고추 사이에 고구마 모종을 하나씩 심어주면 잎이 활착되면서 그늘을 만들어 잡초의 생육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고구마는 바닥에서 높게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고추의 광합성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고추의 생육이 끝나는 시기라 할 수 있는 서리가 내릴 쯤에는 고구마를 수확하는데 벌레 먹지 않은 깨끗하고 튼실한 고구마를 수확했다. 그리고 고추의 재식거리를 조금 더 넓게 해주면 그 사이에 양배추도 키울 수 있다.

   
▲ 가지, 옥수수, 대파를 섞어짓기 한 텃밭에는 해충피해가 없었다.
   
▲ 가지, 옥수수, 대파를 섞어짓기 한 텃밭에는 해충피해가 없었다.

강한 냄새로 해충을 쫒아내기도

섞어짓기의 장점은 빈 공간에 주작물의 생육을 방해하지 않거나 서로의 약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작물을 심어서 ‘다품종소량생산’의 텃밭농사에 적합한 효율적인 농법이다. 그 밖에도 강한 냄새를 풍기는 작물과 함께 섞어짓는 농사법을 통해 병해충을 예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생강, 당근, 대파, 들깨처럼 독특한 냄새를 가진 작물들은 벌레들이 기피하는 작물로서 섞어짓기로 효과를 볼 수 있다.

   
▲ 향이 강한 생강, 당근, 대파를 섞어짓기해 해충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한 이랑에서 3~4가지 작물의 섞어짓기도 가능하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고추를 심은 사이에 고구마 또는 양배추를 심었다면 두둑 아래에는 대파와 쪽파처럼 가늘고 길게 자라는 작물을 심어주는 것도 괜찮다. 또한 생강과 당근처럼 특유의 독특한 향을 가진 작물은 섞어짓기를 하면 해충을 쫒아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완연한 봄 기운이 느껴지면서 월동을 마친 마늘과 양파 새싹이 한 뼘만큼 올라왔다. 가늘게 자라는 두 작물의 초기생육을 방해하는 잡초의 기운을 꺾어줄 때다. 맨 흙이 보이지 않게 마른 풀이나 낙엽 등을 덮어주는 것도 좋고, 상추모종을 작물사이에 심어주는 것도 풀의 기운을 꺾는 데 도움이 된다.

오창균 (하자센터 작업장학교 도시농업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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