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국조경학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윤제)가 회장 입후보자 명세를 공고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제23대 회장선거는 기호 1번 서주환 경희대 교수와 기호 2번 김남춘 단국대 교수 간 2파전으로 펼쳐지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는 포괄적으로 보면 전 집행부와 현 집행부간 치열한 대결구도로 펼쳐지면서 건설사를 비롯한 업계의 표심과 자연환경복원업 신설 찬반 여부 그리고 현 집행부에 대한 평가 등이 표심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가 전·현 집행부간 대결구도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22대 회장선거(2014년) 당시로 되돌아가야 한다.

2년전, 조경학회 제22대 회장 선거에는 장병관 후보와 김성균 후보(현 회장)간 2파전으로 치러졌다. 당시 장병관 후보는 조경학회 수석부회장과 국가도시공원특별위원장을 맡으면서 기존 집행부의 맥을 잇고자 했다면, 김성균 후보는 2009년 IFLA-APR 총회 조직위원장을 끝으로 학회 집행부 활동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회의 변화를 기치로 입후보 했다.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만해도 대부분 장병관 후보의 우세를 예상했는데, 이는 수석부회장이 차기회장으로 당선되는 것을 관례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뒤엎고 김성균 후보가 2표차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당시 투표결과를 두고 장병관 후보는 당선가능성을 높게 보고 느슨하게 선거운동을 한 반면, 김성균 후보는 업계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선거운동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또한, ‘2018 세계조경가협회(IFLA) 총회’ 유치 문제와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요구가 맞물렸고,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업계의 표 집결이 당선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그 당시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던 서주환 교수는 수석부회장으로 단독 출마했지만, 런닝메이트 개념으로 출마했던 장병관 후보의 낙선으로 수석부회장 후보직을 사퇴했다. 곧바로 김성균 회장당선자는 김남춘 단국대 교수를 수석부회장으로 추천해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수석부회장에 단독 출마 후 사퇴한 서주환 교수와 수석부회장으로 추대된 김남춘 교수는 2년이 지난 2016년 3월 제22대 회장 선거에서 후보자로 만나는 인연이 됐다. 지난 시절 조경학회를 이끌어왔던 전 집행부로 분류되는 서주환 후보 그리고 현 집행부로 분류되는 김남춘 후보의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또 하나의 대결 구도(쟁점)는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에 대한 찬반여부에도 있다. 김남춘 후보는 2012~13년 한국환경복원기술확회장을 역임하는 등 자연환경 분야를 이끄는 대표적인 인물로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경학회는 전 집행부까지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에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지만, 김 후보자가 수석부회장직을 맡은 이후 조경학회의 입장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발의된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을 담은 ‘자연환경보전법 개정안’에 대해 조경학회가 찬성 의견을 환경부에 제출한 것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김남춘 후보는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을 목표로 학회장 선거에 나왔다는 말이나올 정도다.

이에 비해 서주환 후보는 현 상태의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에 대해 찬성하는 쪽의 표 결집이 예상된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현 집행부에 대한 평가다. 김성균 현 조경학회장의 자질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학회에 대한 불신이 커져 있어 현 집행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현 학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제1회 아시아·태평양지역 환경조경포럼’ 첫날 참석자 60여 명 중 국내 참가자는 10여명이 안될 정도로 참여가 저조했으며, 지난 가을에 열린 ‘추계임시총회’도 20여명이 안 되는 인원만 참석했다. 그 만큼 현 학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는 걸 반증하는 대목이다.

이를 대변하듯 서 후보자는 출마소견서를 통해 “현재 조경학회는 원칙이 사라지고 소통과 대화가 단절됐으며, 흩어진 조경계 목소리를 아우르기는커녕 아집과 독선으로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현 학회를 꼬집었다.

현 학회에 수석부회장으로 몸담고 있는 김 후보자로서는 극복해야 할 산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탓인지 김 후보자는 “한국조경학회의 현재를 철저히 반성하고 리더십을 다시 세우겠다”고 출마소견서를 통해 밝히고 있다.

 마지막 관전포인트는 현 학회장을 당선시키는데 일조했던 건설사를 비롯한 업계 표심의 향방이 주목된다. 한국조경학회 제23대 회장 선거는 오는 25일 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열리는 ‘2016년 정기총회 및 춘계학술대회’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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