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끊임없는 국토부의 공원녹지 해제 발상
[김부식 칼럼] 끊임없는 국토부의 공원녹지 해제 발상
  • 김부식
  • 승인 2016.02.18
  • 호수 3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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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의 도심 출현으로 사람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멧돼지의 도심 출현 이유는 서식지 노출, 먹이 부족, 내부 경쟁력 심화 등으로 꼽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멧돼지 서식지 잠식이 원인이라는 논리가 설득력이 크다. 멧돼지는 주로 산기슭에 많이 살았는데 인간이 침입하여 집을 짓고 농사를 짓느라 먹이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도망갔다가 배가 고프니 원래 살던 곳을 찾는다는 것이다.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서식지 교란이 멧돼지를 비롯한 야생동물의 생명활동을 위협하게 했고 그에 대한 피해를 받은 대상에는 인간도 포함됐다.

멧돼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개체 수를 조절하는 것과 서식환경을 개선하고 야생동물의 도심 농경지 접근을 차단하는 완충 지역 혹은 완충녹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연환경보전법상의 완충 지역이란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에 연속되는 보전지역 밖에 일정한 지역으로서 당해 지역 밖의 자연환경에 대한 자연적 파괴와 훼손이 동 보건지역에 미치는 환경상의 영향을 완화시키거나 동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의 이동·보전에 대비한 예비공간을 의미한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로 관리되는 완충녹지는 각종 공해와 자연재해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녹지다. 또한 완충녹지는 수질오염·대기오염·소음·진동 등 공해의 발생원이 되는 곳 또는 가스폭발, 유출 등 재해가 생겨날 우려가 있는 지역과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 등을 분리할 목적으로 두 지역 사이에 설치하는 녹지대를 의미하기도 하며 서로 기능상의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지역 사이에 설치된다. 즉 도로나 철도 주변 주거지대 등 상호 토지 이용의 혼란방지 등의 공공 재해를 줄이고 푸른 녹지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녹지를 의미한다.

이렇듯 완충 지역이나 완충녹지는 필수 불가결한 의미로 인간이 쾌적하게 살 최소한의 환경 유지를 위하여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 개념이 규제개혁이란 미명하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국토부의 각 부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녹지축소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제로에너지빌딩 건축물에 대해 조경면적을 축소해주고, 결합개발사업이나 임대주택을 초과 공급하는 사업에 대해 조경면적과 도시공원 및 녹지면적을 축소해주는 인센티브를 주고, 건축법에 조경기준을 폐지하는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서는 어린이놀이터를 의무설치 시설에서 제외하는 안도 나왔고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할 경우 공원녹지를 5~10% 이상 조성해야 하는 기존 규제를 완화시켰다.

이번엔 산업입지정책과가 녹지축소에 나섰다. ‘산업단지 개발에 관한 통합지침 일부개정안 행정예고’에서 산업단지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공원·녹지를 해제(변경)하여 민간수익시설과 체육, 보건, 문화시설 등 근로자 지원시설을 함께 유치하는 것과 산업단지 외곽경계에 완충녹지 10m 설치로 녹지율 상한을 초과할 경우 완충녹지 폭을 녹지율 상한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단지 개발·운영 및 공장입지 규제개선 방안을 보고·확정하였다.

이번 규제개선 방안 목적 중 하나가 기업과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애로사항을 개선하여 실질적인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하는데 녹지면적의 축소가 그 목적에 부합되는지 되묻고 싶다.

이미 조성된 산업단지의 추세를 보면 근로자 근무환경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녹지환경 수준을 높여서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있고, 지자체에서는 공장조경이 우수하면 시상을 하는 곳도 있다. 몇 년 전에 지방에 소재한 조선소에 특별한 일이 생겼다. 선박을 발주한 스웨덴의 한 회사에서 선박을 제작하는 주위 환경에 너무 감동하여 조경관리와 환경개선을 명목으로 5만 달러를 기부했고 기부금을 전달받은 업체는 해당 사업장의 조경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사용을 했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만들어지는 선박은 그 선박을 제작하는 구성원들의 행복한 마음과 정성이 더해져서 매우 훌륭하고 완벽한 선박이 될 수밖에 없다.

산업단지 개발 지침 개정안 의견 수렴 기간인 이 시기에 오비이락(烏飛梨落) 격으로 경남 김해의 이노비즈밸리 일반산업단지, 신천일반산업단지, 가천일반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국토부 P과장이 건설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로비 대상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완충녹지는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재해방지 및 피난처 구실 등의 역할이 있다. 개발제한구역에 지역 전략산업을 위해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좋으나 국토이용에 대한 규제 완화 대상으로 부서마다 조경면적과 환경보호에 대한 지속적인 양보 요구는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하는 사태의 원인 제공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
김부식 kbs3942@latimes.kr 김부식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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